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나들이/서울, 경기 나들이

방배동 뒷편 골목길로 걸어보았다.

해피콧 2018. 5. 19. 0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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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 학창시절에는 서울에 살았었음에도 지금은 서울 어딘가에 가면 이 곳에서의 삶에 대해 구경하고 싶고, 여기 살면 어떨까? 하며 상상하는 버릇이 있다.


그런데 서울 왠만한 곳은 환경이 별로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이다.


수도권 신도시의 쾌적함?에 취한 것일까?


신도시에서의 삶이 비록 3년밖에 되지 않았음에도 이제는 신도시가 아닌 곳에서는 못 살 것 같은 생각마저 든다.


너무 눈만 높아졌나보다. 큰일이다.


어려운 세상에서 살아남는 방법으로, '자신을 낮추고 낮아진 삶에서 스몰라이프를 실천하며 작은 행복을 찾자' 고 생각했던 나였는데 아직 한참 멀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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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방역에서 일을 보고 바로 한두시간 뒤에 교대역에서 홈커밍데이 모임이 있는 날이어서 아침부터 서울나들이중이다.


운 좋게도 두개의 서울 약속이 나란히 딱딱 맞게 잡혔다. 



점심 전까지만해도 비가오더니 이제 비는 완전히 그치고 흐린 하늘에 찬 바람이 스친다. 


두 번째 약속시간까지는 1시간 30분이 남았다.


마침 바람도 시원하니 걸을까 하는 생각을 하고 전철역으로 향하던 발걸음을 뒤로 돌린다.


서리풀 터널공사를 하는 산위로 가면 바로 코앞이 서초역이긴 하지만 산 위로는 길이 있는지도 모르거니와


이 곳 사는 사람들이 지나다니는 골목길로 가보고 싶어 산을 빙 둘러가는 경로를 선택한다.




예전에 종로 삼청동, 혜화동 등지를 걸어서 돌아다니며 우리나라의 골목길 여행에 한동안 꽃혀있던 적이 있었다.


스페인 똘레도 여행을 하며 이 곳은 골목 골목길로 다니는 여행이 테마이고 우리나라의 삼청동과 비교하는 글을 쓴 적이 있었다.


이렇듯 골목길에 애정을 가진 시간이 오래되었는데,


오늘 어쩌다 방배동 골목길을 돌아보게 되었으니 그냥 골목길에서 사진이나 찍으며 걸어가기로 한다.


골목길을 따라 걷는데 골목 언덕 언덕마다 고급빌라들이 군데군데 자리하고 있다.


꼭 뒷골목의 허름한 곳인줄 알았는데 고급빌라촌이 군데군데 차지하고 있는 걸 보니 서울은 다 섞여 있다는 게 느껴진다.


신도시에서의 아파트 구획, 주택구획, 상가주택구획이 구분되어있는 것과 비교가 된다.



골목골목을 다니다 보면서 서울이라는 곳의 생각에 조금씩 변화가 생긴다.


주로 서울에 오면 큰 대로변을 따라 다니다보니 강남대로같은 큰 길만 생각했다.


이런 골목골목은 서울의 뒷면, 색다른 느낌으로 구경하려던 게 처음의 생각이었다.


그런데 이런 골목 골목이 색다른 것이 아니라 원래 이 곳이 서울의 모습이구나 하는 생각으로 바뀌었다. 


상업지구가 발달한 곳에서는 사람들은 다 이런 골목 골목에 살고 있는 것이다. 



날씨도 흐리고 축축하지만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걷다 보니 이런 저런 생각을 하게 된다.


걷다보면 마음이 말랑말랑해지고 쓸데없는 생각도 많아지고 감성적으로 변하는 것 같다.


밤 시간에도 보통 감성적이 되는 경향이 있는데, 걸을때도 그렇구나 하는 것을 느낀다.



감성적이 되면 무언가 머리에서 맴도는 생각을 글로 옮기고 싶어진다.


걸으면서 글을 쓸 수 있으면 좋으련만 생각했던 것들 다 잊어버리고 난 후에야 PC앞에 앉을 수 있고 그제서야 글을 적을 수 있어 조금 아까운 생각도 든다.


사실 너무 사소한 생각이어서 내일이 되면 무얼 이런 생각까지 글로 옮겨, 구지 쓰지 말자는 생각이 들 것 같다.



내일 아침 운동을 위해 일찍 자야 함에도 불구하고 


술한 잔 하고 밤늦게 귀가한 지금 포스팅을 위해 좀 무리중이다.


버리기는 아깝고 취하자니 계륵같은 포스팅 하나를 올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