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생활/사진

아디오스, 보령 청라면 시골집

해피콧 2018. 6. 6. 0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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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령 청라면 시골집에 다녀왔다.


이제 이번에 다녀오면 마지막이 될 것이다. 


부모님이 그동안 가꾸고 살았던 집을 처분하고 다른 지역으로 이사를 가기 때문이다.


집을 지은지 거의 7~8년 가까이 된 시간 동안 정이 많이 들었었는데...


생각보다는 자주 가지 못하긴 했지만 마음만큼은 고향처럼 생각했었고 이제는 아쉬운 작별인사를 하러 간 것이다.



보령집을 처분하게 된 이유가 아마도 너무 멀다는 이유로 자식들이 자주 오지 않았던 게 가장 큰 것 같다.


부모님이 보령에 집을 지을 때는 여기 시골집에 손주들이 놀러와서 마당에서 뛰놀고 하는 것을 꿈꿨을 겁이다.


부모님이 보령에 집을 짓고 집도 꾸미고 마당도 가꾸고 하는 동안 우리도 아이가 태어나고 육아쇼크에 빠져 지내다보니 시골집에 통 갈 수가 없었다.


조금 아이가 커서 시골집에 자주 가려고 하니 이제는 장거리 여행만 하고나면 아이가 아픈 통에 멀리 가질 못하게 된다.


수원에서 보령 청라면까지 막히지만 않으면 2시간 걸리는 곳이지만, 반드시 지나야 할 서해대교는 주말이면 늘 꽉 막히는 상습정체구간이다.


삽교쪽으로 가도 막히는 건 똑같아서 3시간을 잡고 가야만 한다. 


이렇게 이동시간이 3시간이나 되고 하면 꼭 아이가 아프다 보니 아이엄마는 늘 신경이 예민해진다.


멀리는 못가고 근방으로만 다니다보니 시골집은 더욱 더 멀게만 느껴진다.


이런 시간을 지나 좀 더 아이가 커서 장거리 여행도 할만하고 체력도 좋아졌을 즈음 아이가 자기의견이 생기고 시골집에 가고싶질 않아한다.


아빠 마음을 참 몰라주는 아이가 야속하지만 어찌하리.


그러다보니 1년에 두세번 정도나 올까말까 하게 된다.


그리고 부모님도 나이가 들고 기력이 떨어지니 수도권에서 조금 더 가까이면 좋겠다는 생각도 있어서 결국 보령집은 처분하게 되었을 것이다.


그래도 시골생활이 못내 아쉬웠는지 예산에 다시 시골집 거처를 마련하게 된다. 


한 40여분 정도는 시간이 단축이 되니 좀 더 자주 갈 수 있을거라 기대해 본다.   


 



보령시내에서 청양가는 길로 깊숙히 들어가서 청천저수지를 지나면 한적한 시골마을이 나온다. 


논과 밭이 있는 시골마을이다.


오늘따라 날씨가 심상치가 않다. 비온 뒤 비가 개일락 말락 한다. 


공기는 촉촉하여 숨쉴 때마다 상쾌함이 느껴지는 시원한 공기이다.


산이 많은 지역이라 구름이 바로 손에 닿을 것 처럼 가까이 보인다.


마치 멀리 연기를 피워놓은 것 같다.


저 멀리에 보이는 구름이 피어오르는 곳이 아마도 우리 시골집인 것 같다. 


그리로 운전을 하고 가면서 주변에 보이는 구름이 만들어내는 신비한 풍경에 감탄을 하게 된다.


거의 도착할 즈음 시골 논옆에 이르러서야 차를 잠깐 세우고 사진도 찍는다.  이런 풍경은 정말 너무 멋지다.


맑고 파란 하늘에 흰구름도 멋지지만 오늘같은 날의 느낌은 신비로운 느낌을 준다.


나는 이런 날의 느낌을 공룡나올 것 같다고 표현한다.


왠지 모르게 이런 날 한적한 곳에 있으면 왠지 모르게 공룡이 나올 것 같다.








집에 도착하니 집 뒤로 우뚝 솟아있는 성주산에 구름이 걸려있는 모습이 여간 신비로운게 아니다.


아까도 말했지만 공룡나올 것 같은 느낌에 참 묘하게 좋다.


주변에 유해시설 하나 없는 청정한 비탈길에 위치한 집에서 신비로운 공기를 마시고 있는 이느낌은 당분간 느끼지 못할거다.


정말 집의 위치가 정말 좋다.


남쪽으로는 성주산이 가로막고 있지만 겨울철 해를 가리지는 않는 정도이다.


그리고 얕으막한 언덕에 자리잡고 있어 북쪽으로는 저 멀리 오서산까지 보이는 시야가 트인 북향이다.


오서산이 거의 10km정도의 거리인데 여기까지 막힘없이 시야가 트여있어 조망 하나는 끝내준다.


이 집을 보면서 북향이지만 남향보다 좋을 수 있다는 것도 처음 알게 되었다.


집의 앞쪽이 북쪽이라 해서 북향집은 별로라고 생각했던 것을 깨준 몇가지 이유가 있다.


집은 조망은 북향으로 자리잡았지만 집의 큰 창은 남쪽으로 만들어져있다.


거실의 남쪽에 큰 창으로 햇빛을 받을 수 있고, 북쪽으로는 조망이 뚫려 있는 현관이 나있는 것이다.


부엌은 음식보관을 위해 북쪽에 있는 게좋은데 부엌이 세로로 식탁이 있는 곳은 남쪽, 음식보관은 북쪽에서 할 수 있다.


방은 남쪽 벽과 맞닿아있고, 북쪽 면에는 다용도실이 있다.


이정도 설명을 들으면 조망과 현관만 북향이지 남향집이라고 생각할만하다.


결국 겨울에 남쪽에서 햇볕만 들어온다면 북쪽으로 향한 집도 꼭 북향집이라고만 볼 것은 아닌 것이다.


이런 점을 부모님은 이미 다 꿰고 있었다라고 생각하니 결코 대충 생각해서 집을 지은 것은 아니구나 하고 알게 된다.















마당에는 각종 봄의 막바지를 즐기듯 꽃들이 아직 화려하게 피어있다.


영산홍이 빙 둘러서 예쁘게 장식하고 있고 소나무와 단풍나무 감나무 등등 조경이 수준급이다.


우리 부모님이 좀 조경에 센스가 있는것 같아 인정~



강아지도 간만에 넓은 마당에서 마음껏 뛰노니 신이 나나보다.


집안 마룻바닥에서는 미끄러워서 마음대로 뛰어지질 않았을거고


산책을 나가면 줄을 묶고 있으니 자유롭지 못했을 텐데


여기서는 그냥 마음대로 뛰놀 수 있으니 얼마나 좋을까.


잔디가 다 젖어 있어서 몸도 다 젖었지만 어짜피 젖은 털은 조금 젖으나 많이 젖으나 다 똑같으니 마음껏 뛰놀아라




이렇게 습도가 높아 축축하니 비누방울도 더 잘 만들어진다.


그리고 비누방울도 훨씬 오래간다.


심지어 바닥에 떨어져서 풀위에 붙어있는데 터지지도 않고 계속 비누방울이 남아있다.



막상 이 곳이 마지막이라 생각하니 집 지을 수 있고 주변에 유해한 시설 없이 이렇게 청정한 지역이 또 있을까 하는 생각에 못내 아쉽다.


축사도 없고, 공장도 없고, 논도 좀 떨어져있고, 밭도 주변에 조그맣게만 있다. 뒤에는 과수원 없는 그냥 소나무지대고 그 뒤로는 병풍같이 산이 둘러싸고 있으니 정말 환경은 금상첨화다.


용인, 이천, 여주, 예산, 당진 등 보령보다는 가까운 집터를 알아보러 다녀보니 정말 이런 곳이 드물다는 걸 다시 한번 깨닳게 된다.


 
















집에서 좀 걸으니 마을의 논이 있다.


논에 올챙이가 있는 것을 보고 올챙이를 잡아달라하는 딸아이.


엄마는 올챙이 잡기 선수인 듯 하다.


아빠도 못잡는데 엄마는 올챙이를 정말 잘 잡는다.


정말 올챙이 잡는 생각을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는데, 엄마는 용감하다.


올챙이 잡고 좋아하는 딸아이를 보며 앞으로도 올챙이가 있으면 애기엄마에게 잡아달라고 해야지 하는 생각을 해본다.



















다음날 날이 밝고 떠나는 시간이다.


아쉬운 마음에 사진이라도 남기고 싶어 여기 저기 구석구석 사진을 찍어본다.


이제 시간이 지나면 기억에서 잊혀질 것을 본능적으로 알기에 사진으로 남겨놓아 기억하고 싶은것이다.


한 때 즐거운 시간을 보냈던 이곳, 


부모님의 땀이 베인 멋진 장소,


고향이 보령이 아님에도 내 고향이 보령이라고 생각하게 만들어줬던 이곳을 기억할 것이다.


그 기억에 더 보탬이 되고자 이 포스팅도 작성한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