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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월 여행 가볼만한곳 단종애사의 유적, 단종유배지 청령포

해피콧 2018. 6. 20. 1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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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에 살면서 화성과 화성행궁, 융건릉 등이 가까이 있어 자주 찾다보니 자연스레 조선왕조의 역사에 대한 관심이 생기게 되었습니다. 조선왕조실록 책도 사보게 되고 만화로 된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도 전집을 거의 다 사모았으니 쉽게 스쳐지나가고 이내 사라지는 관심은 아니었습니다. 여행을 하게 되면 자연스레 역사 유적지, 문화유산 등등을 찾아다니는 것으로 연결이 되었습니다. 좋은 문화유산을 보고 그 안에 숨겨져있는 이야기들을 알아가는 것에 흥미를 느끼고 있습니다. 이런 중에 오래전 다녀온 영월 청령포에 대해 다시 기억을 되새겨 보려 합니다.


꽤 오래전에 다녀온 청령포입니다. 주말이 되면 어디 갈까 하고 늘 생각을 합니다. 그런데 주말이 되기 전 평일때부터 생각을 하고 있었다면 좋았겠지만 때때로는 주말에 일해야 할 것 같아서 이번주는 어디 못가겠네 싶었다가 막상 주말이 되어서 쉴 수 있겠는데 싶어서 쉬게 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럴 때는 어디 가볼까? 라는 생각만으로 일단 나가보자 라고 생각하고 떠난 여행이 하나둘 늘어나고 있습니다. 집에서 나와 무조건 영동고속도로를 타고보는겁니다. 그렇게 휴게소에 가서 목적지를 정할 수도 있습니다. 영동고속도로를 일단 진입합니다. 집에서 피곤해 있다가도 일단 나오면 또 에너지가 생기곤 합니다. 수원에서 강릉 방향으로 고속도로를 타고 나니 일단 이천, 여주, 원주, 단양, 충주, 제천, 영월, 평창 등이 생각이 납니다. 이렇게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이번 여행지를 결정을 합니다. 지난 번 다녀온 영월의 좋은 기억과 아쉽게 못가본 청령포가 생각나서 청령포로 향합니다. 


한 곳 여행지를 발견하고 좋은 기억으로 남으면 또 그 곳과 연관된 다른 여행지를 발견하게 될 확률이 높습니다. 당일치기로 여행다녀오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한번에 다 못보기 때문에 다시 가게 되는 경우도 있고요. 조선왕릉을 다 가보자는 마음도 생겨서 조선왕릉을 다 방문해보자는 생각도 했었습니다. 청령포도 조선왕조와 관련된 역사 유적이기에 꼭 한 번 가봐야지 가봐야지 하고 생각하다가 드디어 다녀오게 된 겁니다.

 


청령포에 다녀오고 나서 이 좋았던 느낌을 블로그에 포스팅하려고 생각을 합니다. 그런데 어느날 부터인가 포스팅을 작성하는 게 어려워집니다. 시간을 내서 컴퓨터 앞에 앉아서 집중해서 무언가를 해야 하는 이 쉽지는 않은 일임에도 참 즐거운데, 즐거웠는데, 자꾸 여건이 안됩니다. 그래서 어느날 부터인가 블로그 포스팅을 전혀 안하게 되었습니다. 한동안 재미를 느끼며 삶에 활력을 불어넣어줬던 블로그 포스팅이지만 다른 신경 쓸 일이 많아지니 늘 뒷전으로 미뤄두다가 결국 접은 것이죠. 


그래서 청령포 다녀온 이야기도 몇 년이 지난 지금에서야 하고 있습니다. 제게는 청령포 다녀온 이야기를 써야지 하는게 머리 속에 숙제처럼 남아있었습니다. 몇년이나 묵은 숙제죠. 잊었다가 어느날 다시 써야지 생각나고 그런게 반복됩니다. 


잠시 나에게 블로그 포스팅이란게 어떤 의미인지 생각을 해 보게 됩니다. 블로그에 글을 올릴 때 누군가 타인에게 정보를 줘야겠다는 생각만으로 포스팅을 작성하지는 않습니다. 제가 작성한 글을 읽고 누군가 재미있거나 정보를 얻을 수도 있지만 저는 제가 읽으려고 포스팅을 남기는게 더 주된 이유입니다.  처음 블로그에 글을 올리기 시작했던 때로 기억을 더듬어 보면, 내가 생활하면서 생각했던 것들 느꼈던 것을이 정말 소중하고 잊혀져버리면 너무 아깝다는 생각에서였습니다. 슬램덩크를 DVD로 빌려보면서 들었던 생각, 좋은 책을 읽었을 때 들었던 생각, 여행을 준비하면서 설레었던 감정, 좋은 여행지에서 보고 느낀 것 등 내가 살아있기에 느낄 수 있는 그런 감사한 마음들을 하나하나 놓치고 싶지 않고 간직하고 싶었습니다. 그런 마음에 취미로 사진을 찍게 되었고 더 나아가서 글로 남겨야지 라는 생각이었습니다. 


그렇게 하나하나 글을 작성하면서 너무너무 행복한 시간을 보냈죠. 처음에는 시간도 정말 많이 들였습니다. 블로그 포스팅하는 게 즐거웠지만 시간을 많이 내기에는 쉽지가 않아 부담이 되더군요. 그러면서 아내가 임신을 하게 되었고 점차 내가 오롯히 내 시간을 가진다는 게 어려웠습니다. 아이가 태어나니 정말 내 시간은 나만의 것이 아니었습니다. 정말 늘 정신없이 몰아치듯 몇년의 시간이 흘렀고 이제는 나만의 시간을 가지는 게 가능해져서 다시 블로그도 재정비하고 다시 열심히 글도 쓰면서 보내고 있습니다. 


영월 한반도 지형, 선암마을, 선돌 등 포스팅은 아주 오래전에 작성했었는데 그 글을 네이버블로그에서 티스토리로 옮겨왔습니다. 다시 그 글을 읽어보게 되었고 다시 예전 그 시간으로 돌아간 것 같습니다. 영월에 다시 관심이 생기고 그 때의 감정이 생생히 머리속에서 재현이 됩니다. 그리고 이후에 분명 청령포도 다녀왔었는데라는 생각이 났고 청령포 다녀왔던 이야기는 어디에 있지 하고 찾다보니 머리속에만 숙제처럼 남아있던 이야기인 것을 오랜만에 생각해내게 되었습니다. 블로그에 남기지도 않았었는데 하도 오래되다보니 어딘가에 포스팅을 남겼던 것으로 착각했던 것입니다. 청령포 다녀온 시점이 블로깅을 거의 중단하다시피 한 초기였기에 햇깔릴 만합니다. 그래도 마음에는 청령포 다녀온 이야기를 남기고 싶다는 생각을 오랫동안 잊어버리지 않았다는 것도 참 신기합니다. 지금는 블로그 활동도 다시 활발히 시작했으니 그 때 못다한 숙제를 늦었지만 다시 해보려 합니다.


사설이 잡설이되어 엄청 길어지네요. 사실 이런 생각의 흐름을 그대로 따라 작성하는게 제 스타일입니다. 모티브가 되는 생각으로부터 글을 써내려가다보면 중간에 맞아 이 생각은 전에 이런이런 생각 때문에 만들어진 생각이지 하면서 그 꼬리에 꼬리를 물게 됩니다. 처음 생각했던 그것과 연관이 있거나 연유가 되었던 사건들을 끄집어내는 것입니다. 긇을 읽는 사람위주가 아닌 글을 쓰는 사람이 다시 내가 읽기 위해서 작성하는 흐름입니다. 수필이란게 사실 독자와 작가가 서로 대화하듯 서로의 생각을 읽어내려가는 글이기에, 다소 정제되지 않은 생각의 흐름일지라도 날 것 그대로 보여주자는 생각으로 수정하지 않으려 합니다.    


(어짜피 포스팅 보시는 분들은 사진만 보시잖아요 ^^ 어설픈  자기변명을 해봅니다)



예전에 영월 장릉을 다녀오면서 단종에 대해 좀 알아봤던 내용이 있어 다시 한번 옮겨담습니다.


조선왕릉 장릉 단종에 관한 역사 이야기

http://happycode.tistory.com/442


문종과 현덕왕후 권씨 사이에서 태어난 조선 6대 왕입니다. 문종이 왕위에 올랐을 당시 병약한 것을 걱정해 황보인, 김종서 등과 집현전 학자인 성삼문, 박팽년, 신숙주 등에게 세자인 단종이 어린나이에 즉위를 하더라도 잘 보필할 것을 부탁하게 됩니다. 결국 어린나이에 단종이 왕위에 오르게 되고 황보인, 김종서 등이 대신 정치를 하게 됩니다.


한편 당시 세력을 키우고 있던 수양대군과 안평대군이 있었는데, 한명회 등의 무인세력을 휘하에 둔 수양대군이 야망의 기회를 봐 쿠데타를 일으키게 됩니다. 궁궐로 들어가 당시 실권을 잡고 있던 김종서를 죽이고 왕명을 사칭해서 당시 권력자들을 궁궐로 불러모아 모두 죽이거나 유배를 보내고 본인이 실권을 잡습니다. 이게 바로 계유정란입니다. 단종은 군대를 장악한 수양대군에 의해 이름뿐인 왕이 되었고, 이후 수양대군은 한명회 등 당시 계유정란의 성공에 일조한 세력들에 의해 스스로 왕이 되어 세조가 됩니다. 단종은 세조에게 왕위를 내주고 상왕으로 물러나게 됩니다. 단종은 자신을 보필하던 신하들은 아무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이런 큰일을 맞았으니 얼마나 두려웠을까요? 언제 죽임을 당할지 모른다는 두려움이 컸을 것 같습니다. 


이듬해 충신의 대명사 사육신, 생육신이 시도한 상왕복위사건이 실패로 돌아가자, 상왕에서 노산군으로 강봉이 되어 영월 청령포로 유배를 가게 됩니다. 청령포는 삼면은 강으로 둘러쌓이고 뒷면에는 절벽같은 산이 있어 마치 섬 같은 지형을 가지고 있는 데 이 곳으로 유배를 보낸 것입니다. 이렇게 격변하는 시대에 야망가들에 의해 휘둘리다가 유배지에서 생활을 하다가 다시 한번 금성대군의 단종 복위 계획이 실패로 돌아간 후 다시 노산군에서 서인이 되었고, 이후 끊임없이 자살을 강요당하다가 세조에 의해 사약을 받고 승하하였습니다.


어린 나이에 이건 아닌데 하는 생각을 했겠죠. 수양대군또한 대단한 능력자였을 것입니다. 성공적인 쿠데타를 성공했으니깡. 아마도 단종은 본인 능력으로는 어떻게 해볼 도리가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단종이 남긴 시를 읽어보면 그런 안타까와 하는 마음이 드러나니까요. 


그래도 다행인 것은 단종의 유해를 수습하는 자는 삼족을 멸하겠다는 엄명에도 불구하고 영월의 호장인 엄흥도라는 인물이 옳은 일을 하다가 화를 입는 것은 달게 받겠다며 충정으로 옥체를 밀장하였고 그 덕에 장릉을 만들 수가 있었던 것입니다. 거의 60년이 흐른 후 중종이 노산묘를 찾으라는 왕명이 있었고 25년이 흐른 후에 당시 영월 군수인 박충원에 의해 노산묘를 찾게 되어 왕릉의 모습을 갖출 수 있게 됩니다. 그 후 150년이 흐른 후 숙종 때가 되서야 왕으로 복귀되어 묘호를 단종, 능호를 장릉이라고 칭하게 됩니다.



단종에 관한 이야기는 드라마 역사극에서 몇번이나 나왔던 적이 있어 아마 드라마를 좋아하셨던 분이라면 역사학과 박사님들보다 더 잘 알고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이제는 청령포의 모습을 보도록 하겠습니다.


청령포를 수식하는 말중에 가장 묘사를 잘 한 말이 있습니다.

'남쪽으로는 측암절벽으로 막혀있고 북쪽으로는 굽이도는 강으로 막혀있는 천연의 감옥이다' 라는 말입니다.  

청령포는 역사유적지이면서 동시에 자연경관의 명소라는 걸 딱 눈치챌 수 있습니다. 

천연의감옥이니 자연이 만든 신비로운 모습을 볼 수 있는 곳입니다.


예전에는 청령포 전망대가 없을 때 다녀와서 청령포를 한번에 조망하는 사진을 찍지는 못했지만 지금 가게 된다면 청령포를 한번에 볼 수 있으니 위의 말을 한층 더 실감할 수 있을거라 생각합니다. 


청령포로 들어가려면 매표소에서 표를 사서 배를 타서 건너가야 합니다. 영월에 흐르는 동강의 아름다운 모습에 단종의 슬픈이야기가 묘하게 대비됩니다. 극과 극은 닿아있다는 말처럼 단종은 이런 아름다운 청령포에서 자연을 바라보며 자신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모습에 얼마나 슬펐을까 생각을 해봅니다. 그런 마음이 잘 드러나있는 단종의 시가 있어 소개합니다.

 

영월객사에서 지은 시      - 단종 -


원통한 새 한마리 궁에서 쫓겨나와

외로운 몸 그림자 푸른 산 헤매네

밤마다 자려 해도 잠은 오지 않고

해마다 한을 없애려 해도 없어지지 않는구나

울음소리 끊어진 새벽 산엔 어스름 달 비추고
봄 골짜기엔 피 토한 듯 떨어진 꽃이 붉어라
하늘은 귀 먹어서 이 하소연 못 듣는데
어찌하여 서러운 이내 몸 귀만 홀로 밝았는가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에 소개된 단종의 영월객사에서 지은 시





배를 타고 들어가면 천연의 요새 청령포에 도착합니다. 단종을 위해 호위하는 듯 키높은 소나무가 빽빽하게 지키고 있습니다. 조선왕릉의 뒤에도 소나무가 심어져 있습니다. 소나무가 살짝 릉쪽으로 기울어져 있어 마치 왕릉을 지키고 있는 모습처럼 보이는데 청령포는 입구부터 소나무가 빼곡히 지키는 모습입니다. 단종애사의 이야기와 어울려 이야기가 만들어집니다. 이곳으로 들어가려거든 나를 쓰러뜨리고 가라는 이소룡이 나온 영화를 상상해 봅니다. 소나무 숲으로 들어가면 또 다른 세계입니다. 바깥에서는 뙤약볕이지만 이 안은 서늘한 소나무그늘로 시원한 바람이 붑니다. 





청령포는 단종유배지로 유명하지만 단종이 이 곳 청령포에서 계속 유배생활을 한 것은 아니라고 합니다. 처음 청령포로 유배되었으나 그곳에 머물은 것은 얼마 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여름에 홍수의 위험이 있어서 영월객사 관풍헌에 옮겨살게 하였고 그 해에 생을 마감했기 때문입니다.


야사에는 이런 기록이 있다고 합니다. 금부도사 왕방연이 사약을 들고 왔으나 차마 전하지 못하고 엎드려 있자 단종이 스스로 목을 매고는 줄을 창 밖으로 빼내 당기게 했다고 합니다. 사약을 거부한 자살을 한 것이죠. 이 세상에서는 더 이상 살 수가 없음을 깨닿고 선택한 열 일곱살의 단종의 선택이었습니다.





















멀리 여행온 사람들의 지친 몸을 청령포에서 산책과 휴식을 하며 다시 재충전을 합니다. 이런 숲 그늘에서 좋은 공기를 마시면서 여유를 부릴 수 있는 여행자가 되어야지 하는 생각을 합니다. 늘 빡빡하게 짜여진 여행스케쥴은 이제 좀 지양하려고 합니다. 꽉 찬 마음이 들어있는 사진과 이야기를 건질 수 있는 여행자의 마음을 가져보자고 속으로 생각하며 들어갈 때와 반대로 그대로 돌아나옵니다. 처음에 들어가면서 사진으로 찍었던 눈으로 봤던 그 풍경이 그대로 다시 반대 순서로 보게 됩니다. 자연과 문화유산을 바라보며 내 마음속으로 들어왔던 청령포를 다시 제자리에 두고 나온다는 생각으로 포스팅을 마칩니다.



여행일 : 2011년 8월 7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