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영월, 영주 여행 5부작


 1부, 선암마을 한반도지형, 뗏목 타고 전국을 항해하다 
       http://happycode.tistory.com/441
 

 2부, 조선왕릉 장릉, 단종에 관한 역사 이야기
       http://happycode.tistory.com/442

 3부, 영월의 볼거리 선돌, 영월의 빼어난 자연경관
       http://happycode.tistory.com/443

 4부, 부석사 가는 길... 프롤로그
       http://happycode.tistory.com/449

 5부, 부석사, 전망 좋은 절 끝판왕
       http://happycode.tistory.com/450


부석사, 

워낙 유명해서 한번쯤은 가보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 부석사 하면 무량수전, 베흘림 기둥이라는 키워드가 바로 떠올랐습니다. 고등학교 때 외운 것이 아직 기억이 나는 것입니다. 몇 해 전 '무량수전 베흘림기둥에 기대어 서서' 라는 책을 읽었던 때문일까요. 그래서 더 잘 기억하고 있는걸지도 모르겠습니다. 


'무량수전 베흘림기둥에 기대어 서서'는 워낙 잘 알려진 책이고 우연히  서점에서 눈에 띄어서 사서 읽게 되었습니다. 사실 그렇게 감동적으로 읽지는 않았습니다. 좋은 책인 것은 맞는 것 같은데 나에게는 '그냥 뭐 유명한 책이군' 하는 정도밖에는 못느꼈던 것 같습니다. 예전에 TV프로그램 'MBC 책을 읽읍시다' 에서 좋은 교양 서적으로 소개가 되었었고, 그 때문이 유명한 것이었겠지 하는 생각도 가졌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런 후 한참이 지나고 부석사에 다녀온 후인 최근에 다시 그 책을 책장에서 꺼내어 읽었습니다. 그런데 뜻밖에 책에 훅 빨려들어가는 느낌을 받으며 읽어지는게 아니겠습니까. 예전에 읽었을 때의 뜨뜻미지근한 느낌을 아직 잊지 않고 있었기에, 새로 읽는 지금의 느낌이 그 때와는 확연히 다르다는 것을 바로 알아챌 수 있었습니다. 


다녀오기 전에는 느끼지 못했던 새로운 감정을 책을 읽는 동안 느끼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체험하고 경험을 했을 때 나에게 그만큼 의미가 더해지고, 그렇게 의미가 더해진 경우에는 이전에 느끼는 것과 다르다는 것을 몸소 체험하는 순간이었습니다. 



 뛰어난 전망과 깊은 모습을 가진, 그래서 정말 좋아하게 된 가고싶은 절 부석사, 제가 다녀온 5월은 부처님오신날을 며칠 앞둔 날이어서 연등을 모두 달아놓았더군요. 연등 가까이에 있을 때는 연등만 보이고 먼 시야를 많이 가리는 듯 해서 연등을 약간 원망했는데, 멀리서 보니 오히려 연등의 화려한 색상이 봄꽃이 만개한 부석사의 모습과 잘 어울립니다. 


지금 뒤늦게 여행기를 쓰면서 봄날의 부석사를 보니, 지금 가을옷을 입은 부석사의 모습은 어떨지 참 궁금하기도 합니다. 당장은  장거리 여행을 할 수 없어 가볼 수는 없지만, 가을 색이 더해진 부석사의 모습을 상상하며 지난 봄날에 부석사 다녀온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부석사에 대해서는 잘 모른 채 워낙 유명하니까 한번쯤은 가봐야지 하는 생각으로 3박 4일 여행의 첫째날 저녁에  즉흥적으로 정해서 드디어 떠납니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데 좀 인터넷으로라도 알아보고 가야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을 잠시 했지만, 가볍게 돌아다니고 싶어서 집을 떠나온 여행이기에 일단 가보기로 합니다. 그렇게 정한 부석사에 먼 길을 달려 드디어 도착했습니다. 역시 유명한 절인가봅니다. 주차장이 엄청나게 크네요. 넉넉히 주차를 하고 카메라를 챙기고  부석사의 입구가 있는 언덕으로 걸어올라갑니다. 


 경사로로 되어있는 입구까지 올라가니 부석사 입구가 나오는 데, 세상에 이렇게 잘 꾸며놓은 절 입구가 세상에 또 있을까요? 인공호수같은 호수가 있고 폭포도 만들어 놓았습니다. 분수대도 있고 주변으로는 돌과 나무들로 조경을 잘 해 놓은 모습입니다. 물론 인공적인 것이지만 이렇게 산 중턱에 이정도로 꾸며놓은 것을 보니 부석사가 과연 사람들이 많이 찾는 절이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사람이 많이 찾지 않는 한적한 곳의 깊은 암자는 확실히 아닙니다. 


 5월이라 꽃도 펴 있고, 보이는 모습이 예뻐 사진찍느라 정신없습니다. '진짜 좋다'를 입으로 계속 말하면서 귀찮은 듯한 아내를 모델삼아 이렇게 찍고 저렇게 찍고 사진도 많이 찍었습니다. 


 그리고 영주는 역시 사과가 유명한가봅니다. 올라가는 입구에 사과를 진열해 놓고 파는 사람들이 정말 많습니다. 아까 부석사오는 길에 계속 보였던 사과밭에서 이제 꽃이 막 피어있는 것을 보았기에 사과가 언제가 철이지 하고 햇깔립니다. 다시 물어보니 지금 파는 사과는 냉장사과라고 합니다. 예전에 수확해 놓은것을 저장해놨다가 파는 것입니다. 그래도  맛을 보니 달고 맛있습니다. 아무래도 사과는 무게가 좀 나가니 절에 올라갔다가 내려오는 길에 사기로 하고 일단 입구로 들어갑니다.



 들어서는 입구부터도 꽃으로 단장해서 화려함을 보여줍니다. 정말 얼마나 화려하게 꾸며놓았을 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무량수전을 실제로 보지 못해서 아직은 상상할 수는 없지만 어마어마한 규모에 엄청나게 화려한 건물에다가 절도 엄청나게 커서 으리으리한 절의 모습을 상상하고 있습니다. 


 입구로 들어갔는데 어??!!... 바로 절이 아니네요. 길이 쭉 나있습니다. 한참을 가야 하는 것 같습니다. 양 옆으로 은행나무가 길을 만들고 있습니다. 고속도로, 국토 타고 자동차로 온 길을 부석사 가는 길이라고 앞의 글에서 적었는데, 여기야 말로 부석사 가는 길이네요. 걸어서 가는 부석사 가는 길 말입니다. 이 길은 평지는 아니고 얕은 오르막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부석사의 모든 길은 오르막 길입니다. 절 입구부터 시작해서 절 내부로 들어간 후에도 건물마다도 모두 오르막길에 절이 세워져 있는 것입니다. 거기에다가 조사당 가는 길까지 더하면 왠만한 가벼운 등산 정도 했다고 할 만큼 산을 올라야 합니다. 물론 길은 잘 닦여 있지만 말입니다.    



 가볍게 걸으며 은행나무 길 바깥쪽으로 보니 밭도 있고 꽃나무도 있네요. 다시 보니 온통 사과나무 밭입니다. 사과가 역시 유명하긴 합니다. 어딜 가나 다 사과밭입니다. 운전하면서 도로 주변에 있는 사과밭을 보고 차를 세워서 들어가고 싶었지만 그렇게 하지 못했는데, 여기에서는 바로 앞에 사과밭이 있어 구경을 할 수가 있습니다. 잠시 사과밭도 구경을 합니다. 


 사과나무는 키가 작고 옆으로 퍼져 있습니다. 어린시절 미술시간에 사과나무를 그리면 키가 큰나무를 그리고 잎을 무성하게 그린 다음 굵은 가지에다가 사과를 주렁주렁 매달아 그린 기억이 납니다. 사과라는 게 워낙 큰 과일이기에 사과나무란 것이 있다면 당연히 그렇게 생겼을 거라고 상상을 했던 것이었습니다. 어린 시절 왜 사과나무를 한번도 본 적이 없으면서 그렇게 그림을 그렸었는지 지금 생각해보면 참 이상할 수도 있는 일입니다. 아마도 키가 큰 사과나무도 있겠죠? 하지만 수확을 할 때 사다리를 놓고 수확하기는 힘드니까 개량종들이 나와서 사과나무들이 다 키가 작아진 걸지도 모르겠습니다. 농업학적인 얘기가 아니라 그냥 추측입니다.  


 4,5월에 복숭아 과수원에 가면 복숭아꽃이 그렇게 예쁘다고 하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그런데 복숭아꽃은 보지 못했지만 사과나무를 볼 수 있어서 생각지 못한 즐거움을 얻습니다. 복숭아밭의 모습도 사과밭의 모습과 비슷할 것 같습니다.   흰색 꽃이 아닌 분홍색꽃을 달고 있는 모습을 상상하며 다시 언덕길을 오릅니다.





약간 더 올라가고 나니 천왕문이 나오고 드디어 절의 안쪽으로 들어옵니다. 


들어오는 입구에서부터 워낙 화려한 모습들을 많이 봐서인지, 머릿속에 부석사는 어마어마한 규모의 절터에 규모가 웅장한 건물들이 들어서 있을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절에 들어와 본 부석사의 모습은 상상했던 것과는 조금 다른, 약간 의외의 모습입니다. 막상 부석사 삼층석탑 앞에 서서 바라보니 넓은 절 터는 보이지 않고 언덕에 계단식 논을 만들듯 돌로 기단을 쌓아 수평을 맞춘 땅에 건축을 해 놓은 것이네요. 그래서인지 한눈에 절의 모습이 다 들어오질 않습니다. 쌍탑인 삼층석탑이 있는 1층이 있고, 범종각이 있는 2층, 그리고 안양루를 통해 올라가는 3층에 무량수전이 있는 듯이 보입니다. 그래서 각 층마다 고유한 영역이 있는 것 같아 보이고 넓지 않아 오히려 그 공간이 친근해 보입니다. 


삼층석탑 옆에는 튤립도 옹기종기 모여서 피어있네요. 절에 계시는 분들이 예쁘게 꾸미려고 애를 쓴 흔적이겠죠. 


한 층 계단을 오릅니다. 사람 키보다 조금 더 높은 정도의 높이의 한 층입니다. 한 층을 올라오니 또 다른 공간의 연출입니다. 1층과는 또 다른 분위기의 모습입니다. 이제는 멀리 산등성이가 보이기 시작합니다. 바닥은 누런 흙만으로 되어있지 않고 화단처럼 풀들이 자라고 있어 공간이 더 아기자기해 보입니다. 조금씩 부석사의 모습이 지금까지 본 절과는 다르다는 것을 느끼고 있는 중입니다. 건축의 배치가 특별히 아름답다고 느껴지는 듯 합니다. 







그리고 여기서 한 층을 더 올라갑니다. 이 때는 안양루를 통과해서 계단을 올라가도록 되어있습니다. 드디어 그 유명한 무량수전이 보입니다. 역시나 생각했던 것 보다는 규모가 어마어마하지는 않습니다. 이미 방금 전부터 느끼고 있었습니다. 이 절이 규모가 어마어마해서 유명한 것이 아니라는 것 말입니다. 아기자기한 절의 건축물들과 배치, 그리고 조경이 아름답기 때문이라는 걸 알게 됩니다. 이만큼만 가지고도 정말 멋진 절이라고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사실 잠시 후에 이 모든 요소들을 다 포괄할 수 있는 이 절을 아름답게 만드는 가장 중요한 요소 한가지를 더 알게 됩니다.



 무량수전을 바라보고 베흘림 기둥이라는 것이 저것을 말하는 것이구나 하는 것을 알아봅니다. 생각보다는 평범한 기둥인데 그 아름다움의 황금비까지는 제 딱딱한 머리로는 잘 이해는 안 갑니다. 아름다운 것을 너무 많이 봐서 무뎌진 것일 수도 있습니다. 안양루의 건물도 멋지고 무량수전 앞마당에 세워져 있는 연등도 아름답습니다. 


특히나 문화재 설명을 해주시는 안내자 분의 설명을 듣고 있으니 이 연등도 정말 예사로운 연등이 아니었습니다. 구석구석 예술성이 묻어나는 그런 조각품입니다. 사실 연등을 많이 본 것이 아니어서 이 연등이 특별히 더 아름다운지를 느낄 겨를은 없었습니다. 최고의 아름다움을 지니는 연들이라는 설명을 들으니 그런가보다 하고 있는 중입니다. 저는 우리 문화유산을 제대로 보려면 아직 멀었나봅니다. 






문득 뒤를 돌아보는데 탁 트인 경관이 눈 앞을 시원하게 해 줍니다. 정말 그랬습니다. 눈이 어두웠졌다가 갑자기 떠지는 느낌, 그런 느낌이었습니다. 멀리에 있는 산의 능선들이 굽이치는 모습이 한눈에 내려다 보입니다. 바로 이것입니다. 부석사를 전망 좋은 끝판왕으로 만드는 그런 경관입니다. 역시 이것이 부석사를 최고로 아름답게 만드는 모습인 것입니다. 이후에 유홍준의 나의 문화유산답사기의 부석사편을 다시 읽으면서 맞다 맞다 하며 맞장구를 치게 만들어준 것이 바로 부석사의 이런 멋진 전망입니다. 


책에서는 이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부석사에는 문화재도 많고 아름다운 건축물도 많지만 교과서에는 이런 것들만이 나와있다고, 그러나 한번이라도 부석사에 와본다면 교과서에 부석사에서 바라다보이는 아름다운 산등성이의 모습을 담지 않은 것을 이해할 수 없다, 그 만큼 부석사에서 바라다보이는 전망은 아름답다는 그런 말이 나옵니다. 백번 공감하게 만드는 말이었습니다. 내가 감탄하면서 바라보고 있는 이 모습들을 부석사를 창건한 의상대사도, 마음을 움직이는 시로 우리의 가슴을 울린 김삿갓도, 좋은 책을 써서 우리에게 감명을 준 최순우, 유홍준 선생님도 똑같이 느꼈다는 것을 생각을 하니 왠지 가슴 벅차네요. 물론 남들이 좋다고 하니까 더 좋아보이는 것도 있습니다. 하지만 누구든 한번 부석사에 올라보면 이 모습을 보고 비슷하게라도 이런 감정을 느끼지 않는 사람이 없을 것이라고 감히 장담을 하겠습니다.


많은 절을 다녀본 것은 아니지만 부석사에서 바라다 보이는 전망과 비슷한 느낌을 받았던 절이 있었습니다. 재작년 전북 부안 변산반도를 여행할 때 우연히 들렀던 월명암에서 바라다보이는 풍경이 그랬습니다. 절앞에 올라가서 앞을 바라보면 부석사와 마찬가지로 월명암에서도 앞에 펼쳐진 산등성이의 모습이 내려다 보였었습니다. 앞으로 어떤 곳에 가서 또 이런 느낌을 받을 지 모르겠습니다. 아직까지는 부석사와 월명암 이 두 곳에서만 이런 전망을 보여주었습니다.





멋진 전망에 감탄하며 문화재 안내자 분의 설명을 들으며 무량수전도 보고 바로 옆에 있는 부석의 전설에 대해서도 듣습니다. 설명을 들으면서 문화재를 보니 쉽게 이해를 할 수 있어서 좋습니다. 게다가 보너스로 안양루 내부에 걸려있다는 김삿갓의 시 낭송도 들려줍니다. 문화재 안내자 아주머니께서 시낭송을 하고 나니 근처에 계시는 설명 같이 듣던 할아버지들 껌뻑 죽습니다. 아주머니 연락처를 어떻게든 알아내려고 자꾸 옆에서 치근덕거리는게 보입니다. 이것 또한 재미있는 풍경입니다.  


 무량수전 옆으로 또 길이 나있습니다. 조사당으로 가는 길입니다. 잠시 올라가니 잘 닦여진 평탄한 길이 아닌 그냥 숲길이 나옵니다. 부석사는 이렇게 다양한 길과 공간으로 입체적인 모습이어서 더욱 아름다운 것입니다. 그래도 꽤 올라가 조사당에 이르니 의상대사가 꼽아둔 지팡이가 뿌리를 내리고 가지가 나고 잎을 피워 나무가 되었다는 선비화가 철창에 갇힌 안타까운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선비화의 잎을 끓여마시면 아들을 낳는다는 전설이 있어 다들 잎을 따가려고 하는 바람에 보호를 위해 이렇게 했다고 하지만 좀 안타까운 모습인 것만은 사실입니다. 


 조사당 건물도 부석사의 무량수전 다음가는 목조건물이라고 합니다. 아직까지도 사람이 안에 들어가 절을 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사람이 살지 않는 건물은 죽은 건물이다. 건물의 사람이 살고 있을 때에만 그 생명력을 가진다는 유홍준 선생님의 글이 생각이 납니다. 조사당 옆의 화단에서는 아기자기한 꽃들이 피어 있어 또 사진 찍는 재미를 선사해줍니다. 일부러 심은 예쁜 꽃들인데 이름은 결국 알아내진 못했습니다.




생각해보면 멀리 부석사 입구에서부터 영주 북지리 석조여래좌상이 있는 맨 꼭데기 까지는 단 한번도 쉬지 않고 계속 오르막이었습니다. 큰 신작대로같은 언덕으로 시작해서 3층의 계단식으로 배치되어있는 절 중앙 터, 숲길을 올라와서 만날 수 있는 조사당, 석조여래좌상까지, 부석사는 계속 오르막으로만 이루진 특이한 지형에 세워져 있었습니다. 의상대사의 계획이었을까요? 이렇게 오르막에 세워져 있었기에 무량수전 앞에서 멀리 바라보면 탁 트인 시야를 열어줄 수 있었겠지요. 산 정상에 올라서서 보이는 탁 트이는 시야와는 조금 다른 무량수전에서의 뛰어난 전망을 다들 느껴보았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안개 낀 숲길을 걷고 있는 듯한 내 인생에 저런 탁 트인 시야를 보여주는 부석사같은 장소를 발견하고 싶은 마음을 갖는건 욕심일까요. 


여행일 : 2011년 5월5일(목) ~ 5월8일(일)




 영월, 영주 여행 5부작


 1부, 선암마을 한반도지형, 뗏목 타고 전국을 항해하다 
       http://happycode.tistory.com/441
 

 2부, 조선왕릉 장릉, 단종에 관한 역사 이야기
       http://happycode.tistory.com/442

 3부, 영월의 볼거리 선돌, 영월의 빼어난 자연경관
       http://happycode.tistory.com/443

 4부, 부석사 가는 길... 프롤로그
       http://happycode.tistory.com/449

 5부, 부석사, 전망 좋은 절 끝판왕
       http://happycode.tistory.com/450


반응형
반응형


 영월, 영주 여행 5부작


 1부, 선암마을 한반도지형, 뗏목 타고 전국을 항해하다 
       http://happycode.tistory.com/441
 

 2부, 조선왕릉 장릉, 단종에 관한 역사 이야기
       http://happycode.tistory.com/442

 3부, 영월의 볼거리 선돌, 영월의 빼어난 자연경관
       http://happycode.tistory.com/443

 4부, 부석사 가는 길... 프롤로그
       http://happycode.tistory.com/449

 5부, 부석사, 전망 좋은 절 끝판왕
       http://happycode.tistory.com/450


오월에 3박 4일로 다녀온 여행의 기록을 정리하지 못하고 오래 쉬었습니다. 다시 기억을 더듬어 정리를 하려고 합니다. 첫날의 여행지였던 영월여행을 포스팅 하고 거의 4개월이 지났습니다. 그동안 일이 바쁘긴 했지만 되짚어보면 그것은 순전히 핑계입니다. 분명 포스팅을 할 수 있는 시간도 많이 있었습니다. 그동안의 게으름부리며 나태해졌던 마음을 다시금 주섬주섬 추스려봅니다. 이 글은 부석사를 다녀온 여행기이기도 하지만, 또한 여행을 다녀오고 느끼고 여행기를 써봐야지 라는 생각을 하면서 나 스스로 느꼈던 감정을 담은 나의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부석사


블로그에 포스팅하는 취미가 들면서 여행을 다녀오고 그 여행에 대해 나름의 여행기 형식의 수필을 써보고 하는 것이 참 재미있습니다. 그런데 가볍게 시작했던 것이 포스팅이 하나 하나 늘어나면서 이상하게 글을 쓰기가 전보다 어려워졌다는 걸 어느 순간 느꼈습니다. 좀 더 잘 써보려고 하는 욕심이 들었습니다. 아마 이 때문에 어려워졌다고 느낀 것일겁니다. 영월을 여행하면서 장릉을 다녀오고는 선릉, 융건릉을 다녀오다보니 조선왕릉에 관심이 생겨나더군요. 그냥 단순히 '조선왕릉 다녀왔습니다' 하고만 끝내기에는 뭔가 아쉬움이 남아서 조선왕릉에 대해 이런 저런 자료를 찾아봤었습니다. 깊이 있게 공부한 것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조선왕릉에 대한 이런 저런 자료들을 읽으면서 참 재미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결국은 '장릉에 다녀왔습니다' 하는 포스팅만을 남기긴 했지만 개인적으로는 무언가를 확실히 느꼈습니다. 그냥 여행 한번 다녀온 것인데 예전의 나와는 다르게 조선왕릉 이야기를 재미있게 찾아읽고 있는 나를 발견한 것입니다. 그리고 조선왕릉 이야기를 찾아보다보니 조선왕조의 이야기를 찾아 읽게 되고, 조선왕조실록 책도 사서 보게 되었던 것입니다. 그리고 4개월이 지난 지금까지도 조선왕조 이야기에 대한 흥미는 여전합니다. 여행이 단순히 좋은 풍경, 좋은 문화재, 좋은 경험만을 하고 돌아오는 것이 아니란 것을 느낀 겁니다. 여행을 하기 이전의 나와 여행을 다녀온이후의 나는 다른 사람이라는 것 말입니다. 기분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런 경험을 한 이후에 오히려 포스팅을 하는데 좀 무겁다는 느낌을 받은 것입니다. 부석사에 대해서 공부를 해야 하나 하는 그런 생각도 들어 부석사 홈페이지를 들어가 자료들을 다 읽어보고 인터넷에 부석사로 검색해서 자료들을 많이 읽어보고 최순우의 무량수전 베흘림 기둥에 기대서서, 유홍준의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2 그리고 신경숙의 부석사라는 단편 소설도 읽었습니다. 부석사가 등장하면 일단 관심이 가서 이것 저것 많이 읽은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부석사에 대해 탐독을 하다 보니 부석사에 대한 포스팅을 하는 것이 더 어려워 지는 것입니다. 사실 그런 연유로 '글을 써서 올려야지' 라는 생각이 들 때마다 자꾸 미루게 되고, 미루다 보니 애당초에 여행기를 올려야지 하고 생각했던 시기보다 3개월이나 지난 지금에서야 올리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시간을 보내면서 변화가 생겼습니다. 나는 아마추어인데 무얼 그리 두려워했지 하는 생각이 들었고, 그냥 쉽게 쉽게 생각하자는 쪽으로 생각이 변한 것입니다. 즐겁게 글도 쓰고 공유도 하고 그런 것이 더 중요하지 하는 생각이 들었던 것입니다. 그래서 지금은 오히려 마음이 가볍습니다. 왜 그렇게 심각했었나 하는 생각을 해보니 오히려 부끄러운 마음마저 듭니다. 


서두가 주저리 주저리 길었습니다. 여행기란 것이 문화유산 소개 판넬은 아니지 않습니까. 나의 여행에 대한 이야기이고, 결국은 나에 대한 이야기이라는 변명을 좀 늘어놓습니다. 


▲부석사를 올라가는 길의 사과나무밭


부석사는 워낙 유명한 절이어서 누구라도 한번쯤은 그 이름을 들어본 적이 있을 거라 생각이 듭니다. 학창시절 교과서에도 나오는 무량수전의 베흘림 기둥덕분일 것입니다. 그리고 현존하는 목조건물중 거의 가장 오래된 건물인 무량수전이 있는 절로 특히나 유명합니다. 워낙 유명해서 한번 가보고 싶었습니다. 영월구경을 실컷 하고 봉평의 숙소에서 다음 여행지를 찾다가 갑자기 유명한 부석사 한번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래서 부석사로 떠납니다. 미리 계획을 세운 것이 아니라 미리 생각했던 동선과는 좀 방향이 다릅니다. 하지만 과감히 동선은 좀 손해보고서라도 봉평에서 영주로 향합니다.


 봉평에서 영주로 출발을 하면서 이곳을 떠나기 전 잠깐 어딜 들러볼까 하며 안내도를  잠시 살펴봅니다. 그러다가 이효석 생가가 바로 근처에 있다는 것을 알고 잠시 들렀다 가기로 합니다. 이효석 생가에 도착하니 여행중 잠시 소박하게 쉬어갈 수 있는 곳이 나옵니다. 꽃나무들이 심어져있고 마당앞 꽃들이 옹기종기 피어있는 준수한 시골 기와집입니다. 그런데 시골 마을은 아닌 시골의 집 한채입니다. 그래도 양 옆에 메밀국수집이 있어 외롭지는 않아보입니다.  짧은 봉평의 여행은 이걸로 마무리짓고 갈길이 멀어 서둘러 이동합니다. 장장 3시간 이상을 차로 달려야 부석사에 도착하기 때문입니다. 


▲ 이효석 생가 앞 메밀음식점


▲ 이효석 생가


▲ 이효석 생가


한참을 달린 후 고속도로를 빠져나와 풍기시내로 들어가 청국장이 유명한 집에서 점심을 먹었습니다. 풍기역 앞에 있는 인천식당이라는 청국장 집입니다. 신기하게도 청국장의 강한 향이 나면서도 구수하고 짜지도 않습니다. 정말 맛있는 청국장을 먹어서 기분은 한층 업됩니다. 그리고 풍기에 유명하다는 생강도너츠를 파는 집이 바로 근방에 있습니다. 역시 여행길에는 무얼 먹어야 하나 고민도 많이 되지만, 맛있는 것을 찾아서 먹었을 때의 기쁨은 또한 배가됩니다. 배도 불렸으니 다시 부석사로 향합니다. 


 부석사까지는 931번 지방도를 따라 40분 정도 거리입니다. 고속도로와는 달리 운전이 여유가 있습니다. 천천히 운전하며 드라이브를 즐길 수 있는 길입니다. 특히 길을 달리다 보면 주변에 과일나무가 정말 많습니다. 그리고 그 과일나무마다 하얀색 꽃을 피우고 있습니다. 과일나무를 본적이 없고 이렇게 곳곳마다 과수원이 펼쳐져 있는 풍경은 처음보는 것입니다. 영주 부근에 들어서면서부터 어느 순간부터 계속 달리는 곳곳마다 이렇게 과일나무가 펼쳐져 있고 꽃을 피우고 있습니다. 나중에서야 이것이 사과나무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영주에 사과가 유명하다는 게 생각이 났고 가는 곳마다 사과를 팔아서 물어보니 역시 예상한 대로 사과나무가 맞네요. 5월에는 이렇게 사과나무에 꽃이 피어있어서 정말 예쁩니다. 생각도 못했던 풍경이었습니다. 여행중 덤으로 얻은 선물이겠지요. 


이렇게 경치도 감상을 하다보니 부석사에 도착합니다. 과연 명성대로 입구부터 규모가 대단합니다. 부석사 올라가는 길 앞에 잘 조성된 폭포도 인공적인 것이지만 잘 꾸며놓고 관리도 잘 해서인지 인상적인 모습입니다. 입구부터 이렇게 멋진 부석사에 대해 기대감이 한층 높아집이다.


포스팅이 길어져서 부석사에 대한 이야기는 다음 편에서 잇겠습니다... 잠시만요~ 


▲부석사 입구에 잘 꾸며진 모습



여행일 : 2011년 5월5일(목) ~ 5월8일(일)




 영월, 영주 여행 5부작


 1부, 선암마을 한반도지형, 뗏목 타고 전국을 항해하다 
       http://happycode.tistory.com/441
 

 2부, 조선왕릉 장릉, 단종에 관한 역사 이야기
       http://happycode.tistory.com/442

 3부, 영월의 볼거리 선돌, 영월의 빼어난 자연경관
       http://happycode.tistory.com/443

 4부, 부석사 가는 길... 프롤로그
       http://happycode.tistory.com/449

 5부, 부석사, 전망 좋은 절 끝판왕
       http://happycode.tistory.com/450


반응형
반응형
숙제는2017. 5. 29
주말에 날씨도 좋고 놀러다니기 좋은 날들이 계속되고있다. 5월, 역시 계절의 여왕답다. 일단 주말이 되면 조금 늦잠을 자고일어나서 동네에서 나가던지 야외로 나가던지 일단 어디든 나가서 뭔가를 하는 편이다.

오늘은 서울대공원 동물들 보러 떠난다. 토요일은 길이 막혀 스트레스가 좀 심하지만 일요일은 왠만한 곳은 좀 수월하다. 과천까지 가는 길도 중간에 하나도 막히는 곳 없어 30분만에 도착한다. 주차를 하고나서 입구로 올라가는 길에 군것질도 잔뜩 한다.
애기가 번데기를 보며 이게 뭐야 하는에 애기 엄마는 응 이건 나방 애벌레야 한다. 좀 먹여볼까 했는데 나방애벌레라 했으니 먹을리가 없다. 실패. 그냥 번데기라고 했어도 안먹었을 게 거의 확실하긴 하지만 나방애벌레라고 바로 그런건 좀 너무 하긴 했다.
번데기 먹고 솜사탕 하나 먹고 고구마스틱 먹으면서 스카이 리프트를 탄다.

스카이리프트 타고 좋은 날 좋은 경치를 보며 시원한 바람을 가르며 둥둥 떠간다. 경치도 즐기고 발밑에 호수도 보고 미니동물원도 보고 하다보니 어느새 입구에 다다른다.

동물도 보고 야외의 공원에서 산책도 하고 힐링하러 온 곳인데 힐링이 맞긴 맞겠지 하는 생각도 든다. 즐거운 시간은 즐겁다. 애들은 동물 보면서 재밌고, 어른들은 산책해서 즐겁다. 즐겁다?  그런데 날씨가 좀 여름날씨같이 더워 어느 순간부터는 몸이 축 늘어지고 녹초가 되서 어느 순간부터는 발걸음 한걸음 한걸음이 너무 힘들어진다. 그래도 가족과 함께 빡센 산책을 하며 나는 오늘도 수고했고 최선을 다했어 하는 마음이다. 마냥 쉰다고 해서 마음까지 편한건 아니다. 몸이 빡세도 이런게 힐링이 맞는듯 하다.

 

동물들을 하나씩 만나면서 그동은 갈고닦은 동물지식들을 총 출동하기된다. 뭘 물어보면 앞에 써있는 팻말의 지식을 보고 설명해주기도 하고, 어릴때 자주 보던 동물의 왕국에서 본 내용들을 기억해서 이야기해주기도 한다. 중학교 씨절까지는 동물의 왕국을 많이 보고 다큐멘터리를 비디오로 녹화해서 또 보고 또 보고 했었다. 공물이나 곤충 그런 이야기들에 빠져서 지냈었던 생각도 난다. 동물들을 보며 자연에 신비로운 존재가 많고 지구에서 같이 산다는 걸 느끼게 해 주는 데에 좋은 영향이 되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아무래도 인간들하고만 부대끼면서 살다가 동물하고도 부대끼고 그러면 감정적으로도 더 다양한 경험을 하게 된다. 동물들과 가까이 지내는 일종의 좋은 효과 중에 이런 부분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

이 침팬지는 포즈가 장난 아니다. 사람이 저러고 있는 것 같다. 억시 인간을 되돌아보게 해주는 동물이다.

 

능력발휘하는 침팬지. 평상시에는 늘어져있을 때가 많다던데 운좋은 날이다. 활기찬 침팬지를 볼 수 있다.

 

이름이 잘 ..... 바바리양인가 아닌가 메모를 안했다
사자 어슬렁 어슬렁

사자 그림이 기똥차다. 살아서 실지로 위협을 하고 있는 듯한 역동적인 표정이 일품. 실지 사자 갈기털을 이용한 칠판위의 분필작품인데 수준급이다. 다시 보니 더 무섭다.

하마는 물가에서 유유자적하고
코뿔소도 여유롭다
프레디독
사막여우
멋진 조형물
조형물 2탄
조형물 3탄
무언가 경계중인 미어캣
멀리 기린 간다
플라멩고 홍학

다양한 동물도 보고 좋은 시간을 보내고 내 체력의 한계도 시험해 볼 수 있었다. 나중에는 애가 지쳐서 계속 업어달라고 업어줘서 집에오니 쇄골이 다 아프다. 뻐가 약한가
암튼간에
산책 잘 하고왔다.

 

 

반응형
반응형


 에버랜드 & 캐리비안 베이 관련글


 1부, 에버랜드 나들이 스케치, 연간회원이라 맘편히 마실가듯 
       http://happycode.tistory.com/447
 

 2부, 에버랜드 판다월드에서 러바오, 아이바오 판다 먹방 촬영
       http://happycode.tistory.com/477

 3부, 곳곳에 물놀이 이벤트 & 슈팅워터펀 물총놀이 페스티벌
       http://happycode.tistory.com/479

 4부, 에버랜드에 살고 있는 동물들 스케치
       http://happycode.tistory.com/480

 5부, 아쿠아루프 타러 캐리비안베이 다녀왔습니다. 여름엔 캐비지
       http://happycode.tistory.com/478


에버랜드에 오랜만에 다녀왔습니다. 
겨울에는 전혀 안오게 되고 
흥미가 떨어졌는지 올해에는 겨우 두 번째인가 세 번째 인 것 같습니다.
더 자주 오려고 연간회원권도 발급받았는데 어쩌다보니 에버랜드가 그리 자주 오게 되지는 않더군요.

에버랜드에 연간회원으로 다닌지 벌써 3년이 되었습니다.
이달 말이면 3년째 연간회원 만기가 되니 꽤 오래 주기적으로 에버랜드 오긴 했습니다. 
곰곰이 생각해 보면 연간회원 비용이 살짝 아깝긴 합니다.
겨울에는 추워서 못오고, 여름에는 더워서 못오고 
한 번 갈까 하면 아이가 흥미가 떨어져서 안가고 하다보니 그렇게 자주 오지는 못한 것 같습니다.

연간회원의 한 가지 확실한 장점으로 꼽으라면 부담없이 에버랜드를 들릴 수 있다는 점입니다.
매번 표를 구입해서 오는 것보다 마음이 확실히 편안합니다.
마음이 편안하다보니 큰맘먹고 올만한 에버랜드라도 그냥 늦은 시간에 잠깐 들러서 구경하다 나갈 수 있을만큼 맘편히 오게 됩니다.
돈생각을 안하게 되면 정말 프리하게 스케쥴 잡지 않고 즉흥적으로 방문하는게 가능해집니다.

매번 표를 사게 되면 돈생각 나게 되고 본전 뽑으려고 일찍 와서 놀이기구 하나라도 더 타려고 하게 됩니다.
그리고는 늦게까지 뽕을 뽑아야지 하는 생각으로 무리하게 됩니다.
그런 본전 생각이 천성적으로 타고난 성격인건지 좀처럼 금액값 이상하려는 전투적인 마인드를 버릴 수가 없었습니다. 
이런 마음을 없애줄 수 있었던 게 연간회원의 가장 큰 장점인 것 같습니다.

사실 연간회원이었기에 가능했던 에버랜드에 평일 낮에 혼자 와서 T-Express만 한 5~6번 타고가기도 해봤습니다^^ 색다른 경험이었긴 합니다.

이제는 연간회원 기간이 보름 남은 동안 둘이 에버랜드 한 번 더 오는게 작은 목표입니다.
아이가 엄마 없이 아빠랑 어딜 가는걸 좀 꺼려해서 좀처럼 아빠랑 둘이는 가지 않으려 하거든요.... ㅠㅠ
아빠는 아이랑 둘이 재밌는 데 돌아다니고 하고 싶은데 아빠마음을 몰라줍니다.

금요일에 일찍 데리고와서 둘만의 에버랜드 나들이를 시도해봐야겠어요.
최근 들어 아빠와 좀 가까워진 것 같은데 과연 성공할 수 있을지....
에버랜드하니 떠오르는 단상이었습니다.

아뭏든 에버랜드 오랜만에 오니 좋긴 좋습니다.
특히 이번에 호랑이 보는 곳이 바뀌었네요. 타이거밸리라고 이름짓고 공사로 리모델링을 싹 했습니다.
좀 더 가까이서 볼 수 있도록 만든 것 같습니다.
아쉽게도 너무 늦게 도착했는지 호랑이는 퇴근한 것 같더군요

놀이기구 몇 개 타고 구경하고 볼거리들이 역시나 재미있긴 재미있네요.
곳곳에서 파는 아이스크림, 슬러시, 솜사탕도 먹고 장난감들 사다보니 늘 지출이 생각보다 많아집니다. 
이런 놀이공원의 판매전략은 정말 사람의 혼을 쏙 빼놓나봅니다. 
어느순간 모르게 결제를 하고있고 아이의 손에는 무언가 들려있고 그럽니다.

조금 느즈막히 와서 놀이기구 3~4개에 야간퍼레이드까지 알차게 놀았네요.
산책도 많이 해서 만보도 넘기고 이렇게 나들이 나오면 몸은 힘들어도 기분은 좋네요.

에버랜드에서 찍은 사진들 보시라고 많이 올립니다~





 에버랜드 & 캐리비안 베이 관련글


 1부, 에버랜드 나들이 스케치, 연간회원이라 맘편히 마실가듯 
       http://happycode.tistory.com/447
 

 2부, 에버랜드 판다월드에서 러바오, 아이바오 판다 먹방 촬영
       http://happycode.tistory.com/477

 3부, 곳곳에 물놀이 이벤트 & 슈팅워터펀 물총놀이 페스티벌
       http://happycode.tistory.com/479

 4부, 에버랜드에 살고 있는 동물들 스케치
       http://happycode.tistory.com/480

 5부, 아쿠아루프 타러 캐리비안베이 다녀왔습니다. 여름엔 캐비지
       http://happycode.tistory.com/478


반응형
반응형

2017. 6. 23

 

낮에 피곤했음에도 불구하고 시골에 와서 잠자리가 바뀌어서인지 아침 새벽에 일찍 깨서는 잠이 오질 않는다. 그냥 일어난 김에 밖에 나가서 산책이나 하기로 한다. 5시쯤 눈이 떠진 것 같은데 그냥 한시간을 넘게 잠 못들고 누워있다가 그냥 해도 떴겠다 밖에 나가서 산책이나 하지 하는 마음으로 밖으로 나간다.

아이는 9시정도는 되어야 일어날 테니 2시간 정도 그냥 혼자 시간 보내면서 재충전의 시간을 가질 수 있을 것 같다. 산 위로 올라가볼까 하다가 좀 잠은 안오면서도 몸은 피곤함이 풀리지 않아 언덕이 없는 월티저수지까지 걸어갔다 오기로 한다. 거리는 대략 1.5킬로 정도이니 다녀오면 1시간 정도 걸릴 거리이다.

 

시골마을의 끝자락 언덕배기에 집이 있어 조금씩 언덕을 내려가다보면 한필지씩 논도 있고 밭도 있고 집도 있다. 그러다가 언덕을 다 내려오고나면 논이 펼쳐저 있는 그런 전형적인 산골 시골마을이다.

마을을 다 내려오고 나면 마을을 감싸앉고 있는 성주산이 보인다. 성주산의 북쪽 기슭에 자리하고 있는 마을이다. 북쪽 기슭이라고 표현하긴 했지만 경사로면의 마을은 아니고 경사를 다 내려온 거의 평평한 평지같은 언덕의 마을이라서 산의 북면이라 생기는 그늘진 곳은 아니다. 그래도 겨울철 해가 낮을 때는 해가 빨리 지기는 하다.

 

마을의 남쪽방향에는 성주산 봉우리가 우뚝 솟아있고, 북쪽 방향으로 넓게 평야가 펼쳐져 있다. 그래서 우리 집도 북쪽방향으로 대문을 두고 있다. 그래서 그런지 현관문 앞에 이끼가 끼어있긴 하지만 집 뒷면이 남쪽이라 뽀송뽀송하다.

이렇게 논 옆길을 걸어간다. 아침 일찍이지만 햇살이 따갑다. 이론상으로는 햇빛이 시골이라 더 따가울 것도 없을텐데 평소보다 더 따갑게 느껴진다. 이른 아침에 밖을 걸어다녀본 적이 없어서 그런걸까? 모자의 절실함을 느끼며 눈앞을 손등으로 가리고 걸을 수밖에 없다.

걷다보니 월티저수지이다. 생각보다 멀게 느껴진다.  오는 길에 다양한 꺼리 없이 계속 비슷한 논이 펼쳐져 있어서 인 듯 싶다. 집 앞에서부터 언덕 내려오기 까지는 다양한 모양의 주택들이 있어서 주택들 구경하는 재미도 있고 해서 덜한데, 논이 나오면서부터는 집도 없이 논만 있고 계속 눈앞에 같은 풍경이 반복되어 시간이 멈춘것 같다. 내 머릿속에는 주택에 비해 논에대한 관심이 덜하다보니 더 멀게 느껴지게 하는 듯하다. 이유를 좀 갖다붙여보았지만 실제로는  오랜만에 와서 거리에 대한 감을 잃어서 멀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이기 또 혼자 걸으니까 더 그렇게 느껴지는 것도 있었을 게다.

저수지의 물이 많이 줄었다. 사진상이 보이는 땅처럼 보이는 곳이 원래는 다 물이었다. 대천항에서 회를 포장해 와서 오른쪽에 보이는 숲 맨 앞자리 물가 바로앞에 돗자리 펴고 먹었던 기억이 난다. 그게 아마도 아이가 태어나기 전이니까 6년이상 전 일이구나. 그 때처럼 한 번 회 포장해서 와서 먹어야겠다

저수지에서 다시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보이는 모판. 모내기를 다 하긴 한 것 같은데 좀 더 하려고 불리고(?) 있는 것 같다. 농사를 지어본 경험은 없어서 그렇게 짐작만 한다. 평소에는 보지 못했던 것들을 볼 수 있어 기쁜산책이다.
전에는 몰랐던 걸 알아가는 것은 나에게 즐거움을 준다. 뭔가 알고 싶은게 많은 그런 사람인가보다. 꼭 도움이 되어서라기 보다는 호기심이 많고 호기심이 나를 이끌어가는 원동력이다. 관광지에서도 뭔가 하나라도 더 보고싶고 더 체험하고 싶어하는 그런 성격이라 생각하면 이해가 빠를 것이다. 그래서 우리 일상은 우리에겐 단순한 일상일 수도 있지만 좀 더 확대해석 해본다면 우리는 무언가를 경험하러 이세상에 온 것일 수도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한다. 관광하듯이 삶을 대하고 너무 심각하지 않게 대하며 사소한 것 하나하나에 즐거움을 느끼며 사는 것이다.
또랑에 모판이 뚝 떼어져 있는 거 처음 봤다고 참 별스러운 의미부여를 한다. 나도 안다 나는 이런 사람이야이 뭐 하며 또 가볍게 넘긴다. 

다시 돌아가는 길

들꽃이 피어있다. 누군가 심은게 아닌 자연적으로 자리잡게 된 꽃들일 것이다. 예전에 본 윤식당에서 윤배우가 했던 말 중에 '나이들면 꽃만 보여' 이런 말이 기억난다. 나는 나이 별로 많지도 않은데 꽃만 보인다. 내 정신이 나이들었나 하고 잠시 생각도 해본다. 좋은 의미로서의 나이듦 말이다.

 

다시 언덕으로 올라오는 길에 집들이 띄엄띄엄 하나씩 둘씩 자리잡고 있는 모습이 여유롭다. 이렇게 보니 집들이 배산임수인건가? 앞에 강은 아니지만 모내기하느라 논에 물을 대어놓으니 물이 가득차있으니 한시적인 배산임수인 것이다. 잠시 쉬어가며 내 삶을 잘 꾸려나갈 수  있을 것 같은 좋은 기운을 받고 간다. 

반응형

+ Recent posts