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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사랑의 블랙홀 (Groundhog Day),

어릴 때 TV에서 여러 번 해줬던 영화 고스트 버스터즈에 나와서 알게 된 빌 머레이가 주연한 1993년도에 나온 영화이다. 사랑의 블랙홀 이 영화를 언제 처음 봤는지를 어렴풋이 기억해 보면 아마도 고등학교 때 TV에서 였던 것 같다. 그 때는 영화가 전달하려고 하는 메시지를 잘 느끼진 못했 던 것 같고 잘 아는 배우가 나오고 영화 자체가 참 재미있는 로맨틱 코미디 영화여서 재미있게 보았었던 기억 정도가 다였다. 하지만 이 영화의 시놉시스가 워낙 강렬해서 이영화의 구성과 배우 그리고 익숙한 음악을 기억했었나보다. 이후 이 오래된 영화를 또 아주 오래 지나서 2000년대 후반쯤 다시 우연히 보게 되었는데 이 때 이 영화의 진가를 알아봤던 것 같다. 정말 재미와 감동을 느꼈었던 기억이 난다. 영화의 내용이 워낙에 강렬했고으며 또한 단순했고 빌 머레이 배우의 밉상캐릭터가 워낙 임팩트가 있었기에 아주 오래전 봤었던 것을 기억해 냈던 것 같다. 헐리우드 영화류의 빠르고 강렬한 영화가 많았던 그 즈음에도 이렇게 오래된 영화에서 감동을 느낄 거라고는 생각지도 않았다가 받은 강렬함이었기에 기억에 남았다. 그래서 이 영화 사랑의 블랙홀은 다시 본 2000년대 후반 이후 내 인생영화 중 하나가 되어 때때로 한번 씩 잊어버릴만 하면 한 번씩 보게 되었다. 그렇게 한 10번 정도 영화를 본 것 같다. 그 때마다 나에게 무언가 가르침을 주는 것 같고 잔잔한 감동으로 좋은 시간을 선물해 준다. 


사랑의 블랙홀 영화를 통해 얻은 가르침(?)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영화로부터 얻은 어떤 통찰같은 것이 있었고 그 생각을 글로 남겨야지 남겨야지를 한 2015년 정도부터 2~3년 정도를 한 것 같다. 언제 한 번 써야지라고 막연하게만 생각만 하며 계속 뒤로 미루다 보니 이러다가 다 잊어버리는 건 아닌가 하는 위기감이 찾아왔고 더는 미루지 말아야지라는 생각이 들어 영화를 한 번 또 보고 나서 이렇게 글을 쓴다.


사실 워낙 오래된 영화라서 지금은 이 영화를 보면서 누군가와 이야기를 하기도 어렵다. 25년이나 된 오래된 영화를 영화를 같이 보고 이야기해보자고 할 수 있는 사람도 없을 뿐 아니라, 이 영화를 어렴풋이 나마 기억이라도 하는 사람을 만나기도 쉽지 않다. 유일하게 이런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장소가 이제는 블로그 밖에는 없는 것 같아 아쉽지만 그래도 이렇게 아무 생각이라도 내뱉듯이 쓸 수 있는 블로그 공간이라도 있어 큰 위안으로 삼기로 했다.


필 역할로 나온 빌 머레이는 자기 일에서는 나름 성공적인 커리어를 쌓고 있는 잘나가는 기상캐스터 이지만 무언가 사람이 좀 꼬여있고 자기 중심적이며 매사에 시니컬한 성격을 가지고 있다. 그런 탓에 펑추토니 시골로 취재를 하러 가는 출장에서도 그 지역에 대한 호기심은 전혀 찾아볼 수 없다. 보통의 경우 어딘가로 출장을 가면 그 곳 축제나 볼거리에 관심을 가져보기 마련인데 벌써 4번째나 방문하는 것이라며 잠시도 더 머물고 싶지 않다며 빨리 복귀할 것이라고 공공연히 말을 하는 사람이다. 그 잠시도 더 머물고 싶지 않은 그 펑추토니에서 어찌어찌 하루를 보낸 빌 머레이는 폭설로 인해 집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그곳에서 하룻밤을 더 자게 된다. 그런데 다음 날 아침이 되었지만 그게 다음날이 아닌 전날을 반복하게 되는 상황을 맞게 된다. 그리고 다시 다음날이 되어도 다음날이 되지 않고 계속 전날로 돌아가서 계속 같은 날을 반복하게 된다. 그렇게 수십 수백일이 지나도록 빌 머레이는 같은 날만을 반복하는 상황에서 빠져나올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된다. 


처음에는 반복되는 날들이 계속되는 이 상황이 짜증만 내다가, 좀 지나니 적응을 하는 듯도 했다. 이 반복되는 날을 이용한 정보력을 동원해 여자도 꼬셔보고 나름 재밌는 날들을 보낸다. 그러다 어느 순간부터는 내일이 없다면 책임을 지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에 범죄도 저질러보고, 돈도 훔쳐 부자도 되어보고 인생을 막 살아도 된다는 것에 빠져서 마구잡이로 살기도 한다. 온갖 하고싶은 것들과 해서는 안되지만 해보고 싶었던 일들을 다 해보았지만 계속 이 생활이 반복이 되니 지쳐서 더이상 그렇게 하지도 않게 된다. 나중에는 극심한 우울에 빠지게 되며 아무 의욕도 남지 않는 상태가 된어 죽으려고 하지만 자살을 해봐도 소용없다. 죽어도 죽어지지 않고 계속 아침이 되면 매번 같은 라디오 알람을 들으며 깨어나게 된다. 정말이지 정신이 지친 상태로 같은날을 살다가 이런 사실을 매력적인 여자 동료PD 에게 털어놓게 되고 정말 그럴 수도 있겠다는 동료PD의 이해를 받으면서 두 사람은 가까워지게 된다. 빌 머레이는 다시 이 상황을 이용해 여자 동료를 잠자리 상대로 만들려고 애를 쓰지만 진정한 사랑이 아닌 것을 알아챈 여자동료 앤디 맥도웰은 매번 거절을 하게 되고 결국 빌 머레이도 포기하게 된다. 


어떻게 해도 이 상황을 바꾸지 못했던 빌머레이에게 어느날부터인가 변화가 일어나게 된다. 불쌍한 사람을 보면 도와주고 싶어지고 동네의 위험한 일들을 매일 처리하고 사고를 겪는 사람들을 돕는 삶을 살기 시작한 것이다. 또 새로운 것을 배우고자 피아노도 배우기 시작한다. 이렇게 새로운 날들이 계속 되자 자연스럽게 동료PD 앤디 맥도웰은 빌머레이의 변한 모습을 보며 호감을 가지고 자연스레 사랑의 감정을 가지게 된다. 사실 앤디 맥도웰의 사랑을 얻기 위해 그렇게 여러방면으로 애썼지만 결코 얻을 수 없었는데 지금은 자연스레 앤디맥도웰의 사랑을 받게 된 것이다. 사실 여기에 중요한 핵심이 있는데 빌 머레이가 자신의 삶을 사랑하는 모습을 보였다는 데에 있다. 빌 머레이의 자신의 삶을 사랑하게 되니 그토록 원했던 여인의 사랑도 얻을 수 있게 되었다. 그렇게 바라던 여인과 진정한 사랑 빠지게 되고 그제서야 빌 머레이는 반복되는 날에서 벗어나 내일을 만나게 된다. 그토록 바라던 내일이었던 것이다. 자기중심적이고 시니컬한 남자에서 진정한 사랑을 찾은 멋진 남자로 변하는 모습을 코믹하고도 진정성있게 표현한 배우 빌 머레이의 연기 또한 참 볼만한 영화다.

 

줄거리를 이야기 하는데 다시 한 번 감동이 밀려온다. 이 영화가 나에게 이토록 감동을 준 데는 이유가 있다. 단순히 삶에 대한 태도가 바뀌니 진정 사랑하는 여인의 사랑을 얻게 되었더라 라는 이야기 때문은 아니다. 이 영화에 나타난 빌머레이 배우의 변화하는 모습이 보통의 삶을 사는 사람들의 인생에 절묘하게 대입이 된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이 발견은 나에게 정말 머리를 망치로 쿵하고 때리는 것 과같은 충격이었다. 사람들의 인생이 바로 영화에서 빌 머레이가 겪는 것과 같은 매일이 반복되는 하루 같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사람들은 매일 아침 일어나서 학교나 회사에 간다. 회사에서 일어나는 일이야 다를 수 있겠지만 그 일을 충실히 혹은 그냥저냥 하고 퇴근을 한다. 퇴근 후 사람들 만나서 술 한잔 하며 기분전환을 하거나, 집에 가서 가족과 보내면서 지내다보면 다시 밤이 되고 잠이 든다. 그리고 다음 날 일어나면 다시 학교나 회사에 가고 일을 하고, 다시 퇴근한 다음 쉬거나 취미활동등을 하다가 다시 밤이 되고 잠이 든다. 내일이되면 다를까 싶지만 늘 비슷하다. 그리고 오히려 또 예상에서 벗어난 일을 겪으면 불안함 때문에 다음부터는 그런 예상에서 벗어난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애써서 인생을 설계하고 예측가능한 상태로 만들려 애를 쓴다. 


이런 하루하루가 반복되는 일상, 바로 영화에서 빌 머레이가 매일 반복해서 마주하던 그 하루인 것이다. 이렇게 반복되는 일상속에서 사람들은 점차 빌머레이처럼 시니컬해지고 자기중심적이 되기 쉽다. 그렇게 살다가 이렇게도 저렇게도 해보며 바꿔보려 하지만 삶은 그렇게 호락호락하게 바뀌지 않는다. 그래봐야 매번 똑같은 하루인 것이다. 바로 우리의 삶이 자칫 잘못하면 빌 머레이가 겪었던 벗어날 수 없는 그 날의 감옥으로 바뀔 수도 있는 것이다. 


이미 그렇게 반복되는 일상의 감옥을 느끼고 있는 사람들도 많이 있을 거란 생각이 든다. 이 지긋지긋한 일상, 어떻게 벗어나고 싶지만 벗어날 수 없는 열려있는 감옥같다는 생각을 해 본 사람이 정말 많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다보면 결국 귀결되는 것은 돈, 내가 돈만 많았더라면 이렇게 안산다. 어디 하늘에서 돈다발 같은거 뚝 떨어지지 않나 하면서 원망을 하게 된다. 그러면서 돈을 많이 벌 수 없을 수 밖에 없는 이 세상을 원망하고, 나 자신을 원망하고, 그리고 또 부모님, 배우자를 원망하곤 한다. 그래봐야 해결책은 없는 것이다. 그런데 영화에서 빌머레이가 돈을 많이 갖게 되었을 때 새로운 하루를 만날 수 있었는지 다시 상기해 보면 돈이 많았음에도 다음날은 오지 않았다. 매일 같은 하루가 반복되는데 탈출하는 방법이 돈이 아니었던 것이다.


반복되는 하루를 벗어나 새로운 하루를 만날 수 있게 해준 결정적인 키는 바로,

삶을 사랑하는 마음인 것이다. 


결정적인 키가 바로 삶을 사랑하는 마음이라고 말했지만 사실 남녀의 진정한 사랑이라고 해도 좋다. 진정한 사랑이 있는 삶만이 반복되는 일상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남녀가 사랑하게 되면 얼굴 표정이 밝아지고 주변에서도 알아볼 수 있다고 많이 말하는 것을 봐도 사랑의 힘을 알 수 있다. 사랑할 때에는 마음이 두근두근해서 계속 보고싶고 기다려지고, 무얼 해도 즐겁고 행복하고 하지 않은가 하고 그 때의 삶의 변화에 대해 생각해보면 아 그럴 수 있겠네 하고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사실 이걸 깨닿게 되면서 온몸에 소오~름이 돋았을 정도로 나에게는 크게 다가왔다. 바로 사랑, 사랑에 빠지는 것만이 반복된 날들로부터 벗어나는 방법이라는 것을 이 영화는 암시하고 있었던 것이다. 단순히 남녀의 사랑을 말하는 것이 아닌 자신의 인생을 사랑하는 사람만이 새로운 내일을 만날 수 있다는 것이다. 거꾸로 말해 보면 자신의 삶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은 결코 새로운 내일을 만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내일이 되어봐야 어제와 똑같은 날들의 반복일 뿐이라는 것이다. 


그런 반복된 날들이 20년 30년이 지나서야 자신의 인생에 자기 자신이 빠져있었다며 무언가 잘못된거 아닌가 라는 생각에 다시 길을 찾아야겠다고 방황하는 사람들도 있고, 나 또한 나의 정체성을 찾기 위해 방황했던 시기가 있었다. 아니 아직도 방황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이 영화에서는 그 길을 찾는 방법에 큰 힌트를 주고 있는 것이다. 나를 사랑하고, 자기 인생을 사랑하고, 삶을 사랑한다면 매일 매일이 새로운 행복을 찾을 수 있게 되고 어제와 다른 오늘, 오늘과 다른 내일을 살 수 있지 않을까 하고 생각이 든다.    

  

내가 마음먹기에 따라 매일 반복되는 일상이 괴로울 수도, 반복되는 작은 행복들을 찾아내는 수많은 희망을 날들로 만들 수도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새기며 삶을 사랑하기에 세상에 호기심을 갖고 삶을 살아가자는 다짐을 다시 한 번 새겨본다.


영화의 마지막 대사로 끝맺음을 해본다.


오늘은 내일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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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말에 아이와 어딜 다녀오면 좋을까? 주말을 앞둔 아이엄마의 머릿속에 드는 가장 큰 질문 중 하나인 것 같습니다. 유능한 아내는 이내 멋진 곳을 찾아와서 여기 얼마나 걸려 하고 묻습니다. 방송테마파크가 있답니다. 이름만 들어도 멋질 것 같습니다. 지난주에 농촌테마파크를 다녀왔고 이번에는 방송테마파크, 좋습니다. 서울 상암동이라고 합니다. 상암동이면 서울을 가로질러 한강건너 강변북로를 지나야 합니다. 아니면 금천구를 지나 성산대교를 건너서 갈 수 도 있을 것 같습니다. 어찌되었던 상습정체구간이 군데군데 끼어있어 차를 가져가기는 쉽지 않은 곳입니다. 서울에서 운전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면 일단 겁이 나거든요. 하지만 날짜가 일요일이라면 다를 수 있습니다. 누구나 일요일은 멀리 돌아다니지 않고 집에서 쉬자는 그런 분위기가 있는걸까요? 그래서인지 교통상황이 가장 널럴한 날이 바로 일요일인 것 같습니다. 서울로 나들이를 가야겠다 싶은 날은 그래서 일요일로 정합니다. 토요일에는 생각만 해도 겁납니다. 서울은 무조건 일요일 공식입니다. 나들이를 계획할 때 숙박을 할 생각이 아닌 이상은 가급적 토요일은 집근처 공원이나 멀지 않은 곳으로 다녔으면 좋겠고, 일요일은 서울을 가로지르거나 좀 막혀서 좀처럼 마음이 쉽게 움직이지 못했던 곳으로 나들이 다녀오면 좋겠다고 생각을 합니다. 그래도 생각은 생각일 뿐이죠. 여기 저기 그냥 닥치는 대로 돌아다니며 구경거리 보러 다니고 하고 있습니다. 집에 있는 것 보다는 어딘가를 돌아다니는 걸 좋아하는 우리 가족입니다.

이런 배경을 가지고 일요일에 상암 MBC 월드 방송테마파크로 향합니다. 네비게이션에 찍어보니 방송테마파크는 없네요, 방송국테마파크도 찾아봅니다. MBC테마파크 등등을 찾아보다 보니 다 없네요. 결국 찾은 이름은 MBC World 입니다. 그냥 방송테마파크라는 이름은 방문객들이 다녀오고 나서 부르는 편한 말이군요. MBC월드라고만 하면 어떤 곳인지 상상이 잘 안가고, 일반인이 방문해도 된는 곳인지 바로 판단이 서질 않는데 방송테마파크라고하면 일반 관광이 가능한 곳이라는 것을 당연히 알 수 있으니 방송테마파크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것은 좋은 것 같습니다. 미리 예매를 해야 하니 방문을 하려거든 준비성도 필요합니다.



상암동까지 1시간입니다. 생각보다 금방입니다. 일단 1시간 안쪽에 들어왔다는 데 운전기사노릇을 하는 아빠에게는 한 숨 덜었습니다. 생각보다 차도 안막히고 쭉쭉 해서 상암동에 도착, 그래도 멀긴 멀군요. 상암월드컵경기장, 하늘공원을 오면서 4~5번 정도는 와봤던 곳입니다. 머릿속에는 무언가 깔끔한 이미지로 남아있는 동네입니다. 역시 오랜만에 와도 깔끔하고 쭉쭉 뻗은 도로와 쭉쭉 뻗은 상업지구 빌딩들이 보입니다. 그리고 MBC World를 찾아 주차를 하고 밖을 나가보니 와 여긴 무슨 미래도시같은 느낌입니다. 거대한 우주선 모양을 한 건물이 눈에 바로 들어옵니다. 그리고 빌딩 숲 사이로 넓은 공터입니다. 공원이라고 하기에는 그넓은 곳이 다 보도블럭이 깔려 있지만 , 풀과 잔디가 심어져 있지 않은 것 뿐이지 주변으로는 전부 빌딩의 조경으로 인한 나무들이 많고 예쁘게 장식이 되어있습니다. 역시 미래도시 같은 느낌입니다. 영화나 드라마에서나 봤음직한 그런 깔끔한 업무지구의 모습이군요. 빌딩숲으로 출퇴근 해본 게 얼마나 오래되었는지 기억도 나지 않습니다. 이런 멋진 곳으로 출퇴근 하는 사람들은 드라마에서 나오는 멋진 직장인들이겠죠. 



미래도시의 이미지인 이 곳, 야외까지 에어컨이 가동되어 쾌적한 환경을 만들어줄 것 같은 비주얼의 빌딩숲이지만 최근 난리도 아닌 푹푹 찌는 폭염은 어찌 막을 도리가 없나봅니다. 야외에 있으면 정말 숨이 턱턱 막힐 정도입니다. 에어컨바람 계속 쐬고 있으면 무언가 몸이 아플 것 같고, 바깥에 나오면 숨이 턱턱 막히고 그래도 에어컨 없이는 이제는 정말 살 수가 없습니다. 일단 MBC World 에서 티켓을 확인받고 커피를 한잔 먹습니다. 이 더운날 에어컨 나오는 실내에서 아이스카페라떼 마시는 건 좋네요. 그래도 여기가 MBC가 있는 스타벅스인데 혹시 연예인이 앉아있진 않을까 하고 두리번도 해봅니다. 아쉽게도 연예인은 없네요. 그리고 특이한 상암MBC 스타벅스에는 매장직원이 모두 남자라는 점이 특이합니다. 카페에 남자직원만 있는 곳은 처음 봤습니다. 무언가 바리스타 국가대표일 것 같은 느낌의 직원께서 커피를 건네줍니다. 맛을 보니 음~ 똑같습니다. 혹시 바리스타의 외모를 보고 엄청나게 맛있을 거란 기대는 살짝 엇나갔지만 역시 스타벅스의 맛은 어디나 거의 비슷하다는 균일한 품질이라는 점은 장점입니다.

 

 

 

 

 

 

 

 

 

 

커피를 들고 관람코스를 돌려고 하니 음료는 허용이 안되는군요. 커피를 다 마시고 첫 코스에 입장을 합니다. MBC에서 방송하는 프로그램을 합성영상으로 체험하는 코스입니다. 마리텔에서 인기있었던 셀럽이 나와서 나에게 말도 걸어주고 포즈도 요구합니다. 사진을 찰칵찰캇 찍힙니다. 설명을 보니 이렇게 저장된 사진들은 티켓에 차곡차곡 쌓인다고 합니다. 관람을 마친 후 티켓에 인쇄된 QR코드를 이용해서 한꺼번에 USB등에 담아서 구매를 할 수 있다고 합니다. 최첨단 테마파크입니다. 생각보다 은근 재밌습니다. 그런데 아내와 딸 앞에서 예쁜 여자 아이돌 연예인의 뽀뽀를 받을 순 없습니다. 그래서 뽀뽀하는 아이돌 여가수에게 고개를 돌리고 손으로 막아봅니다. 아이돌 여가수의 뽀뽀도 마다하는 정신력으로 무장한 100점만점 아빠이자 남편입니다. 복면가왕 코너에서는 내 얼굴에 메이크업도 해보고, 가면도 씌워보고 좀비도 만들어봅니다. 영상을 가지고 하는 그런 재미를 주는 곳입니다.

 

 

 

 

 

 

 

관람 코스가 한곳에 다 모여있는 게 아니라 한쪽에서 MBC방송 영상합성체험 코스를 돌고 나면 다시 건물을 이동해서 다시 처음 티켓을 받았던 곳으로 돌아옵니다. 여기에 나머지 코스가 있습니다. 트릭아트 코스가 있네요. MBC드라마나 예능에 나왔던 장면에 내가 들어가거나 재밌는 연출을 할 수 있는 컨셉으로 만들어져 있습니다. 아이가 사진찍는걸 좋아했다면 하나하나 다 사진을 찍어주면 좋으련만 사진찍는걸 안좋아하니 어쩔 수 없습니다. 엄마 아빠가 몇 개 해봅니다. 사람도 많지 않아서 환경은 좋았는데 그냥 몇 개 정도만 사진찍고 했습니다. 지금 지나고 나서 든 생각은 그냥 숙제처럼 모든 트릭아트를 해 볼껄 왜 그냥 다 스킵했지 하는 후회가 듭니다. 늘 이렇게 지나고 나서야 깨닿는 모지리의 삶을 살고 있습니다. 나중에 찍은 사진 보니 재미있네요. 그래서 안찍은 트릭아트들이 아깝다는 생각이 드는거겠죠.

 

 

 

 

 

 

 

 

 

마지막으로는 MBC방송국에 대한 홍보관및 보이는 라디오 공개방송이 있는 장소입니다. 이 곳에서는 VR장비를 이용해서 MBC World 곳곳을 4D로 체험할 수가 있는데 이게 나름 재미있네요. 움직이는 의자에 앉아 VR기기를 머리와 눈에 쓰면 의자를 타고 공중으로 올라가 이 곳 방송국 곳곳을 롤러코스터를 타는 듯한 느낌으로 다 둘러볼 수가 있습니다. 생각보다 재미있었네요. 에버랜드에서나 탔을법한 재밌는 VR탑승이었네요. 그런데 이 곳의 백미는 바로 홀로그램 콘서트입니다. 이것 저것 구경하고 있는데 홀로그램 콘서트 시작한다고 안내를 해주네요. 그래서 극장같은 곳에 가서 앉았는데 바로 빅뱅의 홀로그램 콘서트장 이네요. 사전 정보가 없어서 뭐지 하면서 보는데 앞의 스크린 같은 곳에 인기가요를 생중계 하는 것처럼 보여주는 데 앞에 빅뱅 멤버들이 나오는데 무언가 입체적이면서도 아주 선명한 모습으로 나와서 춤추고 콘서트를 하는데 확실히 2D화면과는 다르고 3D화면과도 무언가 다릅니다. 3D화면 같지만 선명도는 아주 훨씬 높은 그런 영상의 느낌입니다. 홀로그램 콘서트를 보여주며 바로 위에 TV가 있어서 TV화면으로 한 번 보니 확실히 느낌이 다릅니다. 홀로그램으로 보는 빅뱅 콘서트가 훨씬 생동감이 느껴집니다. 완전 진짜 사람이 앞에 있는 느낌까지는 아니어서 조금은 아쉬웠지만 3D TV보다는 한차원 높은 것 같은 느낌, 훨씬 실제같은 느낌이 나네요. 신기한 경험이었습니다. 아쉽게도 사진은 찍을 수가 없어서 못 찍었지만 빅뱅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정말 꼭 한 번 보시라고 할 만큼 좋았습니다.  

 

 

 

 

 

MBC 브랜드샵까지 꼼꼼하게 테마파크로서 있을 건 다 있습니다. 아이는 딱 보면 압니다. 저길 가면 무언가 갖고 싶은 게 있을거라는 것을. 요즘 필기구에 꽃힌 딸에게 연필이나 볼펜을 사주려고 자신만만하게 들어갑니다. 볼펜이 한 1000원쯤 하겠지 하고 인심좋은 아빠인척 볼펜 사줄테니 다 골라봐 합니다. 그런데 볼펜이 비싸네요. 다행히 20% 할인이 된다고 해서 한숨 덜었습니다. 이렇게 새로운 곳에 오면 그 곳에서 꼭 볼펜을 하나씩 사게 됩니다. 아이 필통에 볼펜이 한 20~30개쯤 되는 것 같습니다만 여행지에서의 기념품 정도는 가져도 괜찮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인심이 후해집니다. 

 

 

 

 

 

 

 

 

실내에 있을 땐 몰랐는데 다시 밖으로 나오니 찜통더위는 여전합니다. 안에 있을 때는 몰랐는데 말이죠. 이렇게 찜통더위라도 쾌적하게 관람할 수 있는 재미있는 장소를 알아서 좋네요. 무언가 테마파크 가려면 엄청 멀리 있고 입장료도 비싸고 그런데 MBC World는 서울사람들에게는 가깝고 볼거리도 많고 한 번쯤은 와볼만한 곳이구나 하는 생각을 전달하며 포스팅을 마무리 합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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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째 육아로 힘들어 하고 있는 중이다. 주변아이들보다 조금 예민한 아이를 키우다 보니 엄마 아빠 아이 모두 다 힘들어 하고 있다. 자연스럽게 육아에 관련한 이야기에 관심을 많이 가지게 되었고 사람의 성격유형, 기질, 심리 관련 컨텐츠를 많이 찾아보고 듣고 배우고 있다. 그러던 중 최근에 팟캐스트 '조선미의 우리가족심리상담소' 를 알게 되어 첫회부터 1년치를 정주행중이다. 


육아를 힘들어하는 아내에게 모든 관심이 집중이 된 탓일까. 남편으로서 남자임에도 엄마들의 힘든 육아이야기에 늘 격하게 공감을 한다. 마치 내가 엄마인 것처럼 말이다. 엄마들이 겪는 어려움을 직접 겪어본 일이 없는 아빠임에도 방송에 나오는 엄마들의 힘듦에 맞아 그렇구나 하면서 관심을 갖고 듣게 되고 그러면서 막연하게만 알았던 엄마들의 고통에 대해 조금은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이렇게 엄마들이 육아하면서 힘들어하는 것에 귀를 기울이게 되는 것은 아마도 아내가 힘들어하는 것을 옆에서 지켜보는게 남편으로서도 너무 힘들기 때문이다. 어떻게든 고통스러워 하는 것을 방법을 찾아 덜어주고 싶어하는 마음이 나의 큰 관심사이다. 


팟캐스트에서는 누군가의 사연으로부터 시작해서 그 원인과 해결방안까지 짚어주는 방식으로 진행이 된다. 방송의 내용들이 우리 가족의 경우와 딱 맞아떨어지는 경우가 아닐지라도 이런 어려움, 저런 어려움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하는 내용들을 듣고 있으면 어떤 방향성을 담고 있는 것을 이해하게 된다. 그 방향성에 공감하는 나로서는 도움이 되면서 또한 정말 재미가 있다. 이 내용들을 아이 엄마와 함께 팟캐스트를 들으면서 이야기 해보고 싶고, 서로의 의견도 교환하고, 공감가는 내용들에 대해 같이 실천도 해보고싶은데 아직은 쉽지 않다. 아내도 관심을 가지려면 시간이 더 필한 걸까. 들어보라고 해도 잘 듣지 않으니 말이다. 억지로 들려줄 수 있는 상황도 아니라 가끔 소극적으로 조심스레 찔러보고 있는 중이다. 같은 내용을 같이 듣고 배경지식이 같은 상태이면 이야기가 잘 통할텐데 내가 이야기를 꺼내도 그냥 그 이야기가 허공에 맴돈다. 내가 하는 말이 그렇게 설득력이 없는 모양이다. 정말 말을 잘해서 설득력이 있고 싶다. 어떻게 하면 내가 하는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게 할 수 있을까? 수년째 해오는 나의 고민이다. 이러면서도 나는 재미있으니 팟캐스트를 열심히 첫회부터 쭉~ 훑으면서 듣고 있는 중이다.


그러다가 어느 회차에선가 영화 B급며느리에 대한 소개를 하는 방송을 듣게 되었다. 처음에는 그냥 아 그렇구나 저런 다큐 영화가 있구나 하고 가볍게 넘겼는데 그 다음회차에서 그 B급며느리의 남편인 감독과 며느리 본인이자 배우로 출연한 부인이 방송에 섭외가 되서 팟캐스트에 출연을 한 것이다. 방송을 듣는데 부부의 대화가 너무나 유쾌하고 재미있는 것이다. 그 팟캐스트를 다 들으니 영화 B급며느리를 한 번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영화를 고를 때 주로 좋아하는 장르는 로맨틱코미디나 헐리우드 대작 액션 스릴러를 좋아한다. 그리고 좋아하는 영화평론가가 추천해주는 생각할 만한 주제가 있는 영화들도 즐겨 본다. 그래서 영화를 좀 다양하게 보는 편이기는 하다. 하지만 다큐영화를 봤던 경험은 거의 없었던 것 같다. 다큐영화를 볼만한 동기부여가 없었던 것일 것 같다. 그냥 나 스스로 다큐영화 재미있겠다 하고 생각해본 적은 잘 없긴 하다. 그냥 내가 좋아하는 주제의 다큐멘터리는 좋아하지만 다큐영화라는 것 자체가 생소한 분야인 것 같다. 이 B급 며느리 영화도 다큐영화라는 말이 붙어있어서 재미있을 것 같은 이미지로 느껴지지는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봐야겠다는 생각을 했을까? 또 며느리와 시어머니와의 갈등상황에 대한 적지 않게 무거운 주제를 다룬 영화라는 것을 알면서도 왜 봤을까? 아마 이 다큐영화의 이야기와 내가 처한 상황은 전혀 다르지만 무언가 어려움을 겪고 있고 그것을 헤쳐나가는 중인 사람이라는 동질감에 공감을 한 것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다. 팟캐스트 방송에 출연한 주인공 부부의 실제 대화를 듣고 있으면서 그냥 이 영화를 무조건 봐야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냥 응원을 하고싶기도 했고 그 이야기에 나를 대입하고싶은 생각도 들었다. 요즘은 부부들이 어려움을 겪으면 다 나를 그 상황을 대입하고 몰입을 하고 있는 모양이다. 자꾸 심리상담 컨텐츠를 접하다 보니 이런 부부문제에 대해 정말 관심이 많아졌나보다. 


여차저차 해서 다큐영화 B급며느리를 보게 되었다. 영화를 보고 난 소감은 한마디로, 어? 이거 참 재밌네. 시간이 어떻게 흘러갔는지 모르게 보다 보니 끝이 났네 이런 느낌었다. 솔찍히 영화를 보기 전에 마음가짐을 좀 다지고 약간 심각한 내용들이 나오더라도 감수하고 봐야지 하는 각오도 했었는데, 그런 무거운 장면은 나오지 않고 약간 여지를 남긴 채 이야기가 더 남아있을 것 같은 상태로 끝이 나다 보니 무언가 속은 느낌? 도 약간은 들었다. 생각해보니 감독의 의도였던 것 같다. 무언가 정답을 제시하려고 하는 게 아닌 실제 있었떤 살아있는 이야기를 웃고 울고 화나고 하는 모든 감정을 그냥 그대로 담아서 보여주고 있는 것이라는 게 느껴졌다. 인생은 행복해야되, 좋아야되 하는 메시지를 전달하려는게 아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담담하게 가볍게 이야기를 옆에서 들여다 볼 수 있었던 것 같다. 때로는 이렇게 너무 가까이서 훔쳐봐도 되는 건가 싶은 생각도 들 정도로 정말 가감없이 다 보여주니 마치 내 일인 것 처럼 느껴져서 내 마음이 너무 심하게 몰입이 되기도 했던 것 같다. 때로는 며느리 입장에 몰입이 되기도 하고, 때로는 시어머니 입장에 몰입이 되기도 한고, 남편의 입장에 나를 대입해 보기도 한다. 이렇게 몰입감이 심하게 되었던 영화는 정말 오랜만인 것 같다. 내가 프로몰입러라도 된 걸까? 왜이렇게 몰입이 되는지 정말 영화를 보면서 몇 번 씩이나 눈물도 흘렸다. 슬퍼서라기 보다는 그냥 감정이 그대로 복사가 되어서 눈물이 흐르는게 아니었을까 생각해본다.


아마도 영화를 보면서 누군가 나쁜 사람으로 그려지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도 있었나보다. 며느리가 나빠서 아니면 시어머니가 나빠서 아니면 중간에 남편이 나빠서 라는 이야기가 되어버린다면 너무 속상할 것 같았다. 이런 마음이 처음부터 있었나보다. 그래서 영화를 보면서 며느리가 나오면 며느리가 나쁘진 않았으면, 시어머니가 나오면 시어머니가 나쁘진 않았으면, 남편이 나오면 남편이 나쁘진 않았으면 하는 마음으로 가슴을 졸이면서 봤던 것 같다. 그런데 정말 끝날때 까지 누구도 나쁘다는 느낌이 들지 않았다. 내가 가슴졸인 걸 알았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누군가 나빴기 때문에 그럼 그렇지 저렇게 나쁘니 어떻게 이렇게 되어버리는 이야기라면 너무 싱거울 것 같았는데 정말이지 그런 이야기가 아니었던 것이다. 누구라도 그 입장이라면 그럴 수 있지. 그럴 수 있지 하는 생각으로 영화를 보니 영화 보는 내내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어서 내게는 의외로 긴장되는 영화였던 것이다. 그래서 영화도 무지 빨리 끝난 것 처럼 느껴진다. 


B급 며느리 영화의 줄거리를 말하기 보다는 이걸 보면서 느꼈던 의외성에 대해서만 좀 더 이야기 하고 마무리를 하려 한다. 정말 의외의 경로를 통해 보게 된 영화, 자신 부부와 어머니의 모습을 그대로 담은 특이한 컨셉의 영화, 그리고 이런 다큐 (컬트?) 영화를 잘 찾아보는 스타일은 아니었는데 의외로 이번에 이걸 보게 된 의외의 상황들이 다 만나서 의외로 내 마음에 잔잔한 감동을 준 영화에 대해 이야기 하고 싶었다. 영화는 많이 보지만 영화에 대해 이야기할 상대도 없고 그냥 혼자 즐기는 영화애호가인데 이 이야기를 누군가에게 하고싶어져 입이 근질근질하다. 사실 이야기 해도 같이 공감할 수 있을만한 사람이 주변에 없기도 하다. 그래서 블로그에라도 적어야겠다. 영화 B급며느리를 보고난 지금 내 가슴 어딘가가 건드려졌나보다. 그러니 이렇게 블로그에라도 주저리 주저리 감정을 남겨야 좀 풀릴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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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때부터인가 주변에 물놀이터가 많이 생겼던 것 같습니다. 제 기억으로는 4~5년 정도 된 것 같습니다. 물놀이터가 있는 아파트도 있고, 주변 곳곳에 물놀이터가 생겼던 것 같습니다. 규모가 큰 곳도 있고 조그만 곳도 있습니다. 그리고 대부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는 점도 참 좋습니다. 광교호수공원에 가면 있는 신비한 물넘이라는 물놀이터 처럼 규모가 큰 물놀이터도 있고, 마치 캐리비안베이에 온 것 처럼 높은 곳에서 바구니에 물을 모으다가 어느순간 쏴르르 쏟아뜨리는 재밌는 놀이시설이 있는 물놀이터도 있고 주변에 물놀이터가 정말 많은 것 같아요. 아이를 키우는 분들이라면 이런 물놀이터를 보면 정말 정말 좋다라는 생각 다 해봤을 거라 생각합니다. 

 

어느덧 제게는 아주 자연스러운 풍경이 되었고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야외에서 물놀이를 할 수 있는 환경안에 있다보니 누구나 다 이렇게 물놀이를 한다고 생각했었는데 그렇지는 않은가봅니다. 인터넷 카페에 물놀이터 사진을 올렸는데 댓글중에 '이런 곳이 있는줄 처음 알았네요, 좋아보입니다. 가고싶어요~'  하는 댓글도 달리는 것으로 봐서 이게 모든 동네가 이렇게 된 것은 아니구나 하는 것도 알게 됩니다. 아마도 새로 개발이 이루어지는 지역 위주로 물놀이 시설이 많이 생겼을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도 들더군요. 제가 사는 수원에 새로 개발되고 있는 지역이 많아서 아마도 제 주변에서는 이런 물놀이가 많이 생겼던 것 같습니다. 어째되었던 이런 물놀이터가 많이 생기니 아이 키우는 아빠로서 참 좋네요.

 

동네에 물봉선 공원이나 고래등 물놀이터를 몇 번 다니고 했는데 이번에는 방죽공원 물놀이터에 가보았습니다. 새로 만들어져서 규모도 크고 좋다는 소문이 나서 주말을 맞아 근처에 들렀다가 날씨도 푹푹 찌니 물놀이터가 딱 좋겠다 싶습니다. 수원이 인구는 많지만 생각보다 크기가 작아서 어딜 가도 30분 안에 다 갈 수 있습니다. 집에서 차로 20분 정도 떨어진 거리라서 부담도 없이 가서 놀면 놀고 못놀면 못놀고 하는 식으로 가볍게 가봅니다.

 

주차가 좀 어렵긴 하지만 어찌어찌 주차를 하고 차에서 내리니 정말 숨이 막힐 듯한 더위입니다. 차안에서 에어콘 바람에 쾌적하게 있다가 차 밖으로 나가려면 용기를 내야 합니다. 또 막상 처음 내리면 아 정말 이렇게 더울 수가 있나 싶은데 1분만 지나도 그냥 원래 늘 그랬다는 듯 또 적응을 합니다. 썬크림도 잘 발랐겠다 더워도 햇볕이 따가와도 일단 문제없습니다. 썬크림을 안바르고 이렇게 햇볕에 나가 있으면 일단 얼굴도 새빨개지고 팔도 타고나면 껍질이 벗겨지기에 미리미리 준비는 필수입니다. 특히 최근에 피부가 많이 상하고 있는게 느껴져서 썬크림을 열심히 바르고 있습니다. 

 

방죽공원과 물놀이터는 새로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면서 인근 공터를 공원화 한 곳입니다. 이 주변을 꽤 오래전부터 왔다갔다 했기에 늘 그냥 방치된 공터에 잡풀만 가득했던 곳으로 기억을 하고 있었는데 방죽공원 가보자는 이야기에 지도를 찾아보니 내가 알고 있던 그 공터인 것입니다. 이렇게 공원이 되니 사람들도 많이 모이고 좋네요 덕분에 이 공원 바로 앞에 있는 편의점만 대박이 난 것 같긴 합니다. 편의점 주인의 안목에 경의를 표합니다. 

 

 

 

물놀이터에 가니 와~ 사람이 엄청납니다. 크기도 엄청 큽니다. 인근에 텐트도 많이 쳐있고 대규모 유원지 같은 모습입니다. 아이들은 물에 들어가서 뛰어놀고, 물놀이터 주변으로 빙 둘러서 어른들이 병풍처럼 서서 자기 아이들 쳐다보고 있네요. 아 다시 보니 놀이터의 절반은 그늘이 져서 그 그늘진 절반에 거의 모든 사람들이 바글바글 다 모여 있어서 더 사람이 많아보였나 봅니다. 새로 생긴 고층아파트가 이렇게 도심의 가로수 역할을 해주고 있습니다. 그늘에 있으면 그래도 견딜만 한데 햇볕에 나가서 앉아있는건 정말 할 수 없는 일입니다. 그래서 다들 텐트를 들고 왔군요. 유원지처럼 텐트가 많이도 보이네요. 여름 성수기 동안은 공원에 텐트치는 것을 허용한다고 하니 수원시 공원관리의 유연한 정책에 박수를 보냅니다.

 

 

 

물놀이 시설에 그늘막 허용과 관련하여 안내 현수막이 걸려있네요

방죽공원 물놀이시설 주변 그늘막 임시 허용

허용기간 : 2018.08.31 까지

설치기준(준수사항) : 

* 그늘막 2면 이상 개방

* 취사, 야영행위, 화기사용 금지

* 타프, 후라이, 고정말뚝 설치 금지

* 음식배달 금지(오토바이 사고 우려)

* 발생한 쓰레기 되가져가기

* 지정구역 외 설치 금지

* 4~5인용 초과 그늘막 설치 지양

* 기타 공원 내 금지행위 규정 준수

 

 

 

물놀이터 보면 정말 뛰어들고 싶어집니다. 여기 온 것은 미리 계획했던 것은 아니었기에 별다른 준비를 못했습니다. 아이 수영복은 혹시 해서 엄마가 챙겨왔는데 아빠는 준비성이 부족해서 양말을 신고 운동화를 신고 왔습니다. 차에 샌달이라도 가져다 놓을 것을 그랬습니다. 그래도 물놀이터에 와서 발에 물은 담가봐야겠죠. 벗기 쉽지 않은 운동화이지만 그래도 벗고 물속에서 첨벙첨벙 걸어다녀봅니다. 긴바지이지만 다행히 얇고 잘 늘어나는 스판 재질의 바지여서 걷어올리기도 편하고 젖는다 해도 금방 마르는 폴리머시기 재질이어서 걱정이 없습니다. 

 

그런데 정작 아이는 안들어간다네요. 물놀이에 환장할 나이인데 무슨 심경의 변화일까요. 여튼 물놀이라는 것이 꼭 해야 하는 것도 아니고 규범도 아닙니다. 놀이라는 것이 그 때 그 때 마음에 따라 하고싶을 수도 하기 싫을 수도 있는 것입니다. 예민한 기질의 아이가 하는 행동을 모두 이해할 수는 없습니다. 가급적 부모가 정해줘야 하거나 꼭 필요한 것이 아니면 강요하지 않습니다. 아이 마음읽어주는 능력이 부족한 엄마 아빠와 우연히 만나 이 세상에서 아슬아슬 줄타기를 하며 살고 있습니다. 시간을 벌어줘야 하는것일까요? 속으로는 마음의 준비를 하는 것일까요? 그러면 아빠가 시간을 좀 벌어줘야겠다. 안논다고 그냥 돌아가면 아쉽잖아요. 그냥 그래 그럼 들어가지 말고 아빠 물에서 노는거 구경해 라고 말하며 아빠는 물에 들어가서 첨벙거립니다. 옷을 준비해왔으면 물도 맞고 놀면 참 좋았을텐데 발만 담그고 놉니다.

 

맨발로 물에 들어가 첨벙거리는데 정말 덥기는 엄청 더운가봅니다. 이 물들이 다 미지근 합니다. 그렇게 미지근한 물이라도 물은 물입니다. 더위는 이내 상관없어집니다. 역시 발만 물에 젖어도 몸이 지금 물에 들어와있다고 생각해서인지 뇌에게 이제 더운건 해결완료라고 SOS해제 사인을 보내나봅니다. 어릴 때 여름에 에어콘도 없이 살던 시절 초중고딩때 더우면 그냥 화장실 가서 찬물 몇 바가지 끼얹고 나오면 잠시 1시간 견딜만하고, 또 더우면 다시 찬물 끼얹고, 그러다가 계속 더워서 방에서 책상밑에 물을 대야에 받아놓고 물에 발담그고 공부했던 기억이 나는군요. 역시 발이 물에 잠겨 있으면 되는겁니다. 오래전의 나만의 더위탈출노하우는 물에 발담그기였습니다. 물놀이터에서도 발 담그고 있으니 더워도 상관없어지네요. 

 

놀이터가 딱 절반은 그늘, 나머지 절반은 햇볕이 납니다. 바깥에서 지켜보고 있는 부모들은 햇볕에는 거의 있지 않죠. 다 그늘에서 있습니다. 물놀이터에서 놀고 있는 아이들은 햇볕 그늘 상관없이 놉니다. 역시 물에 들어가 있으니 상관없어지는거겠죠.

 

 

 

 

 

 

 

 

 

 

 

 

 

 

 

 

 

 

 

방죽공원의 방죽이라는 이름의 유래를 알려주는 안내판이 있습니다. 조선시대 중엽 이 지역에 방파제로 쌓은 방죽이 있어서 방죽머리, 망개, 망포 등으로 불리었다고 하네요. 그래서 지금 망포동이군요. 망포동의 유래도 알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정도 설명으로는 궁금증이 풀리지 않네요. 왜 여기에 방파제로 방죽을 쌓았을까요? 호수를 만들려고 했을까요? 끄렇다면 원천호수, 신대호수, 만석거, 서호공원, 일월저수지가 있는 곳이 아닌 왜 이 곳 망포동이었을까요? 지도를 찾아봐도 작은 개울정도밖에 없는 것 같은데요. 설명을 좀 더 자세히 해주면 좋겠는데 늘 아쉽습니다. 

 

어딜 가도 설명을 들어도 강의를 들을 때도 저는 하나를 알려주면 열을 아는 그런 사람이 아닌가봅니다. 하나를 알려주면 그것으로 파생된 모르겠는게 더 생깁니다. 누군가에게라도 물어 볼 수 있으면 좋겠지만 이런 걸 누구에게 물어보겠습니까? 궁금한 사람이 찾아보고 해야죠. 그런데 이렇게까지 이런 걸 다 찾아보고 싶지만 또 그만큼 시간을 들일 수는 없다보니 늘 모르겠는거 투성이로 살고 있습니다. 표지판 공간의 제약 때문에 다 안내할 수 없다면 수원시 홈페이지 어딘가에 설명을 자세히 해놓고 안내판에 QR코드 하나 걸어놓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단편적인 특정 사실보다는 앞뒤관계에 연결된 스토리가 있어야지 이해할 수 있는 저같은 사람도 있다는 점을 이해해주시길 바랍니다. 

 

방죽공원이 만든지 얼마 되지 않은 공원이라 그런지 나무들이 다 작고 그늘도 만들어주지 못합니다. 아파트 지은지 얼마 안된 곳들은 이렇게 다 나무그늘이 부족하고, 아파트가 오래된 곳들은 다 나무가 무성하게 자라서 그늘도 많고 그렇습니다. 신도시로 이사가고 산책하면서 아쉬웠던 부분이 무성한 나무가 없다는 점이었는데요 나무더라 빨리 자라라고 할 수도 없고 어쩔 수 없죠. 그래도 옆에 높은 아파트만이 그늘을 만들어줍니다. 

 

이야기가 중구난방입니다.

한줄요약하자면

 

수원에 물놀이터가 많습니다. 많이 찾아가서 재밌게 노는게 남는겁니다.

 

포스팅을 마칩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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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오래되었네요. 북한산 우이령길을 다녀온 지 7년이 되었습니다. 이렇게 오랫동안 하지 못하고 있던 북한산 우이령길 탐방에 대한 포스팅을 이제서야 합니다. 그 당시에 블로그에 포스팅을 하려고 사진도 다 골라놓았었고 우이령길 탐방을 했던 길이 지도상에서 어디쯤이었는지도 알고 싶어 지도를 캡쳐해서 잘라붙이고 탐방경로까지 다 작성을 해 놨었습니다. 그런데 도데체 7년 전에 무슨 일이 있었길래 이렇게 준비를 다 해놓고도 정작 어딘가에 포스팅하지 않았던걸까요. 다 준비해놓았으니 포스팅만 하면 되는데 말입니다. 

 

이젠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추측만 해봅니다. 무언가 바쁜 일이 생겼던 거겠죠. 바쁜일이 휘몰아치고 다시 숨통이 트였을 즈음에는 블로그에 포스팅하려고 했었던 것도 다 잊고 그냥 쉬고싶었던 것일테죠. 그렇게 몇 개월을 바쁘게 지내다가 아이가 태어나고 육아쇼크에 정신을 차릴 틈 없이 정말 어떻게 지났는지 모를 시간들을 보냈던 것 같습니다. 내 책상에 앉아서 생각하며 글쓰기 할 시간을 가지지는 것은 너무 이기적인 생각입니다. 그래서 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일을 전처럼 맨날 야근하면서할 수도 없어서 압축적으로 일을 해야 했고, 집에 오면 육아에 지친 엄마가 할 수 없는 나머지 일들이 많았습니다. 내 시간을 낸다는 것은 생각을 할 수가 없었습니다. 하루에 꼭 나만의 시간을 갖는 것이 중요했었던 이전의 내 습관을 버리는 일은 쉽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내 시간이라는 것을 쓸 수 없으니 자연스럽게 적응이 되더군요. 이런 것이 성장하는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결혼만 했다고 성장하는 것이 아니구나, 아이를 키우면서 비로서 성장을 하는 것이구나 하고 느꼈고, 받아들였습니다. 모든 아이엄마아빠들이 이런 과정을 겪었다고 생각하니 모든 엄마아빠들이 존경스러워졌습니다. 그렇게 육아는 나를 포기하고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내가 대체 되는 과정이었습니다. 

 

그렇게 블로그에 글을 올리는 취미생활은 멈추게 되었다가 최근에 블로그를 다시 하고 좋은 나들이 장소에 다녀오고 나면 포스팅도 하며 보내고 있다가 예전에 북한산 우이령길을 다녀왔던 생각이 났습니다. 과거의 디테일한 기억은 다 잊은 채 분명 예전에 우이령길을 다녀오고 블로그에 올린 것 같은데 아무리 찾아봐도 그 글이 없는 것입니다. 도대체 어디갔지 하고 다 검색을 해도 해당 글이 없습니다. 그렇게 찾다가 북한산 우이령길 포스팅을 위한 자료가 들어있는 폴더를 발견을 했습니다. 그래 이 자료들을 가지고 포스팅을 했었을텐데 하고 생각하다가 기억나지 않았던 블로그를 멈추게 되었던 그때의 상황들이 조금씩 떠오릅니다. 사실 그 때 북한산 우이령길에 대한 포스팅을 하지 못했던 것입니다. 제 백업용 하드디스크에서 찾아낸 우이령길 자료들이 블로그 취미를 멈추게 되었던 과거 그 때의 마지막 흔적이었던 것이었습니다. 기억은 그 때의 기억으로 돌아갈 수 있는 연결고리가 필요한데 이 자료가 없었다면 그 때 의 기억을 정확히 하지 못한채 예전에 블로그 한참 하다가 재미없었나 왜 그만두었지 하고 잘못된 기억으로 남을뻔한 연결고리였던 것입니다. 이런 생각의 단편을 어딘가에라도 남기고자 북한한 우이령길에 대한 포스팅을 작성해야겠다 하고있습니다.

 

지금 뒤늦게라도 북한산 우이령길 포스팅을 해야겠다고 생각하게 만든 동기를 짧게 적으려고 했던게 쪼~금 길어졌습니다. 

 

조금만 더 다른 이야기를 이어보면 제가 블로그에 포스팅하면서 가끔 글자수를 세어 보곤 합니다. 블로그에 무언가 올리고 사람들에게 보여주면 다들 '글이 왜 이리 길어, 어짜피 사진만 보면 되지'라고 많이 그럽니다. 대부분 보는 사람들이 사진만 본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아 그렇다면 나는 좀 더 내 생각을 자유롭게 글로 적어야 겠다. 어짜피 글이 길어져도 잘 읽지 않을테니 내 생각을 들킨것 같아 조금 부끄러워 남기지 않을만한 생각이라도 다 남겨보자라고 생각하게 됩니다. 내가 남기고 싶은 것은 사실 내가 생각했던 것들인 것입니다. 내가 생각했던 것들이 시간이 지나면 그냥 잊어버리고 사라져서 없어지면 너무 아까운데 그런 생각들을 어딘가에라도 남겨놓으면 나중에 찾아보고 그 땐 그랬군 하면서 미소지을 수 있잖아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내 블로그에는 사진만 있고 짧은 코멘트만 있는 것 보다는 글이 조금 길어지더라도 내 생각이 들어가고 나의 이야기가 들어가게 하고 싶다는 생각이었습니다. 그래서 이게 컨셉이 되어 글이 좀 길어져 버린 것이죠. 이런 이야기가 공감이 간다면 재미있을 것이고, 공감이 가지 않는다면 지루하고 재미가 없어질 겁니다. 이 말은 제 이야기에 100% 공감을 하고 있는 제가 읽으면 제 이야기가 엄청 재미있겠죠. 그래서 저는 제가 나중에 다시 읽어보기 위해서 이렇게 글을 적는 것입니다. 혹시라도 공감이 안되시는 분이라면 가볍게 사진만 보시면서 쭉쭉 넘기시면 되겠습니다 ^^

 

제 블로그를 보는 법 TIP이었습니다.

 

이제부터는 거의 사진만 나올 겁니다. 걱정마시고 마음 편히 쭉쭉 스크롤 하시면 됩니다.

 

 

본격 북한산 우이령길 걷기 여행에 대해 이야기해보겠습니다. 

우이령은 우리말로 쇠귀고개라고 합니다. 소귀를 닮은 우이암이 있는 고개길이어서 우이령이라고 하니  

표지판에 눈에 띄는 문구가 있습니다. 

 

사전예약필수

 

사전예약필수라는 문구입니다. 어떤 곳이기에 사전예약을 해야 갈 수 있는 곳인가 싶습니다.

우이령길이 과거에 40년간 출입이 통제되었던 곳이라고 합니다. 서울성곽 북악산길 처럼 68년 김신조 청와대 습격사건을 계기로 군부대가 주둥하면서 민간인의 출입을 통제했다고 합니다. 그 덕에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아 강제 자연보존이 된 산길인 것입니다. 이후 개발바람이 불어 이 곳을 관광지로 개발하려는 움직임과 자연생태를 보존해야 한다는 입장차이를 조율하는 과정에서 하루에 1000명만 입장하도록 하여 공원으로 개방을 하면서도 생태계가 파괴되는 것을 제한할 수 있는 방법을 찾은 것입니다. 그래서 탐방예약을 해서 하루에 1000명만 입장이 가능합니다. 사전 예약을 통해 1000명안에 들어야 되니 사전에 인터넷으로 예약을 하도록 합니다.

 

사전예약

https://reservation.knps.or.kr/information/trailInfo.action?trailCd=2

 

우이령길에 대한 배경설명만 들어봐도 여긴 꼭 가봐야겠구나 하는 마음이 팍팍 들지 않습니까? 자연생태계의 보존이 가장 우수한 국립공원이라 하니 그리고 자유롭게 개방된 곳이 아닌 사전예약을 통해 들어가야 하나는 것만으로도 여긴 꼭 가봐야겠는걸 하는 우리의 마음을 자극합니다.

 

어머, 여긴 꼭 가봐야 해.

 

탐방길에 대해 지도를 보면서 설명을 드리겠습니다.

우이령길은 출발지와 도착지를 편도로 이동하는 코스여서 자가용을 가져가기는 어렵습니다. 이런 걸 보여드리기 위해서 지도를 준비했습니다. 서울에서 얼마나 떨어진 곳인지를 보여드리고 싶어서 지도를 열심히 편집해 붙여넣었습니다. 빨간색으로 표시된 길이 실제로 걸어서 탐방을 한 길입니다. 그리고 파란색실선으로 표현한 길은 버스로 이동한 길입니다. 나머지는 전철을 이용했기에 표시하지 않았습니다.

 

방향은 교현탐방지원센터에서 우이탐방지원센터 방향으로 걸었습니다. 반대방향도 가능합니다. 지쳤을 때 내가 어디에 있었으면 좋겠는가로 결정을 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교현탐방지원센터쪽은 좀 휑합니다. 먹거리도 많지 않고 그냥 등산로같은건 전혀 없을 것 같은 길가 근처에 있습니다. 반면에 우이탐방지원센터로 나와서 북한산 등산로를 끝을 나오면 우이동이 나오고 여기는 엄청 번화가입니다. 먹거리도 많고 사람도 북적북적댑니다. 

 

왜 우이동에서 마치는 코스로 잡았는지 이해가시겠죠? 출발할때는 기운도 넘치니까 먹거리촌이 없어도 상관없는데 다 기운빠진 막판에는 먹을것도 보충해야 하고 기운도 없으니 북적북적한 기운나는 곳으로 마치는 선택을 했습니다.

 

일단 가는 방법을 알려드립니다.

전철을 타고 구파발역에서 버스로 704번, 34번 버스 이용을 해서 석굴암(우이령)입구 에서 하차한 후 교현탐방지원센터로 향하며 됩니다.

 

주소는 경기도 양주시 장흥면 석굴암길 93 (구주소: 경기도 양주시 장흥면 교현리 산47-10) 031-855-6559 입니다.

 

 

 

예약확인증과 신분증을 보여주고 탐방지원센터를 통과해서 들어갑니다. 오랫동안 통제되었던 길이지만 길은 길입니다. 산길이 아니라 도보가 충분히 가능한 길이기 때문에 가족단위로도 좋은 곳입니다. 걷기 좋은 길입니다. 걷는 내내 숲에서 나는 좋은 냄새와 눈으로 보이는 멋진 초록, 그리고 바위산인 오봉산이 보입니다. 묵묵히 정상을 향해 산을 오르는 등산의 느낌이 아니라 가볍게 산책하며 좋은 풍경을 보는 느낌으로 걸을 수 있어 더욱 좋네요. 

 

 

 

 

 

5개의 오봉의 모습이 보입니다. 꼭대기마다 큰바위가 하나씩 뽈록하게 올려져 있는 모습 때문에 더 신비로운 모습입니다.

 

우이령에서 보이는 오봉의 유래에 대해서 이렇게 설명을 하고 있습니다. 우이령 길에 인접한 오봉은 다섯 개의 봉우리로 이루어져 있어 오봉이라 부르며 특이한 경관을 이루고 있습니다. "오봉"에 대한 유래로, 한 마을의 다섯 총각들이 원님의어여쁜 외동딸에게 장가들기 위해 상장능선(오봉과 마주한 뒷편의능선)의 바위를 오봉에 던져올리기 시합을 하여 현재의 기묘한 모습의 봉우리가 만들어졌다고 전해집니다.

 

 

 

 

우이령길에 왔으면 그 중간지점에 잇는 오봉산 석굴암을 들려야죠. 비탈길에 있어 더 아름다운 절입니다. 이름이 석굴암이라서 경주에 있는 석굴암과 이름이 똑같네요. 여기도 바위에 굴이 있는가봅니다. 석굴암 브랜드 인지도는 경주에 비해 좀 낮지만 아름답기로는 둘째가라면 서러운 절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바위가 많고 소나무가 많아서 그 멋이 더해지는 그런 절입니다. 석굴암에서 올려다 보니 오봉의 꼭대기에 바위가 좀 더 자세히 보이네요. 정말 눈이 즐거워지는 곳입니다. 석굴암으로 진입해새 들어오기 위해 우이령길에서 조금 더 걸었지만 시원한 약수물도 먹고 잠시 앉아서 쉴 수 있습니다. 재충전을 하고 다시 걸으러 떠나봅니다.

 

 

 

 

 

 

 

 

우이령의 모습이 장관입니다.

 

 

 

 

우이령길을 가면서 볼만간 유적도 있습니다. 비교적 근현대사의 유적입니다. 노변사방사업개요 기념비입니다. 사실 이거 별거 아닌 것 같은데도 유적이 될 수 있었던 이유가 있으니 바로 디테일입니다. 사방사업이라는 것을 하는데 이 비석에 소요 예산 항목에 돈이 얼마 이렇게 적혀있는 것과 덧붙여 양곡으로 몇키로 까지 함께 적혀있었던 것이 눈에 띕니다. 60년대 당시에 양곡이 돈처럼 취급되었던 시대적 상황을 잘 표현한 것입니다. 이런 것들 보면서 그 시대를 이해할 수 있는 하나의 조각을 만들어줍니다. 

 

 

 

 

걷다보니 양쪽으로 겁나게 큰 콘크리트 블록이 세워져 있습니다. 자세히 보니 큰 콘크리트 육면체가 기둥위에 올라가 있는데 이 기둥의 모양이 특이합니다. 윗면이 경사로 만들어져 있고 그 위에 큰 콘크리트를 올려놓기 위해서 얇은 다리 두개로 받쳐 놓은 모양입니다. 바로 대전차 장애물이라고 하네요. 전쟁시에 대전차부대의 진격을 늦추거나 따돌리기 위해서 지나가면서 저 얇은 기둥위 다리를 부러뜨리면 저 콘크리트가 땅으로 떨어져서 장애물이 되어 전차가 통과하는데 시간이 오래걸리게 만들어 놓은 것입니다. 한국전쟁때 양주와 파주지역에서 피난길로 이용했던 우이령길이었던 역사를 보여주는 유적인 것입니다. 걷기 여행하면서 이런 유적들을 만나고 한국근현대사에 대한 생각도 하게 해 주는 곳이네요.   

 

 

 

 

 

이제 우이탐방지원센터입니다. 여기부터는 우이동까지 나가려면 북한산길을 지나야 합니다. 북한산 길 중 일부구간인 우이령길을 통제하는 것이기 때문에 탐방지원센터가 끝은 아닙니다. 좀 더 산길을 걸어야지 우이동이 나옵니다. 그래도 언덕길이 아니라 기분좋은 나무그늘이 있는 산길인 것이죠.

 

 

좀 더 걸어서 

 

 

 

우이동으로 나옵니다. 여기부터는 그냥 도심이군요. 등산로가 인접해서인지 밥집도 많고, 카페도 많고, 먹을곳도 많습니다. 이제 자연과의 조우는 뒤로하고 도시에서의 일상으로 돌아옵니다. 잠시 카페에서 아이스라떼를 마시며 더위도 달래봅니다. 수유역으로 버스를 타고가서 전철을 타고 또 한시간이 넘는여행을 합니다. 아침부터 준비해서 걸어다니면서 저녁먹을 시간이 되었네요. 하루를 꽉 채워주는 걷기 좋은 여행길입니다.

 

북한산 우이령길 생각하니 다시 가보고 싶어지네요. 기회가 있겠죠. 또 만나자 아디오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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