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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 여행 독립기념관에서 역사의식을 고취시키는 역할극 놀이

해피콧 2018. 6. 12.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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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날의 '오후만 있던 일요일'이란 노래가 생각납니다. 서정적인 멜로디로 대학 때 좀 좋아했던 어떤 날의 음악입니다. 

제가 '어떤날' 음악이 막 나왔을 때 대학을 다닌 건 아니고 우연히 '어떤날'의 음악을 알게 되었고 그 매력에 빠져들었던 걸로 기억을 합니다. 

당시에 음반을 사려고 레코드 가게에 가 보아도 오래된 앨범이라 찾기가 쉽지 않았던 것을 발품팔며 돌아다녀 1집부터 4집까지 겨우 다 구했던 생각이 납니다.

 

노래제목으로 격한공감을 하는 걸 보면 제 생활이 어땟었는지 짐작이 되시죠? 불규칙적인 생활로 일요일은 늘 오후만 있었는데 하는 생각에 참 공감이 갔었습니다. 요즘에도 쉬는 주말이면 늘 늦잠을 자니 하루를 온전히 제대로 보내지 못하는 미안함 같은 게 듭니다.


여지없이 늦잠을 자고 일어난 일요일 오후였습니다. 

학교를 졸업한 지 한참이 지난 지금도 역시나 주말이 되면 여지없이 늦잠을 자게됩니다. 

늦게 일어나 늦은 점심을 먹고 TV를 보며 늘어져 있으니 이건 아니다 싶은 생각이 듭니다. 

뭔가 분위기 쇄신이 필요하다는 생각에 늦은 시간이지만 어디론가 교외로 놀러가야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가까운 데 뭐가 있지를 생각해 보다가 독립기념관 가볼까 하고 생각합니다. 초등학생때인가 중학생 때인가 부모님이랑 한 번 다녀온 적이 있었는데 기억은 잘 나지 않지만 천안에 있어 그리 멀지 않으니 한 번 가볼까 하는 생각을 해냅니다. 아내도 오케이, 3시가 훨씬 넘은 시각이긴 하지만 출발을 합니다. 


어디론가 떠나는 느낌은 참 좋습니다. 여행지를 콕 찝어서 가고싶어 하는 열망도 있겠지만 가끔은 그냥 어디론가 향하고 있다는 그 자체만으로도 기분이 좋을 때가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고속도로에 진입하면 항상 뭔가 모를 설레임을 느끼곤 합니다. 이런 기분 때문에 여행을 다니게 되는 것 거겠지요. 


그렇게 1시간쯤 달려 천안의 독립기념관에 도착을 합니다.



호두과자 하나 사들고 입구쪽으로 향합니다. 


혹시나 사람도 없는 썰렁한 곳이면 어쩌나 하고 생각했는데 웬걸.. 아닙니다. 사람 무척 많네요. 

넓고 한적하고, 산책로도 잘 되어있고, 조경도 잘 되어 사람들이 많이 놀러오 것 같습니다. 

입장료도 없으니 부담없이 산책으로 올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게다가 3월의 꽃샘추위도 많이 풀린 듯 해서 사람들이 외출을 많이 나온 것 같습니다. 


주차장 앞부터 독립기념관 입구 앞까지 꽤 넓은 공터에 탈것들 대여소가 있습니다. 

어른 아이할 것없이 자전거도 타고 여럿이 타는 마차 같은 자전거도 대여해서 타고있습니다. 

아이들과 재밌게 뛰노는 가족들을 보니 아들딸 뽐뿌가 마구 생기는군요. 

제가 생각하는 행복한 가족의 모습을 생각할 때마다 떠올리는 그런 모습입니다. 

저도 아들 딸 낳아서 다 데리고 여기 놀러와야겠습니다.


목장이 주변에 있는지 소똥 냄새가 좀 진동합니다. 

도심에서 벗어나 교외로 나왔다는 걸 확인이라도 하는 듯 합니다. 

그렇게 생각하니 냄새가 그리 나쁘진 않습니다. 

소똥 냄새를 맡으며 독립기념관으로 입장을 합니다. 


안내문을 보니 관람시간이 6시까지입니다. 지금은 4시 반인데 1시간 반이 남아있습니다. 

무인안내소에서 스크린장비로 알아보니 독립기념관을 관람하는 방법에 대해서도 상세한 정보를 얻을 수 있습니다. 


2시간 코스, 3시간 콧, 4시간 코스등 시간별로 코스를 안내해줍니다. 


독립기념관이 생각보다 꽤 넓고 전시관도 꽤 많습니다. 

모두 다 돌아보려면 4시간이 걸리는군요.


독립기념관을 잘 구경하는 방법에 대해서 추천코스 설명을 해주는 시스템이 인상에 남습니다. 

1시간 반안에 관람을 모두 마쳐야 하기 때문에 모든 걸 다 봐야겠다는 욕심은 버리고 다음에 다시 한번 오면 되지 하는 생각으로 천천히 둘러봅니다.



독립기념관의 상징인 겨레의탑과 겨레의집의 위용이 대단합니다. 

멀리서부터 보이는 겨레의 탑은 독립기념관의 상징물과도 같습니다. 

가까이서 보니 거대한 탑입니다. 


영원불멸의 민족기상과 자주 자립의 의지를 표상했다고 합니다. 

날아오르는 새의 모습을 닮았다고 하는데 제가 보기에는 마치 화랑이 머리에 꽃은 꿩의 깃을 닮았습니다. 

머리에 꿩의 깃을 두개를 달은 것을 보니 화랑중에서도 대장의 모자 장식 같습니다.



겨레의 탑에서 보면 멀리에 독립기념관의 또 다른 상징인 겨레의 집이 보입니다. 

멀리서 봤을 때는 절에 있는 대웅전 같은 것인 줄 알았는 데 가까이서 보니 어마어마하게 크네요. 

청동으로 만든 기와를 사용한 거대한 기와집 건물입니다. 


막상 들어가 보니 내부에 불굴의 한국인 상 등 조각이 전시되어있고 바깥과 바로 뚫려 있습니다. 

내부에 집처럼 방이 있는 게 아니고 정자처럼 내부를 보호하는 공간에 기와를 얹은 형태인 것 같습니다. 

더 자세히 보면 방 하나쯤은 있겠죠? 



설명을 보니 동양 최대의 기와집이고 북경의 천안문보다 더 크다고 합니다. 

어쩐지 정말 크다 했습니다. 


그런데 잠깐, 동양의 최대 기와집이라고 하니 아마도 서양에는 이것 보다 더 큰 기와집이 있다는 거군요. 

세계 최대의 기와집은 뭘지 정말 궁금합니다.   



겨레의 집 우측편에는 야외에 다양한 볼거리들을 전시하고 있습니다. 

고인돌도 있고 광개도대왕릉비로 만들어져 있습니다. 

비록 모조품이지만 실물 크기 그대로 재현해 놓은 것 같습니다. 


거대한 광개토대왕릉비를 보니 비록 중국에 있는 현장의 모습은 아니지만 기분으로나마 우리 역사의 위대함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특히나 아이들에게 교육적으로도 좋을 것 같습니다. 

역사의식에 대한 생각을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앞에는 안중근 의사의 의거를 기념하는 테마공원도 조성되어있습니다. 

적장인 이토 이로부미를 제거하는 장면이 재현되어 있습니다. 


실제 사람 크기의 밀납인형으로 재현되어 있는 이 곳을 보다 보니 의연한 마음이 들면서도 재미있는 발상이 떠오릅니다. 


아내에게 카메라를 맏기고는 저는 역할극 놀이를 해 봅니다. 

괘씸한 일본군이 되어 살려달라고 안중근 의사의 총구 앞에서 싹싹 빌어보기도 하고, 안중근 의사의 총에 맞는 시늉도 해 봅니다. 


역시 이런게 재밌습니다. 


하지만 안중근 의사의 생각을 하니 다시 마음이 숙연해 집니다. 

내가 만일 그 상황이었어도 안중근 의사처럼 생각하고 말할 수 있었을까 생각해 봅니다.




안중근 의사가 한 말을 떠올려 봅니다. 


"나는 개인의 사사로움으로 이토를 거사한것이 아니며 대한의용군사령의 자격으로서 이토는 대한의 독립주권을 침탈한 원흉이며 동양평화의 교란자이므로 내가 총살하였다" 

라며 전쟁포로로 처분해 달라고 말하는 모습이 눈앞에서 그대로 재현이 되는 듯합니다. 

좀 더 알아보니 안중근 의사 보다는 안중근 장군이라고 말하는게 좋겠네요. 


당시 31세의 안중근 장군은 한국의용군 참모중장의 자격으로 15가지 항목의 죄를 가진 이토를 총살한 것이며, 

죄가 없는 자신에게 감형등등을 운운하는 것은 치욕이라고 말하는 모습에 33살이나 먹은 내 모습을 다시 한번 생각해 봅니다.








 내부 전시관에는 석기시대부터 근현대사까지를 총망라한 역사적 사료들을 전시해서 역사란 무엇인지에 대해 알 수 있도록 전시하고 있습니다. 

특히나 어린 시절부터 이런 곳을 방문하고 눈으로 보고 느낀다면, 

미래를 위해 우리는 역사로부터 무엇을 얻어야 하는지에 대한 역사의식을 깊이 가질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저도 아이가 생기면 꼭 이런 곳에 와서 아이와 함께 이야기 할 수 있는 아빠가 될 것을 생각해 봅니다.


아무 생각없이 왔다가 많은 생각을 하고 가게된 독립기념관, 

다들 한번씩 가보셔서 많은 생각 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독립기념관 정보 : 

하절기(3월~10월) 09:30~18:00, 

동절기(11월~2월) 09:30~17:00

정기휴관 : 매주 월요일(단 월요일이 공휴일인 경우 개관함)

관람료 : 무료

여행일 : 2011년 3월 27일(일요일)

교통편 : 자가용 이용 , 수원IC - 천안JC - 목천IC(ou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