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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프란시스코 여행] 비오는 날 샌프란시스코

해피콧 2017. 5. 14.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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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해 10월 말 미국 서부 여행을 다녀온 후 여행일기를 썼습니다. 아니 아직도 쓰고 있습니다. 주저리 주저리 길어지다 보니 오래 걸리기도 하고 사진으로 보여주는 간략히 여행 스케치를 남기고 싶어서 이 글을 작성합니다. 


미국 서부 여행일기 : http://happycode.tistory.com/334



방문한 지역들을 중심으로 글을 게시하려고 합니다. 일단 일빠로 샌프란시스코입니다. 차례로 라스베가스, 후버댐, 그랜드캐년, LA를 올릴 생각입니다.

 

세계에서 방문객이 세번째로 많다는 샌프란시스코. 샌프란시스코는 워낙 유명한 만큼 TV 여행 프로그램에서도 소개가 많이 되고 있습니다. 관심있게 TV도 시청하고 웹상에도 수많은 여행 후기들이 보면서 샌프란시스코에서 꼭 내 발로 직접 걷고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만큼 매력적으로 보였던 도시입니다.

 

그렇게 소망하던 샌프란시스코에서 내 발로 걸어다닌 남긴 발자취를 이야기를 하려 합니다.

 

 


▲ 비오는 날 샌프란시스코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비가 내리고 있네요. 예상 못한 빗줄기에 좀 당황했지만 비행기 타고 멀리까지 왔는데 호텔방에만 있을 순 없습니다. 처음에는 카메라가 비에 젖으면 어쩌나 걱정도 했습니다. 하지만 여행지에서의 가장 큰 즐거움 중 하나인 사진찍는 즐거움을 포기할 수 없기에....


카메라에게 미안한 마음으로 하루만 버텨다오, 내일은 사막의 건조함을 느끼게 해줄께 하며 달래가면서 사진을 찍습니다. 샌프란시스코에는 관광객이 정말 많습니다. 지금 여기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모든 관광객들 모두 저와 똑같은 상황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이들 대부분은 저와 마찬가지로 비오는 날의 여행을 원하지는 않았을 겁니다. 나 혼자가 아니라는 느낌은 참 편안합니다. 하늘도 무심하시지 하는 표정으로 하늘을 보고 있는 동지가 있네요. 비가 더 오지는 않았으면 하는 심정은 모두 같았을 겁니다.





▲ Powell  & Market 노선의 케이블카 종점


종점에 도착한 케이블 카는 방향을 바꾸는 교대식을 해야 합니다. 교대식이라고 해서 거창한 건 아니고 케이블카를 턴테이블에 올리고 방향을 돌려주는 겁니다. 케이블 카가 앞뒤로 모두 갈 수는 없게 만들어졌기 때문이죠. 특이한 점은 턴테이블에 올라간 케이블카를 사람이 직접 밀어서 방향을 돌려줍다는 것입니다.


TV에서 여러번 본 장면이어서 그런지, 마치 내가 늘 살던 곳에서 늘 있던 일을 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여행지에서 이런 익숙한 느낌 받는건 좋은건가요? 나쁜건가요? 판단은 못하겠습니다. 다만 나쁘지는 않습니다. 여행의 즐거움이 항상 예상치 못한 써프라이즈~는 아닐테니까요.


케이블카 종점에서도 시간을 잘 못맞추면 한참을 줄을 서야 합니다. 시간표가 있는 것 같지는 않고 어짜피 운인 것 같습니다. 줄이 짧기를 바라는 수밖에...




▲ 케이블카를 타고 가면서 보이는 샌프란시스코의 거리입니다.


그냥 특별할 것도 없는 횡단보도가 있는 거리를 보고 있는데 왜이렇게 가슴이 뛰는 걸까요?

샌프란시스코에서는 사진기를 들이대기만 하면 모두 작품이 되서 나옵니다. 그렇다고 이 사진이 작품이란 게 아니라 그만큼 예쁘다는 겁니다.

 

케이블카에서 바깥쪽 자리 의자에 앉아서 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한번 앉아 있으니까 중간에 일어서서 구경하려고 해도 서지 말라고 머라머라 합니다. 자리가 꽉 찬다음에 새로 탄 사람은 자리에 앉지 못해서 기둥에 매달려서 갑니다. 비를 쫄딱 맞아가면서요.


뭔가 룰이 있는 것 같은데 잘 모르겠네요. 한번 앉으면 계속 앉아야 하고, 자리가 없는 채로 탔을 경우에만 기둥에 매달려 갈 수 있는 것 같습니다.



▲ 언덕이 많은 샌프란시스코와 케이블카의 모습들입니다.


사진안에 멀리에 높은 언덕이 보입니다. 실제로 올라가보면 경사도 꽤 가파르고 꽤 높습니다. 샌프란시스코에는 언덕이 참 많습니다. 지명 이름도 머시기hill, 거시기hill이런 지명이 많습니다. 케이블카를 타고 언덕을 오르 내리며 이 곳의 풍경을 감상하며 여유를 즐기려는데 이건 뭐 날씨가 너무 춥네요. 10월 말인데 겨울 같습니다. 캘리포니아는 따뜻하다고 했는데 다 그런건 아닌가 봅니다.




▲ 여기는 동물원인가요? 여기는 Pier 39의 부두입니다.


케이블카를 타고 피셔맨즈워프 정류장에서 하차한 잠시 걸으면 나오는 피셔맨즈워프. 여행자들이 샌프란시스코에 들리면 꼭 찾는 곳입니다. 특별할 것 없는 부둣가였을 이 곳에 큰 유원지를 세우듯이 관광지역을 만든 것이겠죠. 여하튼간에 사람 엄청 많습니다. 먹을거 파는 곳도 엄청 많고, 기념품 가게들, 초콜릿 가게들 엄청 많네요.


일단 사람들 많고 북적대는 곳에 오면 기분이 업되면서 즐겁습니다.


바로 옆에 피어39 부두가 있는 데 이곳의 물개가 아주 명물입니다. 그냥 야생 물개들이 부두에서 저렇게 놀고 있습니다. 물개는 햇볕을 쬐로 물 밖으로 나오는 거 아닐까 하는 혼자만의 상식으로, 비가 와서 물개가 없으면 어쩌나 하며 우려했었지만 괜한 우려였습니다. 비가 와도 물개는 관광객들과 잘 놀고 있네요. 물개가 물밖에 나와있는게 일광욕만을 위해서는 아닌가봅니다. 비가 와도 광광객들 구경하는게 재밌나봅니다.



▲ 부딘 빵집의 빵 마에스트로(?)


엄청 유명한 빵집입니다. 사람 엄청 많아서 테이블에 앉기도 정말 힘들었습니다.

이 가게 특유의 효모로 밀가루를 숙성시켜서 빵을 만든다고 하는데 효모맛이 짠맛은 아니죠? 왜 빵이 짭짤까요? 

이 집에서 클램차우더를 시켜서 먹습니다. 클램차우더는 게살스프같은 스프인데 빵의 속을 파내고 그 안에 넣어서 나옵니다.


스프도 좀 짭짤하고 빵도 좀 짭짤합니다. 미국인들의 식성이 좀 짠가봅니다. 짠것만 제외하면 맛은 좋습니다.

클램차우더 하나면 두명이 먹을 수 있습니다. 두명이서 클램차우더 2개 시킨 사람을 많이 봤지만 그들 중에 빵을 남기지 않은 사람 한명도 못봤습니다.



▲ 비오는 샌프란시스코 거리


비 정말 오락가락 하며 가랑비 정도로만 내리더니 가끔씩 막 쏟아지기도 합니다. 이미 신발은 우걱우걱 소리를 내며 걸을때마다 불쾌한 소리를 냅니다. 신발아 너도 불쾌하겠지만 내 발이 더 불쾌하다. 집 근처 동네에서 신발이 이랬다면 바로 모든걸 포기하고 집으로 갔을 겁니다. 하지만 여행지이기 때문에 참아지네요.


하루종일 우걱우걱 소리나는 신발 신고 잘도 돌아다닙니다. 새 신발 하나 사 신어야겠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참았습니다. 다행히도 나중에 자동차 히터를 틀어놓고 차 타고 다니니까 마르긴 마르네요.



▲ 롬바르드 지그재그 언덕


샌프란시스코 오면 꼭 가봐야지 하고 점찍어둔 곳 0순위인 롬바르드 지그재그 언덕입니다. TV에서 봤을 때는 좀 높은 건물 옥상 같은데서 사진을 찍었는지 지그재그로 언덕길이 모두 보였는데 제 사진에서는 그 길이 지그재그인지 잘 보이지 않습니다. 모르는 개인 가정집에 가서 사진좀 찍을테니 좀 들여보내달라고 말할 용기는 없습니다. 이정도로 만족하렵니다.


자동차가 내려오고 있는거 보시면서 약간의 상상력을 동원하면 언덕길이 지그재그로 되어있다는게 보일 겁니다.

생각보다 사진발 안받네요. 실제로 보면 진짜 이뿝니다. 좋은 사진 포인트를 못찾은 거겠죠?



▲ 부에나비스타 카페의 수다쟁이들


미국인들 대부분이 목소리가 엄청 큽니다. 미국인들 말을 왜 그렇게 크게 하는지 잘 모르지만 자신감 넘쳐 보이는 모습은 좋습니다. 목소리를 낼 때 성대를 눌러서 좀 울리는 목소리로 말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래서 동양사람에게 shy하다고 말하는 게 이해가 갑니다. 보통 동양인들이 영어도 좀 약하고 목소리도 좀 작고 그러니까 자신감없고 shy하다고 하겠지요. 암튼 얘네들은 가까이 있는 사람한테도 엄청 크게 말합니다. 그래서인지 시끌벅적에 비와서 눅눅한 까페 분위기 아주 좋습니다.


얼었던 몸을 녹일 수 있어서 다시 여행을 다닐 수 있도록 기운을 불어넣어준 카페입니다.

 

여기 부에나비스타 카페는 아이리쉬커피로 유명한데 실제로 한번 맛 보세요. 이건 커피가 아니고 커피맛 양주입니다.

술을 엄청 많이 넣어서 그냥 술맛입니다. 술 약하신분은 그냥 일반 커피로 시키세요. 저희는 둘이서 아이리쉬커피 하나, 일반 커피 하나 시켰습니다. 아이리쉬커피 먹고 캬~ 소리 한번 내고 안주로 일반커피 먹고 그렇게 번갈아가면서 마시니까 딱 좋네요. 참고로 전 shy해서 캬~는 속으로 냈습니다.



▲ 아이리쉬커피 장인


아주 럼주를 들이 붓습니다. 저러니 커피가 아니고 커피향 술이지..

하지만 절대 맛없다는 뜻은 아닙니다. 오해하지 마시길...



▲ 여행지에서 버스타기


여행지에서 버스타기는 정말 어렵습니다. 매일 사는 우리나라의 동네에서도 버스타기는 좀 어렵게 느껴지는 데 여행지에서는 두말할 필요가 없습니다.


노선표를 봐도 잘 모르겠군요. 미국왔으니 미국 버스도 타봐야죠, 일단 방향만 보고 그냥 타 봅니다. 

네비게이션에 자동차 위치를 찍어놨었던 것이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네비게이션을 가방에 넣어서 돌아다니고 있었는데 버스탔으니 꺼내서 사용해야죠.


버스로 이동하면서 자동차가 세워져 있는 곳에 가까이 가면 계속 타고 있고, 멀어지면 내리는 게 우리의 전략입니다.

아 전략, 아주 유효했습니다. 운 좋게도 거의 렌터카 근처에서 내릴 수 있었습니다. 



▲ 샌프란시스코 시청입니다.


City Hall이니까 시청이라고 해석해야겠죠? 서울시청 근처에 박물관이나 예술회관 같은게 있는 것 처럼 여기도 시청 근처에 뮤지엄이나 아트센터 같은 곳들이 있습니다. 큰 광장같은 곳에 조각상들도 여럿이 보입니다.  큰 광장같은 곳도 있고 길거리에서 도깨비 시장같은 게 열리기도 합니다. 번쩍 나타났다 번쩍 사라지는 도깨비 시장입니다. 아침에 이곳을 지나갈 때는 시장이 열려서 과일이나 식료품 등 이것 저것 팔고 했는데 오후가 되어 다시 지나가니 사라지고 횡합니다.



▲ 금문교 전망대에서 만난 프란시스


자동차를 주차한 후 대중교통으로 하루종일 돌아아니니까 체력도 바닥이 납니다. 이제부터는 다시 자동차로 돌아다닙니다. 금문교를 건너 전망대인 Vista Point로 향합니다. 도착을 하니 안개에 둘러싸인 멋진 금문교가 눈앞에 펼쳐집니다. 방금 직접 건너온 다리임에도 그 멋진 모습에 다시 눈이 시원해 짐을 느낍니다.


그러던 중에 갑작스레 등장하는 거구의 흑인친구. 살짝 쫄았습니다. 그런데 말하는 것을 들어보니 안된 사정이 있네요. 멀리서 놀러왔는데 카메라를 잃어버렸다고 합니다. 사진을 좀 찍어줄 수 있겠냐고 묻네요. 흔쾌히 오케이합니다.

사진을 찍어주니 이메일로 좀 보내달라고 메일 주소를 적어주고는 신신당부를 합니다. 꼭 보내줘야 한다고 꼭 잊지 말아달라고. 그 목소리의 절실함을 보니 이 곳 샌프란시스코에 결코 쉽게 온 게 아니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름은 프란시스입니다. 이름만 봐도 샌프란시스코에 얼마나 오고싶어했을 지 이해가 갑니다. 안좋은 일이 있었음에도 침착히 자신의 사진을 남기는 이 용기있고 유쾌한  청년에게서 많은 것을 배웁니다. 배운 것들 중 포즈도 포함입니다. 또 다른 배운건 짐작하시는 그것 맞습니다 맞고요.  프란시스의 이 포즈는 앞으로 제 사진에서 간간히 등장하기 시작합니다. 



▲ 안개속에서도 위용을 드러내는 금문교


인터넷이나 각종 자료에 있는 금문교의 사진들, 파란 하늘에 멋진 구름이 떠있는 화창한 날의 금문교 사진들을 많이 봤습니다. 그리고 그 모습을 직접 보고 싶어서 이곳까지 찾아왔습니다.


그런데 오늘은 안개가 잔뜩 끼어 있습니다. 운전을 하면서도 앞이 잘 보이지 않는 짙은 안개입니다. 금문교의 전망 point에 가도 금문교가 보이지 않으면 어쩌나 하고 살짝 걱정도 했습니다.


하지만 안개를 뚫고 나타난 금문교의 모습이 자못 신비롭지 않습니까? 그 끝이 보이지 않는 금문교의 모습에서 또 다른 아름다움을 느낍니다.

 

화창한 날의 금문교 사진은 널렸습니다. 이제 안개에 둘러쌓인 신비로운 금문교의 모습도 한번 보시지요.



▲ 뮤어우즈


샌프란시스코에서 금문교를 건너서 소살리토를 지나 구불구불한 산길을 힘겹게 운전해서 뮤어우즈 공원에 도착했습니다. 그런데 생각보다 늦게 출발한 데다가 산길이 험해서 너무 늦게 도착하고 맙니다. 국립공원 연간패스도 샀는데 늦게 도착하니까 검사도 안합니다.


깊은 숲속에서 녹음을 즐기며 여유롭게 산책하기 위해 왔는데 너무 바쁩니다. 이런걸 생각한 건 아니었는데...

슈퍼마리오 모드 점프샷. 바로 접니다. ㅋㅋ 챙피합니다. 스크롤 다운해주시는 센스~ 




▲ 뮤어우즈에는 키가 100미터나 자라는 Redwood가 많다고 합니다.

 

상상해보세요. 100미터면 얼마나 큰건지? 저는 도저히 상상이 되지 않아 직접 보러 왔습니다. 20층 짜리 아파트도 50미터 정도밖에 안될 텐데, 나무가 100미터면 도대체 얼마나 거대할 지 상상이 가질 않습니다. 그런데 너무 늦게 온 탓에 숲 깊이까지는 못가고 공원 입구쪽에서만 잠깐 구경합니다. 금방 컴컴해졌거든요. 그래도 여기 있는 나무들 일단 엄청나게 큽니다. 100미터는 안되 보이지만 왠만한 아파트 높이 이상은 되어 보입니다. 저는 커다란 나무를 보면 먼지 모를 감동을 느끼곤 합니다. 그 나무가 지내온 세월들을 내게 이야기 해주는 것 같은 느낌을 받습니다. 그래서 커다란 나무를 좋아합니다. 저 말고도 그런 분 계실까요?



 


 

 

샌프란시스코에서의 일정이 2일밖에 없었고 실제 돌아다닌 시간은 하루가 다였기에 아쉬움이 많이 남았습니다.

하지만 호텔을 모두 예약해 두고 움직이는 일정 때문에 즉흥적으로 더 머물기에는 취소하는 비용이 큽니다.

맛있는 음식은 약간 모자란 듯 먹어야 그 기억이 오래갑니다. 아름다운 샌프란시스코도 아쉬움을 남긴채 떠납니다. 

언젠가 다시 오게 될 때를 위해 과식하지 않는 거라고 위안을 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