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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사랑의 블랙홀의 가르침, 반복되는 일상의 감옥에서 탈출하는 방법

해피콧 2018. 7. 28. 2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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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사랑의 블랙홀 (Groundhog Day),

어릴 때 TV에서 여러 번 해줬던 영화 고스트 버스터즈에 나와서 알게 된 빌 머레이가 주연한 1993년도에 나온 영화이다. 사랑의 블랙홀 이 영화를 언제 처음 봤는지를 어렴풋이 기억해 보면 아마도 고등학교 때 TV에서 였던 것 같다. 그 때는 영화가 전달하려고 하는 메시지를 잘 느끼진 못했 던 것 같고 잘 아는 배우가 나오고 영화 자체가 참 재미있는 로맨틱 코미디 영화여서 재미있게 보았었던 기억 정도가 다였다. 하지만 이 영화의 시놉시스가 워낙 강렬해서 이영화의 구성과 배우 그리고 익숙한 음악을 기억했었나보다. 이후 이 오래된 영화를 또 아주 오래 지나서 2000년대 후반쯤 다시 우연히 보게 되었는데 이 때 이 영화의 진가를 알아봤던 것 같다. 정말 재미와 감동을 느꼈었던 기억이 난다. 영화의 내용이 워낙에 강렬했고으며 또한 단순했고 빌 머레이 배우의 밉상캐릭터가 워낙 임팩트가 있었기에 아주 오래전 봤었던 것을 기억해 냈던 것 같다. 헐리우드 영화류의 빠르고 강렬한 영화가 많았던 그 즈음에도 이렇게 오래된 영화에서 감동을 느낄 거라고는 생각지도 않았다가 받은 강렬함이었기에 기억에 남았다. 그래서 이 영화 사랑의 블랙홀은 다시 본 2000년대 후반 이후 내 인생영화 중 하나가 되어 때때로 한번 씩 잊어버릴만 하면 한 번씩 보게 되었다. 그렇게 한 10번 정도 영화를 본 것 같다. 그 때마다 나에게 무언가 가르침을 주는 것 같고 잔잔한 감동으로 좋은 시간을 선물해 준다. 


사랑의 블랙홀 영화를 통해 얻은 가르침(?)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영화로부터 얻은 어떤 통찰같은 것이 있었고 그 생각을 글로 남겨야지 남겨야지를 한 2015년 정도부터 2~3년 정도를 한 것 같다. 언제 한 번 써야지라고 막연하게만 생각만 하며 계속 뒤로 미루다 보니 이러다가 다 잊어버리는 건 아닌가 하는 위기감이 찾아왔고 더는 미루지 말아야지라는 생각이 들어 영화를 한 번 또 보고 나서 이렇게 글을 쓴다.


사실 워낙 오래된 영화라서 지금은 이 영화를 보면서 누군가와 이야기를 하기도 어렵다. 25년이나 된 오래된 영화를 영화를 같이 보고 이야기해보자고 할 수 있는 사람도 없을 뿐 아니라, 이 영화를 어렴풋이 나마 기억이라도 하는 사람을 만나기도 쉽지 않다. 유일하게 이런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장소가 이제는 블로그 밖에는 없는 것 같아 아쉽지만 그래도 이렇게 아무 생각이라도 내뱉듯이 쓸 수 있는 블로그 공간이라도 있어 큰 위안으로 삼기로 했다.


필 역할로 나온 빌 머레이는 자기 일에서는 나름 성공적인 커리어를 쌓고 있는 잘나가는 기상캐스터 이지만 무언가 사람이 좀 꼬여있고 자기 중심적이며 매사에 시니컬한 성격을 가지고 있다. 그런 탓에 펑추토니 시골로 취재를 하러 가는 출장에서도 그 지역에 대한 호기심은 전혀 찾아볼 수 없다. 보통의 경우 어딘가로 출장을 가면 그 곳 축제나 볼거리에 관심을 가져보기 마련인데 벌써 4번째나 방문하는 것이라며 잠시도 더 머물고 싶지 않다며 빨리 복귀할 것이라고 공공연히 말을 하는 사람이다. 그 잠시도 더 머물고 싶지 않은 그 펑추토니에서 어찌어찌 하루를 보낸 빌 머레이는 폭설로 인해 집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그곳에서 하룻밤을 더 자게 된다. 그런데 다음 날 아침이 되었지만 그게 다음날이 아닌 전날을 반복하게 되는 상황을 맞게 된다. 그리고 다시 다음날이 되어도 다음날이 되지 않고 계속 전날로 돌아가서 계속 같은 날을 반복하게 된다. 그렇게 수십 수백일이 지나도록 빌 머레이는 같은 날만을 반복하는 상황에서 빠져나올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된다. 


처음에는 반복되는 날들이 계속되는 이 상황이 짜증만 내다가, 좀 지나니 적응을 하는 듯도 했다. 이 반복되는 날을 이용한 정보력을 동원해 여자도 꼬셔보고 나름 재밌는 날들을 보낸다. 그러다 어느 순간부터는 내일이 없다면 책임을 지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에 범죄도 저질러보고, 돈도 훔쳐 부자도 되어보고 인생을 막 살아도 된다는 것에 빠져서 마구잡이로 살기도 한다. 온갖 하고싶은 것들과 해서는 안되지만 해보고 싶었던 일들을 다 해보았지만 계속 이 생활이 반복이 되니 지쳐서 더이상 그렇게 하지도 않게 된다. 나중에는 극심한 우울에 빠지게 되며 아무 의욕도 남지 않는 상태가 된어 죽으려고 하지만 자살을 해봐도 소용없다. 죽어도 죽어지지 않고 계속 아침이 되면 매번 같은 라디오 알람을 들으며 깨어나게 된다. 정말이지 정신이 지친 상태로 같은날을 살다가 이런 사실을 매력적인 여자 동료PD 에게 털어놓게 되고 정말 그럴 수도 있겠다는 동료PD의 이해를 받으면서 두 사람은 가까워지게 된다. 빌 머레이는 다시 이 상황을 이용해 여자 동료를 잠자리 상대로 만들려고 애를 쓰지만 진정한 사랑이 아닌 것을 알아챈 여자동료 앤디 맥도웰은 매번 거절을 하게 되고 결국 빌 머레이도 포기하게 된다. 


어떻게 해도 이 상황을 바꾸지 못했던 빌머레이에게 어느날부터인가 변화가 일어나게 된다. 불쌍한 사람을 보면 도와주고 싶어지고 동네의 위험한 일들을 매일 처리하고 사고를 겪는 사람들을 돕는 삶을 살기 시작한 것이다. 또 새로운 것을 배우고자 피아노도 배우기 시작한다. 이렇게 새로운 날들이 계속 되자 자연스럽게 동료PD 앤디 맥도웰은 빌머레이의 변한 모습을 보며 호감을 가지고 자연스레 사랑의 감정을 가지게 된다. 사실 앤디 맥도웰의 사랑을 얻기 위해 그렇게 여러방면으로 애썼지만 결코 얻을 수 없었는데 지금은 자연스레 앤디맥도웰의 사랑을 받게 된 것이다. 사실 여기에 중요한 핵심이 있는데 빌 머레이가 자신의 삶을 사랑하는 모습을 보였다는 데에 있다. 빌 머레이의 자신의 삶을 사랑하게 되니 그토록 원했던 여인의 사랑도 얻을 수 있게 되었다. 그렇게 바라던 여인과 진정한 사랑 빠지게 되고 그제서야 빌 머레이는 반복되는 날에서 벗어나 내일을 만나게 된다. 그토록 바라던 내일이었던 것이다. 자기중심적이고 시니컬한 남자에서 진정한 사랑을 찾은 멋진 남자로 변하는 모습을 코믹하고도 진정성있게 표현한 배우 빌 머레이의 연기 또한 참 볼만한 영화다.

 

줄거리를 이야기 하는데 다시 한 번 감동이 밀려온다. 이 영화가 나에게 이토록 감동을 준 데는 이유가 있다. 단순히 삶에 대한 태도가 바뀌니 진정 사랑하는 여인의 사랑을 얻게 되었더라 라는 이야기 때문은 아니다. 이 영화에 나타난 빌머레이 배우의 변화하는 모습이 보통의 삶을 사는 사람들의 인생에 절묘하게 대입이 된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이 발견은 나에게 정말 머리를 망치로 쿵하고 때리는 것 과같은 충격이었다. 사람들의 인생이 바로 영화에서 빌 머레이가 겪는 것과 같은 매일이 반복되는 하루 같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사람들은 매일 아침 일어나서 학교나 회사에 간다. 회사에서 일어나는 일이야 다를 수 있겠지만 그 일을 충실히 혹은 그냥저냥 하고 퇴근을 한다. 퇴근 후 사람들 만나서 술 한잔 하며 기분전환을 하거나, 집에 가서 가족과 보내면서 지내다보면 다시 밤이 되고 잠이 든다. 그리고 다음 날 일어나면 다시 학교나 회사에 가고 일을 하고, 다시 퇴근한 다음 쉬거나 취미활동등을 하다가 다시 밤이 되고 잠이 든다. 내일이되면 다를까 싶지만 늘 비슷하다. 그리고 오히려 또 예상에서 벗어난 일을 겪으면 불안함 때문에 다음부터는 그런 예상에서 벗어난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애써서 인생을 설계하고 예측가능한 상태로 만들려 애를 쓴다. 


이런 하루하루가 반복되는 일상, 바로 영화에서 빌 머레이가 매일 반복해서 마주하던 그 하루인 것이다. 이렇게 반복되는 일상속에서 사람들은 점차 빌머레이처럼 시니컬해지고 자기중심적이 되기 쉽다. 그렇게 살다가 이렇게도 저렇게도 해보며 바꿔보려 하지만 삶은 그렇게 호락호락하게 바뀌지 않는다. 그래봐야 매번 똑같은 하루인 것이다. 바로 우리의 삶이 자칫 잘못하면 빌 머레이가 겪었던 벗어날 수 없는 그 날의 감옥으로 바뀔 수도 있는 것이다. 


이미 그렇게 반복되는 일상의 감옥을 느끼고 있는 사람들도 많이 있을 거란 생각이 든다. 이 지긋지긋한 일상, 어떻게 벗어나고 싶지만 벗어날 수 없는 열려있는 감옥같다는 생각을 해 본 사람이 정말 많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다보면 결국 귀결되는 것은 돈, 내가 돈만 많았더라면 이렇게 안산다. 어디 하늘에서 돈다발 같은거 뚝 떨어지지 않나 하면서 원망을 하게 된다. 그러면서 돈을 많이 벌 수 없을 수 밖에 없는 이 세상을 원망하고, 나 자신을 원망하고, 그리고 또 부모님, 배우자를 원망하곤 한다. 그래봐야 해결책은 없는 것이다. 그런데 영화에서 빌머레이가 돈을 많이 갖게 되었을 때 새로운 하루를 만날 수 있었는지 다시 상기해 보면 돈이 많았음에도 다음날은 오지 않았다. 매일 같은 하루가 반복되는데 탈출하는 방법이 돈이 아니었던 것이다.


반복되는 하루를 벗어나 새로운 하루를 만날 수 있게 해준 결정적인 키는 바로,

삶을 사랑하는 마음인 것이다. 


결정적인 키가 바로 삶을 사랑하는 마음이라고 말했지만 사실 남녀의 진정한 사랑이라고 해도 좋다. 진정한 사랑이 있는 삶만이 반복되는 일상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남녀가 사랑하게 되면 얼굴 표정이 밝아지고 주변에서도 알아볼 수 있다고 많이 말하는 것을 봐도 사랑의 힘을 알 수 있다. 사랑할 때에는 마음이 두근두근해서 계속 보고싶고 기다려지고, 무얼 해도 즐겁고 행복하고 하지 않은가 하고 그 때의 삶의 변화에 대해 생각해보면 아 그럴 수 있겠네 하고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사실 이걸 깨닿게 되면서 온몸에 소오~름이 돋았을 정도로 나에게는 크게 다가왔다. 바로 사랑, 사랑에 빠지는 것만이 반복된 날들로부터 벗어나는 방법이라는 것을 이 영화는 암시하고 있었던 것이다. 단순히 남녀의 사랑을 말하는 것이 아닌 자신의 인생을 사랑하는 사람만이 새로운 내일을 만날 수 있다는 것이다. 거꾸로 말해 보면 자신의 삶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은 결코 새로운 내일을 만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내일이 되어봐야 어제와 똑같은 날들의 반복일 뿐이라는 것이다. 


그런 반복된 날들이 20년 30년이 지나서야 자신의 인생에 자기 자신이 빠져있었다며 무언가 잘못된거 아닌가 라는 생각에 다시 길을 찾아야겠다고 방황하는 사람들도 있고, 나 또한 나의 정체성을 찾기 위해 방황했던 시기가 있었다. 아니 아직도 방황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이 영화에서는 그 길을 찾는 방법에 큰 힌트를 주고 있는 것이다. 나를 사랑하고, 자기 인생을 사랑하고, 삶을 사랑한다면 매일 매일이 새로운 행복을 찾을 수 있게 되고 어제와 다른 오늘, 오늘과 다른 내일을 살 수 있지 않을까 하고 생각이 든다.    

  

내가 마음먹기에 따라 매일 반복되는 일상이 괴로울 수도, 반복되는 작은 행복들을 찾아내는 수많은 희망을 날들로 만들 수도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새기며 삶을 사랑하기에 세상에 호기심을 갖고 삶을 살아가자는 다짐을 다시 한 번 새겨본다.


영화의 마지막 대사로 끝맺음을 해본다.


오늘은 내일이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