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생활/일상다반사

"거위 다이어트" 언젠가 보고 스크랩했었던 글인데 검색해도 못찾겠어서 게시

해피콧 2018. 12. 30. 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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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어디선가 보고 아~ 그렇구나 싶어서 스크랩해놨었떤 

거위 다이어트 라는 짧은 글.


어찌보면 당연한 이야기이고 어찌보면 새로운 시각을 열어줄 수 있는 이야기임.


한줄요약

제도가 나를 다이어트 하기 전에 스스로의 방만한 마음에 대한 다이어트 하자.



출처는 ㅠㅠ 기억이 안납니다. 

아시는 분이 있다면 댓글로 알려주시면 원작자에게 컨텐츠 재게시에 대한 허락을 구해보겠습니다.


아래는 스크랩한 글내용.



거위 다이어트

아버지는 재래시장 입구에 3층의 상가를 소유하고 있다. 그 1층에는 유명메이커제과점이 입점해 있는데 올해 5월이면 계약만료이다. 아버지에게는 아들이 하나 있다. 그리 똑똑할 것도 없지만 그리 모나지도 않은 평범함을 지닌 아들이다. 그 아들이 올해초 직장을 명예퇴직하는 바람에 그 1층에서 장사를 하려 한다. 업종은 역시 의류나 아웃도어로 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아 어느 유명메이커 본사로 직접 방문해서 상담을 받고 돌아와서는 매우 의아한 듯 아버지에게 물었다.

 

"본사 직원이 처음엔 매장 입지나 규모, 방향 등이 참 좋다고 하더니, 제가 장사를 처음 하는 사람이고 또 매장의 건물 주인이 제 아버지라고 했더니 표정이 굳어지면서 자기네 브랜드는 어렵겠다고 하는 거에요. 왜 그렇게 갑자기 태도가 달라졌을까요?"

 

아버지가 자그마한 한숨처럼 입을 열었다.

 

"그쪽 입장에서는 당연한 일이야. 먼저 넌 장사경험이 없어. 장사는 아무나 하나란 말은 사실이야.아무나 못해. 장사에는 장사의 기술이 있어. 직장만 다닌 네게는 없는...."

 

또 그 이야기냐는 무언의 항의처럼 아들의 미간이 찌푸려졌다. 물론 자신이 장사에 경험도 기술도 없음은 스스로 인정하고 있다. 하지만 처음부터 잘하는 사람이 어디 있는가. 더구나 물건만 좋으면 굳이 상술 따위 없어도 잘 팔리는 거 아닌가.

 

"또 다른 이유도 있지. 아마 이 이유가 더 심각했을거다. 너는 이 가게를 네거인양 생각할테지? 그러니 임대료를 겁내지 않을테고... 임대료에 겁 먹지 않으니 적극적으로 옷을 팔 이유도 없지. 그런데 본사에서는 옷을 얼마나 많이 파느냐가 가장 중요하지 않겠니. 너처럼 팔려도 그만 안팔려도 그만인 뱃살 두둑한 점장은 본사에서는 사양하게 되는거지."

 

"그럴까요? 저는 오히려 아버지 가게라 하면 그쪽에서 안정성 있다고 좋아할거라 생각했었는데..."

 

"아니. 그 반대일껄"

 

고개를 갸웃거리며 아들이 물었다.

 

"왜 그럴까요?"

 

"너는 네 관점에서만 보기 때문에 다른 이들을 이해하지 못하는거야. 생각해보렴. 그 회사의 목적은 뭘까. 간단하지. 자기네 상품 - 옷 - 을 많이 파는거야. 그래야 그만큼 돈이 되니까. 그렇지? 그런데 너는 장사 경험도 없는데다가 가게까지 네꺼나 다름없다네. 그러니 당연히 싫은거야"

 

"무슨 말씀인지 이해가 잘 안되네요. 제꺼 같은 가게라 회사에서 싫어한다니요?"

 

"쉽게 말하마. 이 가게 임대료가 한달에 500이다. 만일 네가 내 아들이 아니라면 따박따박 다달이 내야 해. 아니면 쫓겨나겠지? 월세 500에 직원 둘 인건비에 식대까지 300, 기타 잡비 200이라면 1,000만원 정도 월지출이 되겠지. 그럼 넌 옷을 얼마나 팔아야할까. 마진이 40%라 해도 최소 3,000은 팔아야 월지출을 겨우 감당하고 네 수익까지 나오려면 4,000은 팔아야 한다는 계산이 나오지. 그러니 회사는 임대료가 높은 곳을 좋아하는거야. 많이 팔리니까. 임대료는 어차피 내가 내는 것 아니니까말야"

 

물 한모금을 마시고 아버지의 말이 이어졌다.

 

"그런데 네 가게라면 이야기가 달라지겠지. 넌 장사경험도 없는데다가 임대료도 겁을 안내. 팔리면 좋고 안팔려도 상관없어하겠지.손님이 와도 넌 본체만체 할 것이며 직원들도 널 따라 하게 된다. 손님은 기분 나빠져서 다른 사람들에게 네 가게 흉을 보게 된다. 가게에서는 물건이 안팔리고 회사 이미지는 훼손되어 버리게 되지. 회사로선 이래선 곤란할 수 밖에.그래서 너를 거절하는거야. 기분 나빠하지 마라. 그래도 그 회사는 제대로 된 회사라고 생각된다. 요즘은 그저 먼저 영업점 내주기에만 바쁘지. 일단 영업점을 내주면서 원하는 돈을 다 챙겨가버리는거지. 장사를 하든말든 매상에 신경 안쓰지. 팔면 좋지만 안팔려도 이미 개설때 해먹었거든. 이러니 안망하면 이상한거지. 반드시 망하게 되어있어. 반대로 네가 다녀온 너를 거절한 그 회사는 앞으로도 승승장구할 것 같다. 그 회사 주식을 좀 사둘까."

 

"상장 안한걸로 압니다만.."

 

"그렇겠지. 정말 알짜는 상장할 필요 없으니까"

 

가볍게 웃으며 화제를 바꾸었다.

 

"지금 장사하는 빵집 말이다만..지난 5년간 지켜보았지만 상당히 부지런한 사람이야. 저 사람 덕분에 나 역시 월세가 300에서 500으로 오른거야. 재밌지 않니? 빵집사장은 자기 잘 살려고 부지런히 열심히 일하는데 말야. 그 혜택은 빵회사나 내가 보고 있으니말야. 저 사람이 열심히 일한 덕분에 난 임대료를 올렸고 빵회사는 더 많은 수익을 거두었지. 그뿐인지 아니. 난 너만 아니었다면 이번 계약갱신 때 100을 더 올리려고 하고 있었고 빵회사는 매장 리뉴얼 명목으로 8,000 정도 목돈으로 가져갔을꺼야."

 

"늘 말씀하시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군요"

 

"바로 그렇지. 그 동화는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느냐를 알려주는거야. 내가 알기로는 그 빵집 사장이 월 700 정도 가져갈껄. 어떻게 아냐고. 자주 들르는 그 빵회사 직원에게 넌즈시 알아보았지. 빵매출만 알면 수익이야 뻔한거지. 하여튼 나도 빵회사도 배가 불러 게으른 거위는 싫거든. 그러니 배불리 먹이면 안되고 그럼에도 만일 배불리 먹어 살이 쪘다면 또다시 배가 고프게 해야 해. 난 임대료로, 빵 회사는 인테리어니 리뉴얼이니 각종 명목으로 비계살을 빼주는거지. 다시 배가 고파진 거위는 열심히 황금알을 낳게 될테고.."

 

"아버지가 보시기엔 그럼 전 게으른 거위겠군요"

 

"넌 거위가 아니라 가족이지. 하지만 네가 다닌 건설회사가 봐서는 네가 거위가 맞다. 네가 재작년에 너희 회사가 지은 미분양아파트 세채 가져와 끙끙거릴때 말이다.  그건 임대료를 올리거나 매장 리뉴얼을 하는 것처럼 거위다이어트가 아니라 아예 거위 배를 가르는거라고 생각이 들더구나. 용도폐기지. 결국 이렇게 된 거고.."

 

"그 이야기는 안하셨으면 해요. 듣기 불편합니다"

 

"그래. 미안하구나. 하지만 너뿐 아니란다. 위로가 될지는 모르겠다만..이 사회에선 죽어라 일해 모은 돈을 아파트랑 쉽게 바꿔 왔단다. 아파트가 오르는 한 그것은 반드시 지켜야 할 룰처럼 여겨져 왔어. 내가 보기엔 그것 역시 하나의 거위다이어트가 아니었을까 싶어. 거위를 건강하고 날렵하게 만들어 더욱 부지런하고 열심히 적극적이고 능동적, 긍정적으로 (어떤 거위는 '필사적'이기까지) 살아가는 새로운 동기부여. 다이어트 이름도 있어. "내집마련"이라고들 한다지 아마.하지만 언제까지 그런 방식이 통용될까는 의문이야. 아니, 이미 무너진 것인지도 몰라..."

 

 

빵집의 가게세를 올리고픈 아버지와 그 가게를 빌리고픈 아들의 무한한 평행의 선이 지나가는 거실의 TV에서는 "국민 뱃살빼기 전문가 토크쇼"가 방송되고 있었다. 어느 한 전문가가 카메라를 향해 열변을 토하고 있었다.

 

"자산(資産)은 말 그대로 재물을 낳는 것입니다. 황금알을 낳는 거위라야 자산이지 낳지 못한다면 그건 그냥 거위고기일 뿐이죠. 이런 건 하루라도 빨리 배를 갈라버려야 합니다. 반면에 황금알 낳는 거위는 끊임없이 게을러지려 하죠.게을러지면 뱃살이 두둑해지는 겁니다. 이래선 알을 낳아봐야 알도 작고 영양도 없는 흔한 달걀 수준입니다. 안됩니다. 다이어트시켜야 합니다. 뱃살 죽죽 빼야 합니다. 안죽을만큼만 월급주고 빚 뭉떵뭉떵 주어서 이자 벌어오게 꼬랑지에 불 붙이고 말이죠. 거위 다이어트가 왜 나쁩니까. 조선시대는 물론 신라고려시대 모두 노비가 바로 거위고 그 거위 배불리 먹이는 세상은 그때도 지금도 없었습니다. 좀 철학적인 이야기가 될지 모르지만 인생 그 자체가 그렇지 않은가요. 돈 좀 벌었다 싶으면 반드시 그만큼 돈 쓸일 생기는거 말이죠. 다들 공감하실 겁니다. 이것이 인생이고 거위의 삶인거에요. 동정도 연민도 무의미한 거에요. 사실 그대로일 뿐이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