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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 오브 시베리아 (The Barber Of Siberia) 제목에 관한 비밀(?)

해피콧 2019. 11. 26. 0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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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보고난 후 이것 저것 생각이들어 검색하다가 꽤 재밌는 이야기들을 발견하여 이렇게 오랜만에 글을 써본다.

 

감동받았다고 좋은 영화가 있다고 소개받아 본 영화,

러브 오브 시베리아러브 오브 시베리아 (The Barber Of Siberia) 

 

영화는 오~ 괜찮았다.

98년 제작 2000년 개봉한 영화라 이미 오래되어서 모르고 넘어갈 뻔했는데 못봤으면 정말 아까울 정도였다.

이정도 영화 소개해줄 정도면 앞으로 영화 선택은 그냥 믿고 맡겨야겠다.

 

영화 내용에 대한 이야기는 많이 있을 테니 좀 색다른 주제로 포스팅을 해본다.

나에게 영화내용만큼이나 재미를 주었던

  

영화만큼이나 재밌는 영화 뒷 이야기를 해보려 한다.

 

제인 칼라한, 안드레이 톨스토이는 기차에서 우연히 만나게 된 후 대화를 나눈다.

톨스토이가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을 연습한다고 하니

제인은 그럼 한 번 불려보라 한다.

톨스토이는 세빌리아의 이발사 아리아 부분을 해보겠다고 한다.

 

이부분에서 이미 느낌이 온다. 영화의 제목말이다.

세빌리아의 이발사, 시베리아의 이발사,

 

뭔가 있다.  

분명 뭔가 있어.... 촉이 온다.

 

이때 부르는 아리아의 제목이 Non piu andrai (Le nozze di Figaro) (더이상 날아다니지 못하겠군)

안드레이의 뜻이 날아다니다는 뜻 같다.

극중 남자주인공의 이름이 안드레이 톨스토이 

안드레이 라는 이름은 우연이 아닐 것이다

 

제목에 뭔가 있다고만 생각했는데 극중 남주의 이름에까지도 뭔가 있는게 거의 확실하다.  

 

앞서서 제목에 관해 뭔가 있다고 생각햇던 것 때문에

세빌리아의 이발사와 피가로의 결혼에 대해 검색을 해보니 역시나다.

 

분명 연관이 있을 것 같은데 같은데...

하며 두 오페라 작품 대강의 줄거리를 읽는 순간 

아하~ 하고 알게 되었다.

 

로시니의 오페라 세빌리아의 이발사가 아주 유명하다.

그런데 로시니보다 먼저 파이지엘로 작곡자가 동명의 작품 세빌리아의 이발사라는 오페라를 먼저 만들어 한참 흥행을 하게 된다. 이를 보고 그 유명한 모짜르트도 아이디어가 떠올랐는지 세빌리아의 이발사의 원작소설을 쓴 작가, 폰테,에게 2편을 만들자고 제안을 했고 그렇게 만들어진 오페라가 피가로의 결혼이다. 

 

그리고 주인공 톨스토이는 그렇게 피가로의 결혼 중 세빌리아의 이발사인 피가로가 부르는 아리아를 부르는 모습이 나오게 되는 것이다. 또한 극 중 전반에 모짜르트 피가로의 결혼 음악이 계속 테마로 쓰이고 있다.

 

러브 오브 시베리아 원제목인 시베리아의 이발사는 결국 세빌리아의 이발사의 제목과 내용이 모두 모티브가 된 것이었다.

오페라의 내용은 이렇다.

세빌리아(세비야)의 이발사인 피가로가 세비야의 처녀 로지나를 보고 사랑에 빠진다.

그리고 피가로가 한때 주인으로 모셨던 백작도 로지나에게 사랑에 빠지게 된다.

세명의 얽혀있는 사랑에 대한 희극이다.

러브 오브 시베리아, 이 영화에서 안드레이 톨스토이, 제인 칼라한, 레들로프 장군의 캐릭터도 오페라의 주요 등장인물 캐릭터와 그대로 닮아있다. 

 

이렇게 세빌리아의 이발사는 제목 뿐만 아니라 내용, 등장인물의 캐릭터까지도 오버래핑이 된다.

 

영화에서는 제목인 시베리아의 이발사에 한가지 요소를 더 추가한다.

제인 칼라한의 아버지가 러시아정부에 팔려했던 증기기관 벌목기계의 이름도 러시아의 산을 이발하겠다는 시베리아의 이발사(Barber Of Siberia) 이다.

 

이 이름까지 영화상에 배치하며 제목을 표면화 하고 있다.

세빌리아의 이발사는 감춰져있는 이름이라면

시베리아의 이발사라는 벌목기계는 영화 표면에 드러나 있는 이름인 것이다.

 

영화제목은 이 두가지를 모두 담고 있어 중의적으로 쓰였음을 알 수 있다.

 

감독은 영화의 제목, 시나리오의 스토리, 배역 및 등장하는 벌목기계까지 더해서 제목에 대한 유희를 즐기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이런 점에서 국내에서 러브 오브 시베리아라는 이름으로 제목을 지은 것이 이런 뒷 이야기를 조금은 놓칠 수 있을 것 같아 조금은 아쉬워서 이렇게 짤막한 글을 남긴다. 흥행을 위해 제목에서 장르를 딱 표현하며 로맨스 느낌을 낸 것이겠지만 아마도 영화감독이 이 제목을 봤다면 표현하고싶어했던 이야기들을 몰라줄까 싶어 조금은 아쉬워 하지 않았을까 생각해본다. 

 

그래도 마지막은 영화이야기로 마무리하려 한다. 

 

영화는 이렇게 말하고 있다.

기의 감정을 마음대로 움직일 수 있다고 믿는 사람,

하지만 그런 사람에게조차 마음대로 되지 않는 사랑의 감정,

그 감정이 흘러서 어떻게 될 지 모르는 인간의 미묘한 내면에 대한 이야기이다.

그리고 이를 유쾌함과 비장함이라는 상반된 방식으로 교묘하게 교차시키며 묘사한다.

희극과 비극을 넘나드는 씬의 배치가 인상적이다.

때론 마음이 무너지는 배우의 표정 및 눈빛은 기억에 남을 정도로 강렬하지만,

침통함이 아닌 경쾌한 터치로 연결을 시킨다.

화의 후반을 넘어 종반부를 함께하는 관객에게 무겁게 내려놓음이 아닌,

가볍게 발걸음을 돌릴 수 있도록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엔딩크레딧이 올라가면 아 그랬구나 그랬었구나 하며 여운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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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늦게 영화보다가 갑자기 필받아서 남긴 포스팅입니다.

마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