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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여행, 가보길 잘했지만 치안은 주의하자

해피콧 2017. 5. 16.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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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기도 하지만 러시아로 향하는 속마음에는 사실 두려움이 크게 차지하고 있다. 러시아 가고싶었고 꼭 가봐야지 하는 마음으로 러시아 여행계획을 세운게 아니었다. 경유지에 있으니 한번은 가볼까 하는 소극적인 마음에서 세운 여행계획이다. 게다가 치안과 관련해서 긴장하게 만드는 글들도 많이 읽어서인지 러시아로 향하는 발걸음은 설렘 보다는 두려움이 조금은 더 컸다. 그렇게 러시아 모스크바 공항으로 향한다.


항공료를 아끼기 위해서 스페인에서 러시아를 경유하는 러시아항공인 아에로플롯을 이용하기로 결정하고 나니, 터미널에만 있기 아까워서 경유하는김에 러시아에 입국해서 여행도 하루 하려고 러시아비자까지 발급을 받아두었다. 비용이 만만치 않았지만 평생 러시아에 갈 수 있는 기회가 또 있을까 하는 생각에 과감히 비자까지 준비를 한다. 그리고 경유하는 시간도 하룻밤 자고 다음날까지 관광을 할 수 있도록 잡았다. 그렇게 러시아 여행이 시작이 된다.



▲ 러시아의 아라바트 거리



한국인에게 악명이 높은 여행지인 러시아 시내로 나가는 게 사실 여행 전부터 약간 걸렸던 게 사실이다. 이제 러시아로 들어가면 겨우 익숙해졌던 스페인에서의 편안함은 결별이다. 잠시도 긴장을 풀지 말아야지 하며 드디어 쎼레메떼예보 공항에 도착한다.


 무슨 연유인지 1시간이나 넘게 늦게 도착했다. 밤 10시가 다 되어간다. 얼른 호텔로 가야 한다는 걱정이 된다. 옆에 앉았던 늘씬한 러시아 분은 경유 비행기에 늦겠다며 걷는데 역시 다리가 기니 앞으로 쭉쭉 나간다. 우리는 오늘의 목표 모스크바 벨라루스까야역 앞 호텔까지 가는 거다. 근데 앞서 도시들을 이동했을때 처럼 교통편이 생각했던 것 보다 찾기가 힘들다. 게다가 지난 주 발생한 테러 때문에 공항에서 나가면 실내로만 다시 들어올려고 해도 짐검사를 다시 받아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 또하나 가장 큰 어려움은 길을 찾아 헤멜때 자꾸 마주치는 택시운전수들이다. 안그래도 러시아 무서운데 인상  더러워 보이는 덩치들이 자꾸 찝적대고 그러니 신경이 곤두선다. 거절을  해도 계속 다가와 말을 걸며 찝적대니 다른 속셈이 있나 속으로는 무서워 자유롭게 밖을 헤메지도 못하겠다. 버스가 817번이 모스크바 시내로 30분마다 하나씩 있는 것 같은데 여러모로 따져보니 눈이와 길도 좀 안좋을 것 같기도 하고 막 지나간 버스가 엄청 후져 보여서 기차로 가기로 결정 기차역으로 찾아간다. 기차역에서 겨우겨우 벨라루스까야행 기차표를 사니 1인당 320루블 값은 12000원정도 한국물가랑 비슷하다. 그런데 표를 받아들고 도데체 알아봉 수 없는 글자들만 있다 그래도 미리 러시아어 읽는 법을 조금 연습해서 셰레메떼예보 벨라루스까야 두 단어는 알겟는데 어느 플랫폼으로 가야 하는지 어디 행 열차에 올라야 하는지 막막하다 그래도 다행히 근처 경찰에게 벨라루스까야라고 말하며 표를 보여주니 저쪽으로 가라고 방향을 알려준다. 


표를 입장하려 하니 개찰구가 QR코드 바코드로 인식한다. 러시아도 나름 신식이다. 입장 후 다시 경찰에게 벨라루스까야를 외치며 물으니 이 기차를 타란다. 러시아어로 머라머라 막 예기하면서 말이다. 스페인에서는 그래도 숫자와 간단한 말 몇마디야 알았는 데 러시아는 숫자 포함 어떤 단어도 모르겠다. 다만 벨라루스까야만 알뿐...


기차는 나름 좋다 의자도 큼직하고 푹신한게 비행기보다도 좋다. 좌석이 애매해 뒤로 가는 것만을 제외하면 말이다. 다행히 여기서도 GPS가 힘을 발휘해줘서 미리 구글맵 캐시로 저장된 벨라루스까야역과 숙소 근처에 도달하면 내릴 수 있도록 만발의 준비를 다한다. 지도상에 내릴 역이 가까와오니 사람들 대부분이 일어난다. 아마 벨라루스까야가 모스크바의 첫 정거장이면서도 대부분 다 내리는 유명한 역인가보다. 


역 밖을 나가니 이제부터는 걸어서 20분 정도 걸리는 숙소까지 가야 한다. 길 분위기는 우리나라 서울역과 비슷한데 왠지 음산한 기운이 드는게 몸에 잔뜩 힘이 들어간다. 다행히 큰 대로주변길로 걸으니 사람은 잘 없어도 밝아서 다행이다. 눈길이라 미끄럽고 가끔 눈 녹은 물에 발이 빠지기도 해 20분 거리가 쉽지만은 않다. 시간도 11시가 다 되가는 시간이라 길에 사람도 거의 없다. 10분 이상 걸은 것 같다. 그런데 이번에는 골목으로 들어가야 한다. 사람이 한명도 없는 길이다. 무섭다. 다행히 잠시 후 호텔 도착. 


길에서 걷는 것 자체가 이렇게 겁나서야 내일 여행은 어찌할지 걱정이다. 그래도 일단 호텔 도착하니 카운터에서는 영어도 잘하고 오히려 스페인 호텔들보다 영어가 더 잘 통한다. 아침식산/ㄴ 포함되어있으니 7시에서 11시 사이에 아침을 먹으라는 안내를 받고 객실로 올라가니 이번 여행에서 가장 비싼 호텔 객실이 나타나는데 매퀘한 담배냄새가 배어있는 방에 그닥 좋지는 않은 시설과 인테리어에 실망. 익히 들어 알고 있더  터라 크게 놀라진 않는다. 한때 공항 노숙을 하려고 생각했던 거에 비하면이야 이정도도 만족이다. 게다가 와이파이도 된다. 엄청 느리고 자꾸 끊기지만 그냥저냥 되어서 내일 여행 동선을 점검하고 계획을 다시 조정한다.  메모지에 잘 정리한 후 내일을 위해 잠이 든다. 나름 밤에 한번도 깨지 않고 푹 잤다. 우리의 오늘 여행은 모스크바 시내 도착 후 3~4시간 코스여서 아침에 새벽같이 사두를 필요는 없다. 직ㅁ까지 늘 도시를 이동해 다니느라 새벽에 일어나서 준비하고 기차역 혹은 공항으로 이동해야 했던 것에 비해 오늘은 비행시간 저녁 8시 20분까지 아직 12시간이나 남아있어 기차로 공항가는 시간을 제외해도 10시간 이상 여유가 있다. 아침식사도 부페식인데 미국 호텔과 비교해도 다 나으면 나았지 절대 못하지 않다. 러시아 아미지 급 개선. 밥을 언제 또 먹을 지 모르기 때문에 아주 배불리 먹고나서야 일어난다. 방에서 좀 티비를 보다 샤워도 한판. 짐챙기고 출발하니 10시가 다 되어간다. 아주 여유롭다. 체크아웃을 하고 밖으로 나가니 춥고  함박눈이 쏟아지는 게 좋았던 호텔을 벗어너저머저 더시 고생 시작


지하철은 녹색선을 이용해야하고 째야뜨랄나야 역으로 향한다. 발음기호를 약간이나마 익혀둔 것은 정말 신의한수였다. 만약 러시아 발음기호를 익혀두지 않았다면 써있는 글을 봐도 내가 준비한 한국어 러시아 안내자료를 하나도 활용 못했을 거다.


이번에는 벨라루스까야 역보다 좀 더 가까운 전철역으로 향한다. 온통 눈밭이라 우산쓰고 걸어서 15분쯤 가랴 하는 전철역까지 걷는다. 러시아 주거지역을 통과하며 러시아는 이런 분위기이구나 하는 것을 느끼며 전철역에 도착 이 역은 역 이름을 읽지는 못하겠다. 그냥 그림처럼 문자를 기억했을 뿐.


지하철 탑승하는 데 방향을 구분해야 해서 러시아 글자를 좀 읽을 필요가 있어 기억해온 벨라루스까야와 째아뜨랄나야역을 기준으로 해서 방향을 구분해 탑승. 분위기가 삭막한건 전철안도 마찬가지이다. 우리 모습이 신기한지 다들 쳐다본다. 경계를 하면서도 자연스럽게 튀지 않으려 애쓴다. 잠시 후 째아뜨랄나야 역에서 나간다. 러시아에서는 깊숙히 뚫려있는 전철역으로 향하는 에스컬레이터에서 올라감과 동시에 이미 밖을 나간 거다. 환승을 한다면 이 에스컬레이터에는 오르지 말아야 한다. 이미 밖을 나갔다면 다시 이곳으로 내려오려면 표를 다시 사야 한다. 인터넷에서 환승시 주의하라는 이말을 보고 이해를 못했는 데 나와 보니 이해가 간다. 역시 백문이 불여일견. 근데 설명 부족이긴했다.  표값은 28루블 1100원 정도. 


▲ 멀찍이 보이는 바실리 성당



지상으로 올라오니 앞에 멋진 건물들이 하도 많아 저게 관공서 건물인지 역사 유적인지 쇼핑센터인지 분간이 안간다. 지도상에서 확인하고 나서야 눈앞에 있는 그리스 신전같은 게 볼쇼이 극장이란 것을 안다. 엄청 크다. 블로그에서 공연을 꼭 감상하라는 데 기회가 올 지는 모르겠다. 다행히 눈발이 좀 약해져서 걸어다니기에는 좀 수월하다. 그리고 낮이라 사람들도 많아서 어제 밤처럼 무섭진 않다. 조금 또 가니 붉은 광장 주변이다. 여기는 역시 다른 관광명소처럼 사람들이 엄청 많다. 외모만으로는 해외관광객인지 현지 관광객인지 분간이 가지 않지만 이곳이 사람들이 많이 찾는 곳인 것만은 확실하다. 잠시후 나타난 바실리성당. 테트리스의 배경으로 사용된 유명한 모습을 내 눈으로 직접 보다니 여길 오길 잘 했다는 생각이 든다. 입장료 1인당 150루블을 내고 내부를 관람한다. 겉에서 봤을 때에는 롯데월드에 있을범직한 지붕 모양에 플라스틱으로 모양을 내 높았을 것 같은 데 내부는 오래된 돌들로 지어져 있다. 아니 돌로 지은 후 오래된 거겠지. 내부에는 러시아정교회의 기념장식과 문양 그림들로 가득하다. 이 곳 종교에 대한 지식이 없어 잘은 모르지만 내부가 좀은 통로들과 방으로 이루어졌고 여기에 머물던 종교인들은 아늑한 분위기보다는 쌀쌀한 돌방에서 추위와 좀 싸웠겠는데 하는 생각이 든다. 아뭏든 아름다운 유물들을 남겨준 러시아의 선조들에게 경의를 표한다...


  ▲ 바실리 성당 내부 모습



  ▲ 바실리 성당 내부 모습



▲ 바실리 성당 내부 모습




붉은 광장에서 웨딩촬영하는 장면이 신기하다. 웨딩드레스를 입은 러시아미녀를 안고 도는 걍 러시아 보통남자가 살짝 부러워진다. 눈이 즐거웠으니 맘속으로 고마윰을 표시하고 굼백화점으로 들어가는 신랑신부 뒤를 따라 우리도 몸을 녹일 겸 굽 백화점으로 들어간다.   굼 백화점 안에서도 웨딩촬영을 하는 것 같다. 이 곳 백화점 내부가 어마어마한 규모에 예쁘기도 해서 웨딩촬영할만 한 곳 같다. 여행중 오늘처럼 여유가 있었던 적이 없기에 커피도 여유롭게 마신다. 8000원 정도 하는 커피값은 좀 비싸긴 했지만 러시아 국영 백화점에서 고급 커피를 즐기는 호사를 좀 부려본다.  천천히 커피를 마시고 휴식도 하고 몸도 충분히 녹였으니 다시 출바알.

붉은 광장으로 다시 나온 우리는 아라바트거리쪽으로 이동한다. 가는 길에 도스토예프스키 동상에서 사진도 찍고 이동..


▲ 도스토예브스키 동상



▲ 어느 백화점 앞


도로변의 찻길을 걸을 때는 좀 거시기 하다 건물벽쪽으로 걸으면 건뭉에서 물이 떨어져 맞게 되고 도로쪽으로 걸으면 찻길에서 차들이 흙탕물 튀기고 으~ 한두군데는 차길에 물이고여서 차가 쌩하고 지니가면 물이 인도 잔체에 튄다. 차 안오는 거 확인하고 잽싸게 뛰어서 내 옷 보호에 성공 도착한 아르바트 거리 역시 여기도 사람이 많다. 미술가들이 초상화를 그리려고 작품들을 전시해 놓고 있는 모습이 마치 바르셀로나의 까딸루냐 광장앞 거리와 비슷하다. 젊은이들이 많아서 길거리도 활기차보이는 게 음울한 러시아 느낌은 아니었다. 스타벅스에서 커피, 걷다가 맥도날드 먹고 여유있게 앉아있다가 다시 걸어서 째아뜨랄나야 역까지 다시 걷기. 3시반쯤 되었다. 어시아 항고 시감 막 당겨질 지 모르니 일찍일찍공항에 가지 하는 생각으로 공항으로 출발.  이제 모스크바도 끝.  공항 도착. 같은 비행편을 타게 된 아내의 회사 동료도 만나 좀 얘기도 하고 비행기에 올라 고고싱 


힘든 해외여행이었고 불안했던 경험도 많이했다 익숙한 일상과의 결별을 해야 하는 여행은 마냥 즐거운 것만은 아니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왜 여행을 즐길까. 

같은 항공편에 우연히 같이 탔던 구본형 아저씨의 책 익숙한 것과의 결별이 떠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