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생활/음악

Extreme 2집 음반 빽판CD 구입한 이야기

해피콧 2018. 5. 28. 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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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특별한 사연이 있어 애착을 가지고 있는 Extreme 2집 앨범이야기를 하려고 한다.

아래는 내가 소장하고 있는 CD사진, 내 모든 음반 중 가장 애착을 가지고 있다고 할만한 앨범이다.

이 CD가 가지고 있는 이야기를 한 번 풀어 본다.



요즘은 음반을 너무 쉽게 구입할 수 있어 가지고 있는 CD에 사연을 담고 있는 경우가 아주 드물다.

또 다른 내가 좋아하는 뮤지션이야기를 해본다.

2015년11월 ADELE 25앨범 나오면서부터 ADELE에 꽃혀서 거의 1년 이상을 ADELE 19,21,25앨범을 두루 섭렵하며 음악들으며 허우적 거리며 지냈는데, 

이 세 장의 앨범을 그렇게 좋아함에도 불구하고 소장하고 있는 CD 세 장에 대한 이야기는 사실상 별로 없다. 

반디앤루니스 스마트폰으로 그냥 구입하고 배송받고 앨범 보니 참 기분 좋고 나에게 좋은 선물을 한 것 같아 기분좋고 그랬다. 이렇게 좋아하는 앨범인데도 이정도다.


이제 과거로 돌아가 1997년 대학교 1학년 신입생 때의 기억을 되짚어본다. 

의도치 않은 나이공개가 되어버렸는데 1997년 상황을 이해못하면 맥락을 이해 못할 수 있으니 디테일을 위해서는 어쩔 수 없다.


고딩 졸업과 동시에 기타를 하나 구입해서 열심히 초보로서 연습하고 있던 중에

누나가 어디서 배워왔다면서 More than Words 음악의 Intro부분을 기타로 치면서 이 음악 좋다고 알려주는데 정말 그 음악의 기타연주부분이 너무너무 좋은 것이다.

아마도 누나는 좋은 음악을 그저 가볍게 보여줬을 테지만 나에게는 엄청난 임팩트 있는 순간이었다.

기타연주 연습을 혼자 엄청 열심히 하고 있긴 했지만 그 이후로 1년 이상을 더 기타를 죽어라고 연습하게 만든 계기 중 하나가 된 사건이었다.



아마도 소리바다를 통해 Extreme의 More than words mp3를 구했다. 

그 때가 mp3가 나온지 얼마 안되었고 특히 냅스터라는 영국의 P2P가 엄청난 이슈가 되고, 

국내에 소리바다라는 프로그램으로 음원 다운로드하는게 적법한 것인지 논의가 막 시작되던 시기였다.



어쨌든 mp3로 이 음악을 엄청나게 반복해서 듣고 었다. 

그러던 중 같은 과 친구 한 명과 이야기 하다가 그 친구가 Extreme의 엄청난 팬이며 Music Video앨범을 가지고 있다는 소식을 알게 되었고

Music Video앨범을 빌려서 보며 Extreme의 음악에 완전히 빠져드는 경험을 했다. 

비디오로 보고만 있어도 몸이 움찔움찔 되는 이런 경험 다른 사람들도 있었는지 모르겠다. 

 

음반을 구입해야겠다는 생각했다. 

이 때는 돈이 정말 없어서 음반 사는걸 정말 큰 마음먹어야 구입했다. 

그  때 알바하면 시급으로 1700원 정도였는데, CD값이 14000원 정도였으니 CD값이 하루치 알바 일당이었다. 

모은 용돈으로 레코드점엘 돌아다니는 데 가는 곳마다 CD며 카셋트테이프이며 없다는 것이다. 

어 뭔가 이상했다. 

정말 시간날 때마다 돌아다닐 수 있는 근처의 레코드 점 10군데는 다 찾아본 것 같은데 이상하게 Extreme2집 앨범을 가지고 있는 곳이 없었다.  

한 달여를 돌아다니다가 청계천까지는 못가봐서 청계천엘 가야 구할 수 있으려나 하는 생각으로 자포자기하며 들린 어느 레코드점에서 내가 그토록 찾던 앨범인 Extreme 2집 CD가 있었다.


광명을 만난 듯했다.

거금 14000원을 지불하고 입이 찢어져라 좋아했었다.

그런데 집에 와서 포장을 뜯고 CD내용물을 보니 뭔가 좀 이상했다. 

빽판CD 인 것 같은 것이다.

CD내부의 가사집 속지가 원본이 아닌 것 같고, 무언가를 복사해서 컬러프린트를 한 것같은 흔적들이 있었던 것이다.





사진으로 보면 종이가 접힌 자국이 2개씩 보인다. 

실제로 한개는 정말 종이가 접힌 것이고, 나머지 한개는 종이가 접힌 자국이 그대로 인쇄가 된 것이다. 

그러니까 접혔던 종이를 펼쳐서 복사를 하니 접힌 자국이 인쇄된 것인 것이다. 한마디로 빽판CD인 것이다.

그래서 다음날 바로 레코드점에 가서 이거 왜 이러냐고 물으니 주인장 아저씨는 CD를 오디오에 넣고 돌리면서 음질도 이렇게 좋고 정말 잘 만들어진 CD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원하면 환불은 해주겠다고 한다.

사실 정품CD가 아니란 것을 알고 실망스러웠지만 그동안 이 앨범을 구하기가 너무 어려웠었던 경험 때문에 환불은 하지 않고 그냥 앨범을 들고 왔다. 

그런데 정말 음질도 좋고 음악에 빠져서 다 괜찮다는 생각을 했다. 

이 앨범을 다른 데가서도 구하기 쉽지 않으니 이걸로 만족하자고 생각했다.


그렇게 음악을 듣다가 두 세달 후에 알게된 놀라운 사실은,

1990년에 발표된 앨범인데 이게 우리나라에 발매금지가 되었다는 것이다. 

제목이 포르노그래피티 여서 외설관련 문제로 국내 발매금지로 정식수입도 안되고 라이센스앨범도 못만들었던 것이었다. 

내가 앨범을 구하기 어려웠던 이유를 알게 되는 순간이었다. 

내가 못찾는게 당연했던 것이구나 참 허탈했다.

 

그런데 이런 상황에서도 Extreme 2집이 워낙 명반이라 매니아들 사이에서는 유명한 앨범이었기 때문에 해외에서 CD를 사들고 와서 판매가 되기도 하고,  내가 가진 빽판CD처럼 빽판CD들이 좀 돌아다녔던 모양이다. 

그런데 내 빽판CD 사진을 보면 CD에 프린팅 되어있는 것을 자세히 보면 보통의 다른 빽판CD처럼 허접하질 않다.

정말 정밀하게 만든 것을 알 수 있다. 

원본과 조금은 다르지만 거의 비슷하다. 

다른 빽판 CD를 보면 자켓속지도 달랑 1장짜리인데 내 것은 8등분으로 접는 원본사이즈랑 동일하다. 

비록 빽판CD이지만 정성들인 빽판CD인 것이다.


보통 사람이라면 빽판CD라고 가치가 없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나에겐 희귀 앨범을 소장한 것 같은 기분이다. 

그만큼 애착이 생겨서 이런 생각을 하는 것일 거다.


또 하나 재미있는 것은 이 앨범이 1998년도에는 정식으로 국내에 판매가 허용이 되었다. 

만약 내가 1년만 늦게 알았더라도 한 달여동안 앨범을 찾으러 돌아다니고 고생하고, 겨우 겨우 구하게 된 앨범이 빽판CD였고 하는 등의 나에게 의미를 가지는 사연은 생기지 않았을 것이다.

뭣모르고 앨범 구하러 다녔던 그 한달여 기간이 참 기억에 남는다. 

그래서 나에게 더 애착을 갖게 해준 내 보물 1호 앨범이 되었다. 


스토리를 가진 앨범이기에 더 소중한 내 Extreme 2집 앨범 

참 볼때마다 과거로 타임머신 여행하는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